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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세상(60)자만추, 자연스러운 만남의 추구
  • 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 승인 2024.06.07 00:12
  • 호수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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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과거 70년대나 80년대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대학시절 남녀 청춘들이 미팅이나 소개팅할 때, 커피숍에서 만나는 장면들은 아련한 추억의 한 장면으로 꼽힌다. 서울의 대학로나 신촌에서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만나면서 소개팅하는 모습들은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면 가운데 하나이다.

지금이야 세월이 많이 흘러 70~80년대의 아련한 추억들이 사라진 지 오래전이었지만, 여전히 영화 속에서 그런 추억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면 시청자들은 그때 그 모습을 다시 떠올린다. 참. 이전 그 시절의 낭만은 다시 찾으려고 해도 찾을 수 없는 귀한 시간이었다.

시간이 많이 지나 신촌이나 대학로에 가보면 젊은이들이 커피숍에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장면을 보면 70~80년대의 그 추억과는 많이 달라져 있는 분위기를 느낀다. 물론 세대의 변화는 어쩔 수 없지만, 그 시절의 낭만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그때는 정말 낭만이라는 단어는 참 진실되게 다가오는 시절이었는데 요즘은 낭만이라는 단어가 사치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현대인들에게 만남과 미팅은 주로 SNS에서나 온라인에서 이루어진다. 우리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을 사용하면 다양한 사람들을 손안의 작은 스마트폰으로 만날 수 있어서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한꺼번에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과거 70~80년대 그 당시 젊은이들은 자연스럽게 우연이란 이름으로 인연을 만나는 일들이 많았다. 우연히 길을 걷다가 마주친 인연, 그 사람과 눈이 맞아 서로 인연으로 발전하고 결혼하는 일들도 많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대학교 캠퍼스나 지하철에서 일부러 책을 손에서 놓치면 또 그 책을 주워주면서 마치 우연을 가장한 필연처럼 서로의 인연이 시작된다. 일부러 자전거 옆을 지나가다 스치면서 인연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 시절, 그때는 그것을 낭만이라고도 불렀다.

과거 SNS나 인터넷이 발달 되지 않았을 때는 펜팔(pen-pal)을 주고받으면서 인연을 만들어가는 추억은 잊지 못할 것이다. 얼굴을 모르는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면 답장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인연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 시절, 그 추억이 다시는 우리 사회에 올지는 미지수이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동창을 우연히 만나 인연으로 발전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과거 자연스럽게 만나 인연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이젠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을 뿐이다.

오늘날 다시 이런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는 복고풍이 불고 있다. 현대인들에게도 일상적이고 우연적인 만남을 추구하는 경향이 생겨난다. 오늘 우리가 볼 신조어는 ‘자만추’, ‘자연스러운 만남의 추구’ 줄임말이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관심사나 취미 등 다양한 소통의 방식을 자연스러운 만남의 장소에서 소통하고 좋은 인연을 만들어가고 있다.

과거의 카페나 식당에서 만나는 모습과는 달리, 현대인들은 자연스러운 만남, ‘자만추’를 SNS나 온라인에서 서로 소통하면서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 물론 과거와의 방식은 조금 다르지만, 여전히 현대인들에게도 ‘자만추’는 소중한 인연의 통로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과거의 그 아련했던 자연스러운 만남의 추구, ‘자만추’는 다시 보기 힘들 것이다. 세월이 변하고, 연락을 주고받는 방식이 변하면서 현대인들에게는 인터넷으로 ‘자만추’를 대신하고 있다. 어쨌건 과거나 지금이나 자연스럽게 만나서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가는 것은 변한 게 하나도 없어 보인다.

김광연 교수(숭실대학교)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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