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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물단물>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2.11.10 23:54
  • 호수 5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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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대표하는 축제가 된 핼로윈은 고대 켈트족의 ‘사원 축제’에서 유래했다. 켈트족의 새해(11월 1일) 전날인 10월 31일은 신성한(hallow) 전날 밤(eve)이라는 뜻으로, 이후 핼러윈으로 불리게 됐다. 1840년대 아일랜드 대기근으로 100만여 명의 아일랜드인이 미국으로 이주하면서 핼러윈도 전파됐고, 상업주의와 결탁하며 점차 대형 축제가 되었다.

‘핼로윈(halloween)’은 미국 어린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날 중 하나다. 유령 등으로 분장한 아이들은 집마다 초인종을 누르며 사탕을 받아 간다. 어른들도 유명 캐릭터 의상을 입고 삼삼오오 모여 파티를 연다. 

핼로윈은 한국과는 상관없는 축제이지만 미국 문화가 전 세계로 퍼지면서 우리나라에도 영어유치원과 영어학원 등을 중심으로 2000년대 유입됐다. SNS의 발달로 독특한 복장의 핼러윈 의상이 주목도가 높아지면서 젊은 층에서 특히 관심이 커졌다. 핼로윈 복장을 하고 젊은 층이 가장 많이 모이는 곳이 서울 용산의 이태원이다. 

지난 10월 29일 밤 이태원 좁은 골목길에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10~20대 젊은 층이었다. 1988년에 박완서 선생이 남편을 암으로 잃고, 석 달 만에 또 아들을 떠나보냈다고 한다. 그녀는 몇 년을 방황했다고 한다. 한동안 신을 원망도 했고, “너희는 왜 이렇게 멀쩡하냐?”라고 딸들을 미워할 정도였고, 글을 쓸 수도 없었다고 한다.

‘아들이 죽었는데도 기차는 달리고 계절이 바뀌더란다.’ 생때같은 내 자식이 죽었는데 88올림픽 성화가 도착했다며 잔치를 벌이고 춤을 추는 걸 견딜 수 없었고, ‘내가 만일 독재자라면 1년 내내 아무도 웃지도 못하게 하련만....’ 그런 미친년 같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는 것이다. 갑자기 자식을 잃은 부모들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어떤 말이 그들에게 위로가 되겠는가? 

정부는 1주일간 국가적 애도 기간을 정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하자 정치권도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애도의 목소리를 냈다. 애도와 수습이 필요한 시기에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는 정치 공세는 절대로 안 된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 때 극단적인 정쟁과 무분별한 유언비어의 확산, 상대방을 겨냥한 혐오와 증오를 경험한 바 있다. 그런 실수와 대립을 또 되풀이해서야 되겠는가? 지금은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위로에 온 국민이 마음을 모을 때다. 묵묵히 그들과 함께 아파해주고, 그들의 손을 잡아주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 지금은 우리 함께 애도하며, 함께 기도할 때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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