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이른 아침 출근길을 나서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그러다 보니 국내의 쌀 소비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또한 패스트푸드를 즐기는 문화가 자리잡고 나서 햄버거나 조각 케익 소비가 늘면서 쌀 소비 또한 더욱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과거 보릿고개 시절 우리들의 부모님들은 쌀이 너무 귀해서 손님들이 올 때만 대접했던 시절이 있었다. 당시 보릿고개 시절 쌀을 대신해서 묽은 죽을 주식으로 삼거나 보리밥을 주식으로 대신 한적도 있었다. 비록 우리들은 지금 그 당시의 어려움을 알지는 못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어른들의 오고 가는 이야기들을 듣고, 어릴적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경험담을 들어서 익히 보릿고개 시절 그 가난했던 시절이 어떤 것인지는 알고 있다.

오늘날을 같이 살아가는 동시대의 사람들은 과거의 어려움과 현대의 풍족함의 이야기거리를 듣곤한다. 하지만 세대가 지나면 보릿고개의 그 시절은 아련한 옛이야기로 남을 뿐이다.

바쁜 현대인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아침을 거른다. 이른 아침 출근길이 멀거나 준비할 것이 많아서 아침을 거르는 경우도 있고,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끼니를 건너뛰기도 한다. 다들 각자의 이유와 사정으로 밥을 주식으로 하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대신 요즘 세대들은 커피나 패스트푸드에 더욱 익숙해서 끼니를 간단히 해결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점심시간에도 편의점에서 간단한 삼각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는 이들도 많다. 우리나라의 고유 인사 중 하나로서 아는 사람들을 만나면 “식사하셨습니까?”라고 묻는데 오늘 우리는 이런 인사를 얼마나 주고받는지 궁금해진다. 그만큼 현대인들이 풍요로운 사회에서 잘 먹고 잘살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여의도나 강남에는 많은 회사가 몰려 있어서 직장인들로 붐비는 대표적인 곳이다. 특히 아침에는 출근길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점심시간이 되면 식사하기 위해 많은 직장인들이 음식점이나 푸드코트로 몰려든다. 서울 도심에는 대형 쇼핑몰이나 백화점에 가면 식당가들이 즐비하게 줄지어 있어서 점심을 해결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

현대인들이 점심을 해결할 때 메뉴를 고르면서 쓰는 말이 있다. 바로 ‘점메추’라는 신조어이다. 점메추는 ‘점심 메뉴 추천’이라는 말을 줄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사용하다 보니, 줄여서 ‘점메추’라는 말을 사용하는 데 익숙해져 있다. 야근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저메추’라는 말도 사용한다. 말 그대로 ‘저녁 메뉴 추천’이라는 줄임말이다. 바쁜 일상에서 학생들과 직장인들은 어쩌면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점심시간을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어릴 적 중고등학교 때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어머니가 준비해 주신 도시락을 수업 쉬는 시간에 다 먹어버린 학생들이 떠오른다. 어쩌면 그들 중고등학교의 학창시절처럼 아침을 거르고 열심히 직장에서 일하는 이들에게 ‘점메추’는 또 다른 삶의 중요한 요소가 아닐까?

오늘 여러분들은 점심 메뉴를 무엇으로 고르셨는지 궁금해진다. 아니면 점심에 무엇을 드셨는지도 궁금하다. 간단한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와 콜라, 아니면 구수한 된장찌개 그리고 칼국수나 수제비 아니면 자장면 한 그릇... 오늘 하루도 소중한 사람과 함께 즐거운 점심시간을 보냈으면...

기독교헤럴드 편집국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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