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연 교수 ( 숭실대학교 )

코로나19가 팬데믹을 휩쓸고 간 시간도 2년이 지나고 있다. 지난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은 ‘거리두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 긴 시간동안 사람들은 공공의 장소를 마음껏 다닐 수 없었다. 지난 팬데믹의 어두운 터널에서 우리들은 공적인 공간에서의 경험을 상실했다. 대신 우리들은 개인적인 공간에서 사적인 시간을 보내는데 여념이 없었다.

사람들이 붐빌 수 있는 공간은 무조건 피했다. 거리두기로 사람들은 함께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여유까지 잊게 된 것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만남은 부담스러웠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SNS에서 의견을 주고 받고 소통했다. 학교는 비대면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온라인에서 학습 동영상과 영상으로 대면 아닌 대면 수업을 진행했다. 교회는 비대면으로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회사는 재택근무 시간이 대폭 늘어났다.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은 가정에서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는 남편과 원격 온라인 수업을 하는 아이들의 밥을 차려주는 어머니의 손길은 분주하고 손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아침 식사를 하고 돌아서면 또 점심시간이 지나고 또 돌아서면 저녁 밥상을 차리기 위해 엄마의 손은 열 개라도 모자랐다.

코로나19로 생겨난 ‘돌밥돌밥’은 돌아서면 밥 차리고, 또 돌아서면 밥 차리고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신조어이다. 지난 코로나 시국에 사람들은 돌발돌밥을 하면서 바깥 외출은 도저히 어려워 집에서만 일상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지금은 코로나19의 대유행이 지나가는 시점이다. 거리의 사람들은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하고, 명동이나 신촌 거리에는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얼마 전 명동에 약속이 있어서 서울 시청을 지나가는 길이었다.

시청 청사 앞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연말연시의 분위기를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우뚝 솟아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는 성탄의 기쁨을 알리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코로나19가 끝날 무렵 대형 트리가 주는 메시지는 더욱 마음에 와 닿았다. 명동에 도착하자마자 시선은 한 곳에 사로잡혔다. 명동에 있는 유명 백화점에는 성탄절 분위기를 물씬 풍기게끔 화려한 장식을 선보이고 있었다. 코로나19와는 다르게 사람들의 모습은 분주하기도 모자랄 정도로 환하게 웃고 있었다.

지난 코로나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온 2022년 크리스마스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보였다. 사람들은 여기저기에 장식된 크리스마스 장식들에 환호성을 보내며 가족과 연인들은 사진을 연일 찍어대기 시작했다. 성탄의 분위기는 그 어느때보다 고조되었고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도 서서히 마음의 안정을 되찾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지난 코로나19 연말연시에 사람들의 발걸음은 그 어느 곳을 가더라도 뚝 끊겼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기로 유명한 서울 도심의 명동, 신촌, 광화문, 강남 그 어디에서도 사람들의 오고가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형 백화점과 쇼핑몰에서는 거리두기 캠페인으로 인적이 드물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암울한 시간이 지나가고 올해 2022년 연말연시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 보다 고무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거리의 크리스마스 캐롤송과 구세군의 종소리가 연말연시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리고 있었다.

작년 코로나 시국에 ‘돌밥돌밥’의 시간은 사라지고, 가족과 연인들이 대형 쇼핑몰에서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 쉽게 목격되었다. 지난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는 마음의 거리까지 멀어지게 만들었다. 하지만  올 2022년 연말연시는 지난해와 많이 다르다. 그 동안 마음의 거리까지 소원했던 적이 있다면 이번 연말연시에 조금은 마음의 거리를 좁혀보는 것은 어떨까?

이제 성탄절이 얼마 남지 않았다. 거리에 울려 퍼지는 캐롤의 소리는 더욱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코로나19의 시간이 끝나는 첫 성탄절이 다가오고 있다. 연말연시 성탄의 기쁨을 통해 멀어졌던 소통의 시간과 마음의 거리를 좁히고, 다시금 친구와 이웃 그리고 우리 주위에서 도움의 손길을 바라는 사람들과 더욱 마음의 거리를 좁혀보는 시간이 다가오길 기대해본다. 우리 모두에게 행복한 성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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