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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2.12.02 08:31
  • 호수 5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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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 난다.’ ‘아리랑’에는 자기를 버리고 가는 연인에 대한 저주의 감정이 담겨있다. 연인에 대한 저주는 고작 ‘발병’이었다. 발병이 나면 사랑하는 이가 먼 길을 떠나지 못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우리 민족은 원래 이처럼 착했다. 그런데 최근 성공회 모 신부와 천주교 모 신부가 ‘대통령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는 저주의 글’을 SNS에 올려 국민을 놀라게 했다. 가톨릭 신부는 “비나이다, 비나이다”란 문구와 함께 비행기가 추락하는 풍자만화를 인용했고, 성공회 신부는 “추락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고 했다.

성공회 신부는 사제직을 박탈당하고 가톨릭 신부도 정직 처분을 받았다. 이들이 모두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파하는 ‘성직자’여서 충격을 준다. 예수는 자기를 팔고 배신할 열두 제자의 발을 모두 씻겨 준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 같이 너희도 이렇게 하라”고 본을 보이신 것이다. 누구나 정치적 의견을 가질 수 있고 자기와 다른 세계관을 가진 사람을 비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미워도 그 사람이 죽기를 바라는 사제들은 신분에 맞지 않는 저주를 했다. 더구나 조종사와 승무원, 기자단과 수행원들의 생명은 어찌하고...

원수도 사랑하라는 가르침을 전하는 대신 지독한 미움에 빠져 저주하고 분노에 불을 지르는 성직자, 아무리 극악한 죄인이라 해도 그가 하루빨리 지옥에 빠져 고통받길 바라는 사제가 하나님 앞에 설 때, 그분이 뭐라고 하실까... 성직자들의 입에서 위로의 말 대신 저주와 혐오의 말이 쏟아지고, 유족의 아픔보다 자기들만의 정의가 더 소중했던 이들의 궤변은 얼마나 잔인한 짓인가. 자식을, 아내를, 남편을, 친구를 잃은 사람들을 향해 익명성 뒤에 숨어 뱉어낸 네티즌들의 조롱과 멸시의 댓글은 또 어떤가. 사회학자 엄기호는 그의 책, “단속사회”에서 “곁을 만드는 언어는 소멸해버리고 편만 강요하는 사회, 책임은 오롯이 개인이 감당해야 하고 타인의 고통을 외면하는 사회를 과연 ‘사회’라고 부를 수 있느냐”고 했다. 

주님은 “그 집에 들어가면서 평안하기를 빌라 그 집이 이에 합당하면 너희 빈 평안이 거기 임할 것이요 만일 합당하지 아니하면 그 평안이 너희에게로 돌아올 것이니라.”(마10:12-13), 고 하셨다. 사도는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라 축복하고 저주하지 말라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12-14-15)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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