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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세상 ⑦오픈런(Open Run)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2.09.28 17:52
  • 호수 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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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연 교수( 숭실대학교 )

지난 2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는 해외 여행객들의 발을 꼼짝없이 묶어 놓았다. 유럽을 비롯해서 세계 유수 관광지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멈추었고, 이로 인해 관광 수입은 제로(0)에 가깝게 되었다. 그래서 관광 수입으로 재정을 감당하는 나라들은 위기를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 관광객의 발길이 멈추면서 사람들이 찾던 자연은 원래 모습을 되찾으면서 오히려 환경은 되살아나기까지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의 수요는 다른 곳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해외 유명 브랜드 명품을 찾기 시작하면서 명품 브랜드는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릴 수 있었다. 코로나19 기간 동안 유명 명품 브랜드의 수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벌어들였고 사람들은 명품을 사기 위해 원정까지 갈 정도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명품과 관련해서 등장하는 용어 오픈런(open run)은 명품 매장이 개장되는 순간 바로 입장하려는 사람들의 긴 행렬을 일컫는다. 오픈런은 열다(open)과 달려가서(run) 매장으로 입장하려는 두 개의 합성어이다. 오늘 많은 사람들이 오픈런이라고 사용하는데, 매장이 열리기 전 전날 밤부터 매장 앞에서 줄을 서서 대기하는 모습을 표현하기도 한다.

사람들은 명품 가격이 인상되기 전에 현재의 가격으로 원하는 것을 구매하기 위해 몰려들거나 또는 매장에 입장 인원수가 제한되어 있어서 물품의 양이 한정 된 상태에서 서로 구매하기 위해 긴 행렬로 줄을 선다.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은 해외 여행을 가는 대신 억눌려 있는 소비 욕구를 명품 브랜드 구매로 옮기면서 오픈런이 더욱 심해졌다.

사실 원래 오픈런의 뜻은 공연장에서 쓰이는 용어이다. 공연 수익이 계속 발생할 경우, 연극이나 공연의 끝을 정해 놓지 않고 기한없이 계속 개장하는 것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었다. 원래 공연은 미리 확정되어서 ‘리미티드 런(lLimited Run)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흥행여부에 따라 공연이 몇 달 이상 지연될 수 있는 상황일 때 오픈런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미국은 블랙 프라이 데이 기간 동안 ‘Black Friday Rush’라는 말을 사용하는데, 미국이나 한국이나 예외 없이 제한된 기간 동안 물건을 서로 사기 위해 줄을 서거나 달려가는 것은 다름없어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무엇 때문에 이처럼 명품 브랜드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지나친 과시 욕구와 명품 가치의 희소성에 근거를 둔다. 사람들이 간혹 모임에 가거나 친구와 약속을 해서 커피를 마실 때 명품 가방을 들고 나오면 한 번에 시선을 고정 시킨다. 그것이 얼마를 떠나 ‘희소성’을 가진 브랜드 가방이라면 그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현대인들에게 나타나는 명품 소비와 같은 과시욕구는 자기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생각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친구와 만나기 위해 메고 나온 명품 가방이 희소성을 가진다면 그(녀)는 더욱 그 상품에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남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졌다는 것 자체로 독점하고 있는 쾌감을 느끼고 이러한 소비에 대해서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비쌀수록 더욱 가체와 매력을 느끼게 된다. 오히려 가격이 너무 싸면 의심하게 되는 성향을 가진다.

그래서 비싼 상품은 일단 믿고 보는 그래서 더욱 비싼 상품이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가 생겨나는 것이다. 소스타인 베블런은 《유한계급론》이라는 책에서 상류층 사람들이 사회적 신분을 드러내기 위해 비싼 상품을 소비한다는 이론을 제시한다.

그는 상류층이 다른 사람들과 차별되고 싶어 하는 욕구를 쉽게 구입할 수 없는 고급 브랜드와 명품을 통해 심리적으로 해소하려는 소비심리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사람들은 쉽게 구매하기 어려운 희소성의 상품과 가격이 비싼 상품일수록 구매 욕구를 더욱 강하게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현대인들에게서 명품 브랜드 구매는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남이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다는 희소성의 가치는 사람들을 더욱 쾌락으로 빠져들게 한다. 오랜만에 친구들과 모임에 가는데 명품 가방과 시계를 손목에 채우고 간다면, 다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그리고 그 반대로 에코백을 들고 친구들 모임에 가면 세상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이유는 또 무엇때문인가?

자신만의 당당한 모습을 명품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채울 수는 없는 것일까? 사람들의 소비 욕구는 다양성을 추구해야 한다.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가장 소중한 것이 아닐까? 남들에게 인정받고 보여주고 싶다는 이유로 명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욕구는 오히려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명품 가방에 감추고 있는 것에 불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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