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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문 / 정원영 목사의 Book-Life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3.02.15 15:43
  • 호수 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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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영 목사 ( 임진각 순례자의 교회 담임 )

‘헤더 맥매너미’가 쓰고 ‘백지선’이 옮긴 『곁에 없어도 함께 할 거야』 (흐름 출판)를 읽고 일부를 옮겨 봅니다. 이 글을 눈물과 함께 읽어야 했습니다.

암에 걸린 뒤에야 나는 항암제가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모두 죽이는 방식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았다항암제는 내가 죽기 전에 암세포가 먼저 죽기를 바라는말 그대로 나와 내 안의 암세포를 모두 죽이는 약이다암 환자들이 항암제를 독약’, 혹은 몸속을 떠다니는 유독성 폐기물이라고 부르는 것은 절대 과장이 아니다

항암제를 투여하는 간호사는 생물학적 위험 지역에 들어갈 때처럼 매번 마스크와 플라스틱 보안경전신 앞치마에장갑까지 착용해야 한다어떤 항암제 겉면에는 빨간 글씨로 생물학적 위험 물질’, ‘의료폐기물이라 적힌 노란 스티커가 붙어 있는 것도 있다암 환자들 사이에서 흔히 붉은 악마라 불리는 아드리아마이신을 맞을 때는 정말 두려웠다

간호사들은 이 약을 내게 준비할 때 약물이 자신의 손에 튀지 않도록 극도로 조심했다피부에 화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이 약 역시 내 혈관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흘러들어갔다투여한 항암제가 효과가 없어 새로운 항암제를 맞을 때는 늘 덱사메타손을 복용해야 했다

덱스라는 애칭으로 부르는 이 약은 메스꺼움식욕부진알레르기 반응을 비롯해 항암제가 일으키는 수많은 부작용이 완화되도록 돕는 스테로이드제이다이 약을 복용하면 눈앞의 불을 꺼도 머릿속에는 늘 불이 켜져 있다푹 자고 싶을 때도 그 빛 때문에 내 뇌는 계속 깨어서 활동하기 때문에 진심으로 괴롭다그 무엇에도 집중할 수 없다.

어느 날, 간호사는 덱스를 4일 간 복용해야 한다는 끔찍한 소식을 터트렸다기존의 항암제가 듣지 않아 또다시 덱스를 복용해야 한다는 소식에 결국 눈물을 왈칵 쏟아버렸다내가 아기처럼 엉엉 울고 있을 때 갑자기문이 벌컥 열렸다그러더니 한 간호사가 요란한 노랫소리가 흘러나오는 아이팟을 든 채 춤을 추며 들어왔다뒤이어 여덟 명의 간호사들이 잇달아 들어왔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즉흥적인 댄스파티가 열린 것이다짜릿한 파티가 이어진 5짧은 시간이었지만 문제가 눈 녹듯 사라지며 배가 아프도록 웃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간호사들이 빠져나간 뒤 긍정적인 마음에 더 집중하게 된 나는 제프(남편)와 브리아나(4살 딸)를 생각하며 이 지옥 같은 항암 치료를 받는 이유를 떠올렸다

간호사들의 노력 덕분에 나는 기운을 차리고 명확한 사고를 할 수 있었다항암제는 끔찍하다그러나 세상에서 제일 멋진 남편과 사랑하는 딸아이가 저 건너편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기에 나는 독극물로 가득한 이 강을 헤엄쳐 건널 것이다.

 

“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지 못했음을 반성합니다. ”

 

그동안 항암치료를 받는 성도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항암치료가 어려운지를 알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좀 더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가지 못했음을 반성합니다. 암투병 중에 있는 성도들과 이웃들을 좀 더 깊은 애정과 주님의 마음으로 돌아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간호사들이 보여준 이러한 따뜻함을 우리 신앙인들과 교회들이 품고 섬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덱스를 복용하고 그 끔찍한 부작용을 견뎌야 하는 고통을 피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간호사들의 노력 덕분에 나는 기운을 차리고 명확한 사고를 할 수 있었다.”는 저자의 말이 가슴에 새겨집니다.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 너희는 그리스도의 몸이요 지체의 각 부분이라 (고전 12:26-27)”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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