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춘 목사(미국 텍사스 G3교회)

나는 어린 시절을 서해바다의 고군산군도라 불리는 조그마한 섬 장자도에서 자랐다. 다른 섬들과 마찬가지로 장자도 주민들도 목선인 돛단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이어가던 가난하고 어려운 형편들이었다. 바다에 나가서 물고기를 잡는 섬사람들에겐 바다의신이라 생각하는 용왕신을 섬기는 마음들이 대단했으며 기타 귀신과 잡신들을 섬기고 믿는, 우상으로 가득 찬 미개한 때였다. 나는 교회가 없고 미신과 우상 섬김으로 가득한 환경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어린 시절부터 예수님에 관해선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장자도 섬마을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교회가 서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씨앗이 뿌려진 것이다. 어부들이 소금을 쌓아놓았던 창고에서 예배가 시작되었다. 전도인 할머니가 예배를 인도했다. 산소통을 반절 잘라서 기둥 위에 걸어놓고 몽둥이로 산소통을 때리면 그 소리가 예배 시간을 알렸던 기억이다. 그렇게 시작한 예배당에서 나는 예수님을 만났다. 성령체험을 했다. 군산중동성결교회 김용은 목사님이 고군산군도 서해바다 섬들에서 개척교회를 세우실 때 장자도에도 교회를 개척하셔서 장자도성결교회가 세워지게 되었다. 그렇게 세워진 장자도성결교회에서 나는 예수님을 만나고 기도로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다.

김용은 목사

김용은 목사님은 태초 이래 복음을 듣지 못하고 미신과 우상으로 가득한 미개한 섬 주민들을 깨우고 예수님의 피 묻은 복음을 전하시며 한 영혼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어려운 고군산군도의 여러 섬들을 방문하시며 곳곳에 성결교회를 개척하셨고 세우신 것을 알게 되었다. 당시는 군산과 섬들을 운항하는 안정된 여객선도 없었는데 어떻게 그 어려운 바닷길을 다니시며 복음을 전하여 교회들을 개척하셨을까? 내가 예수님을 만나서 구원받은 그 감격을 누리며 살 수 있는 것은 김용은 목사님의 희생적인 선교의 헌신 때문임을 알게 되자 감사와 존경으로 목사님을 생각하게 되었다. 나는 마음에서 김용은 목사님과 군산중동성결교회를 사모하며 목사님은 나에게 최고로 존경하는 분이 되었다. 또한 중동성결교회는 나의 신앙의 뿌리요 영적 고향으로 느껴졌다. 목사님은 섬들에 개척한 성결교회 성도들을 1년에 1회 정도 선유도 섬으로 모이게 하여 여름수련회를 가지며 영성훈련을 시켜셨다. 그때 나는 가장 어린 나이로 성경 암송대회에 참가하였고 우승하여 성경책과 찬송가를 상으로 받았는데 당시에는 성경책이 귀하여 최고의 선물이었다. 성경책을 받았을 때 가슴이 뛰었다.

나는 영적 뿌리인 군산중동성결교회에서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며 신앙생활 하는 것이 꿈이요, 소망이었다. 장자도에서 군산으로 나간 후에는 군산의 한 장로교회 집사님 가정의 사랑과 도움으로 일하며 공부할 때 몇 개월은 집사님 가정과 함께 장로교회에 출석했다. 그러나 내 마음에서는 김용은 목사님 설교 말씀과 중동성결교회가 그리워졌다. 중동성결교회로 가서 신앙생활을 해야만 한다. 목사님의 설교를 들어야 한다. 나의 힘든 영적 상태를 아시고 집사님 가정은 나를 편하게 중동교회에 나가서 신앙생활 하도록 허락해 주셨다. 너무나 뛸 듯이 기뼜다. 중동성결교회에서의 신앙생활은 날개를 넓게 펴고 비상하는 독수리처럼 기쁨으로 올라가며 뜨거워졌다. 목사님 설교를 듣다 보면 폭포수처럼 은혜가 쏟아진다. 가슴이 뜨거워진다. 꿀송이처럼 달고 달았다. 중동성결교회에서의 신앙생활은 기쁨과 열정적인 헌신과 봉사로 최선을 다했다. 목사님은 장자도 출신으로 기도하며 열정적으로 봉사하는 나를 보시고 많은 칭찬과 사랑을 주셨다. 장자도에 뿌린 복음의 씨 하나가 열매 맺어 교회에서 신앙생활 하며 충성스럽게 봉사하는 내 모습을 보신 것으로 생각하였다. 다른 분들에게 나를 소개하실 때는 장자도 성결교회 섬 출신 청년이라 하시며 흐뭇해하셨다.

그러나 나는 목사님이 너무 근엄하신 것 같고 어려워서 목사님을 섬기면서도 가까이 가지 못했다. 하나님 다음으로 어려우신 분이라 생각되었다. 새벽기도회를 열심히 다니며 주일마다 주일학교 교사, 청년회, 성가대로 할 수 있는 한 교회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봉사하여 목사님의 칭찬을 많이 받았던 것 같다. 목사님이 하시는 말씀이면 하나님 명령으로 알고 무조건 순종하였으며 불순종한 적이 없었다.

목회자의 길을 가기 위하여 신학교 입학을 기도로 준비하는 중에 목사님은 나를 부르셨다. “홍 선생은 청년 집사로 임명할 거야.” 나는 목사님 말씀에 놀라 한사코 거절했으나 목사님은 결국 청년 집사로 임명해 주셨다. 창피하고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으나 목사님 말씀이니 “아멘”하고 순종하여서 신학교에 들어가는 날까지 교회에서 홍 집사라고 불렀다. 신학교 입학을 위해서 목사님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다. “목사님, 신학교 입학원서와 신학교 추천서를 가지고 왔습니다.”

목사님은 목회의 길을 잘 가라고 기도해 주시며 추천장을 써주셔서 신학교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신학교를 졸업하던 날 목사님은 졸업식까지 찾아오셔서 하나님 말씀인 성경책을 선물을 주시면서 기도해 주셨다. 서해바다 고군산군도 섬들 전체에서 최초로 신학을 졸업하고 전도사로 출발하는 섬 출신 제1호 목회자가 탄생되는 것을 보시고 기뻐하셨다. 한국에서 목회하면서 군산에 가면 목사님을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렸다. 그때 목사님은 나와 사모에게 장자도 섬에서의 열매라 하시며 기도해 주시고 좋은 목사가 되라고 하셨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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