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13:21 그것은 어떤 여인이 누룩을 가져다가 밀가루 세 덩이가 부풀 때까지 그 속에 감추었  던 것과 같다.

소기천 교수 ( 장로회신학대학교 신약학 교수, 예수말씀연구소 소장 )

도시에서 줄곧 살아가기에 누룩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누룩은 화학물질인 베이킹 파우더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어린 시절에 어머니가 밀가루로 누룩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통밀을 잘 빻아서 물로 반죽하여 동그랗게 만든 것을 안방 아랫목에 이불을 뒤 집어 씌워서 3일 동안 발효를 시킨 것을 두 주간 정도 서늘한 곳에 내다가 말려서 보관했다가 밀가루 빵을 만들 때마다 넣어서 반죽했다.

농촌에서 목수의 아들로 자라신 예수님께서 이것을 잘 알고서 누룩을 밀가루 세 덩이의 비율로 반죽을 하여 부풀린다고 설명하신다. 누룩이 들어가서 잘 배합된 반죽은 한나절만 놔두면 잘 부풀어 오른다. 급하면 한 두어 시간 만에도 먹을 만하게 부풀어 오른다.

 누룩을 반죽하는 그릇

이스라엘 쿰란 박물관에 예수님 당시에 누룩을 넣고 밀가루 반죽을 하던 그릇이 전시되어 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나님의 나라는 누룩과 같은가, 아니면 누룩이 들어가 부풀어진 밀가루 반죽과 같은가? 두 가지이다. 우선 하나님의 나라는 누룩과 같다. 누룩은 겉으로 보기에는 부패한 것 같지만, 그 속에 생명력이 있는 효소이다.

누룩이 생명의 효소인 것처럼 하나님의 나라도 사람을 살리는 생명을 담고 있다. 겨자씨가 아무리 작아도 그 속에 생명이 있는 것처럼, 누룩에도 보이지 않지만 그 속에 생명이 있다. 생명을 간직한 겨자씨와 누룩은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생명을 키울 준비를 하고 있기에 하나님의 나라는 겨자씨와 누룩과 같다. 하나님의 나라는 누룩이 밀가루 세 덩이를 발효시키는 것과 같다.

누룩을 섞어 밀가루 반죽을 막 하고 난 다음에는 여느 덩어리와 구분이 안 된다. 그러나 몇 분만 지나도 이내 반죽이 부풀기 시작한다. 나중에는 눈에 보일 정도로 반죽에서 기포가 올라와 심지어 겉봉지가 터지기까지 한다. 겨자씨 속에 생명이 있어서 자라서 나무가 되고 그 가지에 새들이 깃드는 것처럼,

겨자씨가 이와 같이 싹이 나서 자라듯이 누룩도 생명력이 있어 효소가 발효 작용을 하면서 반죽을 부풀린다. 겨자씨와 누룩에 공통적으로 들어있는 생명의 현상처럼 하나님의 나라도 이 땅을 변화시키는 놀라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예수님께서는 누룩의 생명력이 ‘감추어져 있다’라고 말씀하신다. 그렇다. 하나님의 나라는 지금도 세상에 감추어져 있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나라가 누룩처럼 퍼져나갈 때 이 땅에 생명이 가득해진다. 누룩의 비유를 통하여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나라가 누룩처럼 퍼져나가는 것으로 생명이 온 땅에 가득해지는 것을 말씀하신 것과는 달리, 유대인의 전통에서 히브리어로 페사흐인 유월절 전날에 지키는 무교절은 누룩 없는 빵을 먹는 날이다.

정통 유대인은 무교절을 더욱 확대하여 유월절이 되기 30일 전부터 무교절을 지킨다. 유월절 전날이 되면 유대인은 히브리어로 마조트라고 해서 누룩 없는 빵을 먹고 히브리어로 유월절과 똑같은 의미인 페사흐라고 불리는 유월절 양을 잡는다. 지금이야 양을 잡을 수는 없으니까 피를 제거한 양고기를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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