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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영 목사의 BOOK -LIFE나의 꿈, 나의 길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3.05.25 11:30
  • 호수 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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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영 목사 (임진각순례자의 교회 담임)

『나의 꿈, 나의 길』(출판:다림)에서 발췌하였습니다. ‘김혜순’씨는 드라마 『토지』 『황진이』 영화 『서편제』 『천년학』 등의 의상을 제작한 바 있는 장인입니다.

결혼을 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삼촌은 자기 공방에 놀러 오라고 나를 청하였다. 삼촌은 주로 한복에 필요한 장신구나 영화에 쓰일 소품들을 만드셨다. 평소 정리정돈을 좋아하는 나는 삼촌이 시키지 않았음에도 가게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 뒤로 매번 삼촌 공방에 찾아가 정리를 도와 드렸다. 그런데 하루는 삼촌께서 한복을 만들어 보면 어떻겠냐고 물으셨다. 내게는 너무나 갑작스러운 일이었다.

“바느질을 무서워하는 제가 어떻게 한복을 만들겠어요?” “혜순아, 걱정할 거 없어. 그냥 삼촌만 따라오면 된다.” 다음 날 삼촌은 나를 한복 학원에 등록시키셨다. 그리고 어느 날은 수선할 한복 일감을 잔뜩 가져오신 것이다. 배운지 얼마 되지 않아 한복수선을 잘할 리 만무했다. 그런데도 삼촌은 매일같이 일감을 가지고 오셨다. 참으로 난감한 일이었다. 하지만 일자리를 마련해 주신 삼촌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일념 하나로 한복 만드는 것을 열심히 배우기 시작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서 삼촌께 여쭤 봤다. “삼촌, 그때 왜 제게 한복을 만들라고 하셨어요?” “그거야…… 네 고집을 보고 그랬지.” “제 고집이요?” “응, 너는 공방에 나오던 첫날부터 시키지도 않은 정리를 하더구나,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늘 제시간에 나오고 말이야, 그 고집과 성실함이라면 한복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더구나.”

이렇게 내가 한복을 배운지 고작 6개월이 되었을 때, 삼촌은 한복 가게를 열자고 하셨다. 그 후 삼촌은 영화 의상뿐 아니라 남의 패션쇼도 맡아서 할 정도로 사업을 확장시켰다. 그리고 삼촌은 예정 허영 한복, 나는 예정 김혜순 한복이라는 이름으로 가게를 분리해 주었다. 처음에는 너무 어린 내가 사장이라는 것을 알고 발길을 돌리는 손님도 많았다. 당시 내 나이는 스물여섯이었다. 하지만 삼촌은 꾸준히 손님을 대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고 가르침대로 하다 보니 어느새 손님도 많이 늘었다. 지금도 문득문득 그때 그 시절을 돌아본다. 삼촌이 없었다면, 지금 나는 여기 한복을 만드는 김혜순으로 서 있지 못했을 것이다.

                         “먼저 돕는 이가 되시길..., 그 돕는 선한 일을

               도와주시기 위해 주께서 여러분의 돕는 이가 되어 주실 것입니다.”

 

글을 읽으며 개인의 노력 뿐 아니라 돕는 이의 손길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러나 김혜순씨가 이런 돕는 이를 갖게 된 연유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김혜순씨가 먼저 돕는 이가 되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삼촌에게는 많은 조카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공방을 스스로 정리하는 조카들은 없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일이 아님에도 당연하다는 듯이 정리 정돈하는 성실함이 돕는 이로서의 삼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입니다. 공방을 정리하는 작은 일이었지만 삼촌의 돕는 이가 되는 중요한 일을 먼저 한 것입니다.

신앙도 마찬 가지입니다. 돕는 이를 보내 달라 기도하기 전에 먼저 돕는 이가 되기를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주님께 은혜 받기만을 바라기보다 주의 일을 위해 먼저 나서는 사람이 되어 보시기 바랍니다. 교회를 위해 성도를 위해 먼저 돕는 이로 나서보시기 바랍니다. 그 돕는 선한 일을 도와주시기 위해 주께서 그 공급의 처소를 여시며 여러분의 돕는 이가 되어 주실 것입니다. 갈릴리 어부들에게 배를 빌리고자 하셨을 때, 밤새 지친 몸이지만 배를 내어주었던 한 어부가 예수님의 수제자 된 것입니다. 성도의 돕는 이가 되고 삶의 자리에서 동료와 이웃들을 먼저 돕는 이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주께서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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