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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물단물>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3.01.20 01:46
  • 호수 5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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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세계사에 유례없는 짧은 기간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이뤘으나 압축성장과 발전을 이루다 보니 과도한 경쟁, 물질 만능, 성과 지상, 승자독식 등 많은 부정적 현상과 다양한 사회,경제적 갈등과 대립이 극심해졌다.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지만 대한민국은 ‘분열 공화국’이라고까지 자초하는 상황이 됐다.

조선일보가 케이스탯 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2월 26~27일 1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신년 특집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 10명 중 4명은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과는 식사·술자리를 함께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여기며, 정치성향이 다르면 본인이나 자녀의 결혼이 불편하다고 43%가 응답했다.

정치적 양극화가 우리 일상까지 지배하게 된 것이다. 이런 양극단을 극복하고 분열된 대한민국을 하나 되게 할 방법은 없는 것인가? 길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길을 찾아 나서는 이들이 있다.

호남대안포럼 대표 박은식 씨는 지난 대선 때 광주에서 국민의힘 유세 차량에 올라 정권 교체 당위성을 연설한 후, 광주 친구들에게 “나 광주 내려가서 윤석열 지지 연설을 했다. 너희들은 나랑 생각이 다른 거 충분히 이해하고 존중해. 날 너무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래도 우리 오래 함께한 친구로서 내 연설 끝까지 봐줬으면 좋겠다”고 양해를 구하는 글을 먼저 올리고 영상을 보내자 “친군디 니를 미워할 이유가 있겄냐? 이런 생각도 있고 저런 생각도 있는 것이제. 잘 봤다. 고생했다”는 뜻밖의 대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이후 광주친구들에게 큰 변화는 없었지만, 그래도 지금 같은 정치양극화 시대에 잠시나마 서로 소통하는 시간이 됐다고 했다.

지난 12월22일 낮,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의 새 길을 찾다’ 출간기념회가 있었다. “산업화와 민주화, 선진국화를 이룬 한국이 왜 진정한 선진국이 못 되는가?”라는 화두를 놓고 국가 원로·학자들 24명이 고민하며 짜낸 지혜를 모았다고 한다. 김진현 전 과학기술부 장관을 필두로 한 원로 현인(賢人) 8명과 송호근 한림대 석좌교수 등 현역 교수 15명이 참여해 연구와 토론, 인터뷰, 발표 세미나에 이어 반년 정도 숙고와 다듬질을 거쳐 이날 543쪽 분량의 책을 출간했다.

김진현 전 장관은 인사말에서 “대한민국은 건국 이후 가장 복합적인 초(超)특급 위기와, 단군 이래 처음 ‘세계 대국’의 꿈이 동시에 넘실거리는 기로에 서 있다”며 “정치의 목적과 구조, 리더십을 혁신한 새로운 ‘K-정치’를 만드는 게 첫걸음”이라고 했다. 철인(哲人)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최선의 복수는 적(敵)처럼 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0.74%포인트의 차이로 권좌에 오른 윤 대통령이 분열 공화국에서 새로운 통합과 화합의 길로 나아가는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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