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논설위원, 상도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사모와 기도(1)
 
제7부 “사모와 가족치료”에 대하여 1) 사모와 소명, 2) 사모와 사명, 3) 사모와 기도, 4) 사모와 성령충만, 5) 사모의 역할과 사역, 6) 사모의 영적 훈련과 연단, 7) 사모와 성령의 은사 및 영적 능력, 8) “사람을 치유하는 사모”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3) 사모와 기도-소명과 사명을 위한 기도 

사모의 길은 하나님의 부름이 있어야 한다. 하나님으로부터 나를 사모로 부르심이 있었는가에 대한 확신의 기도는 꼭 필요하다. 목회하다 보면 사명보다는 소명에 대한 확신이 무너질 때가 있다. 소명 의식이 없이는 사명을 감당하다 지치고 넘어질 때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에너지가 부족하다. 혹여 사명을 감당하다 힘에 겹거나 힘겨움이 밀려올 때라도 하나님께서 나를 사모로 부르셨다는 소명이 확실하면 부르심을 입은 그 은혜로 사명의 길이 힘겹고 어렵다고 해도 능히 감당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사모는 반드시 하나님의 부르심에 대한 소명의 확신이 필요하다. 

필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신학교를 가야겠다고 결심했을 때 부흥강사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 신학과를 지원하고자 하였으나 하나님께서는 그 길을 허락하지 않으시고 지금의 남편을 만나 사회복지학과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때 나는 과연 내가 사모로 부르심을 받았는가에 대한 의문이 깊었다. 산에 가서도 기도하고, 날마다 예배당에 홀로 남아 하나님께 과연 내가 목사의 부인 즉 사모로서 하나님께 부르심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기도했다. 부흥강사와 사모는 이해하기 어려운 차이가 있었다. 당시 나는 부흥강사보다 사모의 길이 더 힘들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사모학 책도 여러 권 구매해서 읽어보고 간증도 들어보고 하며, 사모의 길에 대하여 깊은 고민에 잠겨, 사모의 길을 가는 것에 대한 확신이 없어 고민하며 기도하던 어느 날 하나님은 잔잔한 확신으로 나를 위로하셨다. 

하나님께서 나를 사모로 부르셨으며 함께하신다는 확신을 주셨다. 그러나 그 후에도 불안함이 몰려올 때면 나는 “하나님께서 날 부르시지 않으셨어도 나는 사모의 길을 가겠습니다. 그러니 나를 잡아 주셔야 합니다”라고 떼를 쓰며 기도했다. 그 후 전도사 부인부터 시작된 사모의 길은 인간적으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힘듦, 외로움, 실망, 슬픔으로 이어졌지만 난 단 한 번도 힘들다고 불평하거나 힘들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해 본 적이 없다. 

손마디가 구부려지지 않을 만큼 일해도, 허리가 펴지지 않도록 섬겨도, 당장 내일 먹을 양식이 눈앞에 없어도, 전도하다가 자녀가 눈앞에서 쓰러져 뇌출혈이 일어나 사경을 헤매는 상황이 되어도, 남편이 설교하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도, 한 시간에 3만 원짜리 강의하려고 5번 차를 갈아타고 새벽부터 달려가는 삶 앞에서도, 청빙 받아 간 교회가 사례를 일주일에 30만 원, 20만 원을 주다가 그나마도 주지 않으며 바꾸지도 말고 나가라는 장로들의 협박을 받으면서도, 그리고 그들과 하나님의 공의라는 이름으로 대응하여 하나님의 교회를 바로 세우기 위한 피 말리는 법적 전쟁 속에서도, 하나님의 공의가 승리하여 기쁨을 주시는 눈물 앞에서도 사모의 길을 절대로 후회하지 않고 걸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하나님께서 나를 사모로 부르셨다는 소명 때문이었다. 

사모로서의 부르심은 사람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부르셨다는 소명을 확실히 깨닫는 것은 사명을 감당하기 위한 아주 중요한 전 단계이다. 나를 사모로 부르신 하나님께서 그 과정에서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난관을 이겨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는 부르신 분에 대한 확신이 극복의 에너지가 되기 때문이며 인내의 힘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 8장 28절에서 말하기를 “우리가 또한 알거니와 하나님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善)을 이루신다.”라고 하였다. 소명 앞에 서 있는 사모는 즉 내가 지금 어떤 상황에 부닥치었을지라도 하나님은 일하고 계시니 그를 믿고 감사한 마음으로 인내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때는 내가 생각하는 때와 다르지만 반드시 임한다. “보라 인내하는 자들을 우리가 복되다 하나니, 너희가 욥의 인내를 들었고 주께서 주신 것을 보았거니와 주는 가장 자비하시고 긍휼히 여기시는 자시니라”(야고보서 5장 11절). 다음호는 제7부 사모와 가족치료 64, 사모와 기도 2가 게재됩니다. 

문순희 박사(상도복지관 관장)  nhh12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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