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연 교수 (숭실대학교)

어느 새 봄 향기도 속속히 그 모습을 감추고 있다. 곧 무더위가 시작되고 또 다시 한파가 몰려오는 추위가 이내 기승을 부릴 것이다. 2023년이 시작된 것도 엊그제 같았는데 벌써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새해에 다짐했던 우리들의 계획도 서서히 중간을 달려가면서 그 의지가 꺾이지는 않았는지...
  한 해를 시작하면서 보다 더 나은 2023년을 다짐했지만, 이내 작심삼일을 넘기기 못하고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시점에 서 있는 것 같다. 요즘 세대들에게 세상은 참 험난하고 힘든 곳으로 생각되기 쉽다. 
  젊은이들이 꿈을 펼치기에 너무 높은 장벽들이 가로 막고 있는 사회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 그래서 요즘 세대들이 자주 말하는 ‘중꺾마’라는 단어가 있다. 이 말은 힘든 상황이나 불리한 여건에서 희망을 가지고 결코 포기하지 않는 상황을 말할 때 중꺾마를 사용한다. 이 말은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줄임말이다.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이 포르투칼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이끌어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 후, 선수단들은 “중요한 것은 꺽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문구가 그려진 태극기를 들고 나왔다. 그 때, 태극전사들이 보여준 역전의 명승부를 보고, 사람들은 “중요한 것은 꺽이지 않는 마음”을 줄여서 ‘중꺾마’를 만들어 냈다. 
  우리는 일상에서 때로는 지치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들이 들 때가 많다. 힘든 가운데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지친 일상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생각들은 우리를 힘들게 한다. 그 때, 우리는 스스로에게 ‘중꺾마’라고 외쳐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우리의 삶은 꺾이고 꺾이는 꺾임의 연속일지도 모른다. 나무는 비바람에 나뭇가지를 몇 번이고 꺾이고 또 다시 꺾인다. 그러나 나무들은 결코 흔들리지 않고 꽃을 피워낸다. 비록 가지가 꺾여서 땅에 떨어져 한 줌의 흙으로 돌아갈지언정 나무는 정작 흔들리지 않고 봄이 되면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다. 뿌리는 결코 상함이 없이 나무들은 비바람이 쳐도 견디고 몇 개의 가지만 내어줄 뿐이다.

  우리들의 인생에서도 늘 여러 가지 힘든 상황들이 다가오면서 몇 개의 가지가 흔들리고 꺾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큰 위기가 닥쳐서 때로는 가지로도 부족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뿌리는 결코 흔들리지 않아서 그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을 것이다. 여러분은 어떠한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뿌리는 무엇인가? 나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나는 무엇이 나로 하여금 비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게 만드는 것일까?

  여의도를 지날 때, 윤중로를 걷다보면 많은 벚꽃 나무들이 즐비하게 서 있다. 한 겨울 여의도를 지나면 매서운 찬바람이 코 끝을 얼어붙게 한다. 여의도의 벚꽃 나무들은 한 겨울 내내 찬 강바람과 사투를 벌인다. 가끔은 나뭇 가지가 꺾여서 속 껍질을 다 드러낸 나무들도 있었다. 하지만 봄이 되자마자 나무들은 추운 겨울의 아픔은 아랑곳 하지 않고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고난과 환경에 굴복하지 않는 벚꽃 나무는 봄이 되어 꽃을 피우고, 여름이 되면 나뭇 가지는 무성하게 뻗어 나갈 것이다. 
  우리에게 고난과 힘든 시간이 다가올 때, 우리는 무엇을 붙들고 꺾임의 연속인 인생을 버텨나갈 수 있을까? 나무는 가지가 꺾여도 계속 새로운 가지를 뻗어야 했었다. 나무는 아무리 추워도 더워도 환경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가지를 마음껏 뻗쳐내고야 말았다. 우리들도 어쩌면 나무처럼 가지가 꺾여도 또 다시 새로운 가지를 뻗어야 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가? 
  중요한 것은 결코 꺾이지 않는 우리의 마음, 그것은 하나님을 바라는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우리들의 꺾이지 않는 마음은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진심일 것이다. 어떠한 환경이 다가와도 하나님에 대한 사랑은 결코 꺾이지 않는 그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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