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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진 교수의 구약성서 강론(87)룻기의 신학적 개요
  • 최종진 박사(구약학)
  • 승인 2022.09.16 16:31
  • 호수 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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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대 제13대 총장, 명예교수

외스털리(W.O.E. Oesterley)와 파이퍼(R.H. Pfeiffer) 등은 아람어가 있다 하여 늦게, 즉 포로 후기에 쓰여졌다고 주장한다.

3. 정경상의 위치

히브리 성서에서는 룻기가 셋째 부분인 성문서(聖文書: Ketubim)에 속해있다. 성문서(writings)에서도 다섯 두루마리의 아가, 룻기, 예레미야 애가, 전도서, 에스더 중의 하나로서 오순절에 읽는 책이었다. 70인역의 번역자들은 사사 시대의 자료(룻 1:1)와 관련된 내용 때문에 사사기 다음에 룻기를 놓았다.
탈무드(Talmud)에서는 룻기가 시편 앞에 놓여 있고, 영어 성서에는 희랍어나 라틴어 역에서와 같이 사사기 다음에 놓여 있다. 그러나 실제적 내용과 목적을 검토할 때 영어나 한글 성서의 순서는 옳은 것으로 생각된다.

4. 목적

이방 여인(모압인)인 룻이 다윗의 증조모가 된다는 다윗의 조상 계보를 밝히려는데 있다. 이는 창세기 이후 베레스에서 다윗까지 이르는 구속사적 씨 흐름을 구체적으로 정리하려는 의도가 있다.

5. 내용 개요

1) 내용 요약

모압 여인인 룻의 생애에 일어난 사건을 아름답게 기록한 책이다. 룻이 야웨를 믿고 남편이 죽은 뒤 시어머니(나오미)를 따라 타국 땅 베들레헴에 와서 시어머니를 충성스럽게 섬김으로 축복받아 드디어 위대한 다윗 왕의 조상이 되었다는 것이다(룻 4:17-22).

a. 핵심 단어(Key word): “친족”(Kinsman), “구원자”(Redeemer)
룻기에는 친족이란 히브리어 단어(goel)가 13번이나 언급되어 있다. 혈통의 상속에 대한 밀접한 암시를 제공하고 있다.

b. 핵심 구절(Key Verses): 룻기 1:16, 3:11
“룻이 가로되 나로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유숙하시는 곳에서 나도 유숙하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룻 1:16)룻은 일종의 이스라엘의 신앙고백이며 시내산 계약 내용인 “야웨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요(=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이스라엘은 야웨의 백성이다(=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를 받아들여 고백하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계약백성에 포함된다.
“내 딸아 두려워 말라. 내가 네 말대로 네게 다행하리라. 네가 현숙한 여자인 줄 나의 성읍 백성이 다 아느니라”(룻 3:11)
룻은 이스라엘의 야웨 하나님을 받아들여 믿었고, 믿는 바를 실천에 옮겨 언약의 상속자가 된다. 모든 족속을 위한 이스라엘의 선택 개념이 이뤄가는 한 단계이다(창 12:1-3). 하나님을 믿은 룻은 하나님의 백성임을 고백한다.

2) 내용 분해
a. 서론(1 : 1-5)
b. 룻이 시어머니(나오미)를 따라갈 것을 결심(1 : 6-18)
c. 룻과 나오미가 베들레헴에 오다(1 : 19-22)
d. 들에서 이삭 줍는 룻(2 : 1-7)
e. 보아스의 친절(2 : 8-23)
f. 나오미의 로맨틱한 계획(3 : 1-9)
g. 룻과 보아스가 타작 마당에서 가진 밤의 밀애(密愛)(3 : 10-18)
h. 룻과 보아스의 결혼(4 : 1-12)
i. 룻이 오벳을 낳아 나오미가 양육함(4 : 13-17)
j. 다윗의 간단한 족보(4 : 18-22)

6. 룻기의 교훈

1) 야웨 종교의 보편성
참된 종교는 초국가적이며 어떤 한 민족의 한계에 속박되지 않음을 보여준다. 구약성서에는 두 가지 사상이 서로 얽혀 나타난다. 첫째는, 배타적 민족주의(학개, 요엘, 에스더)와 포용적 세계주의(이사야, 요나, 룻기)이다. 당시 이스라엘인의 전통적 사상 속에는 피의 순결을 보존하며, 자기 민족만이 하나님의 축복과 구원의 대상이라는 배타적 민족주의가 팽배했다.
그러나 룻기는 당시의 유대인의 혈통주의, 편협한 민족주의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는 항거적 태도를 볼 수 있다. 바이저(A. Weiser)는 이방인과의 통혼에 대해 공격하며 회개를 촉구했던 에스라와 느헤미야(스 9 : , 느 13 :)에 대한 항의라고 본다.
“이스라엘의 하나님 야웨의 날개 아래 보호받으러 온” 이방 사람은 언제나 환영받는다는 주장이다(룻 2 : 12). 그래서, 본서는 룻이 모압 여자였다는 사실을 여러 번 기록하고 있다(룻 1 : 22, 2 : 2, 6, 21, 4 : 5, 10). 룻 자신도 자신이 이방인이라고 말한다(2:10).

2) 여성의 위치를 높이려는 의도
그 당시 이스라엘 사회는 완전히 남자 중심이었으나, 오히려 이스라엘 정경의 한 책의 주인공으로 여자가 나타난다. 본사는 여자인 나오미로 시작하여 여자인 룻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나오미로 끝난다. 
여자 없이는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을 이룰 수 없다고 할 만큼 룻의 공적을 말한다. 그래서 룻을 가리켜 “일곱 아들보다 귀한 자부”라고 하여 그녀의 위치를 강조한다(룻 4:15).

3) 효성과 헌신에 대한 교훈을 찾을 수 있다. 즉, 룻의 효성심을 찬양하는 면이 깊이 표출되고 있다.

4) 다윗의 조상들이 누구인가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역사적 목적이 있다. 무엇보다도 이 목적이 전체를 이끌어간다.

5) 본서의 또 다른 근본적 목적은, 나오미 가정의 일생에 계속된 하나님의 은혜스런 인도를 나타내려는 것이다. 실제 본서의 이야기 주인공은 하나님이시다(룻 1 : 20f). 그러나 본서의 하나님의 인도는 다른 성서에서처럼 꿈이나 환상, 천사의 방문, 하늘에서의 음성이나 예언자를 통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역사와 사건의 배후에서 인도 섭리하신다는 하나님의 전적인 원인 작용(Causality)을 강조한다.
본서의 저자는 하나님 섭리의 특수한 면, 즉 ‘숨겨짐’ (hiddenness)의 역사를 강조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삶의 현장에 꼬리를 물고 일어나는 사건들 배후에 숨어 계신 섭리의 뜻으로 인도하셔서 섭리하신다.

6) 언약 상속의 흐름
아브라함에게 주어진 언약(계약)이 어떻게 진행되어 가는가를 보여주는 구속사의 흐름을 볼 수 있다. 아브라함의 씨에 의해 위대한 이스라엘 왕, 즉 언약의 왕이 태어나 영원한 왕조 개념을 형성한다. 
언약의 상속자 유다의 자손 중에 베레스, 헤스론, 람, 아미나답, 나손, 살몬, 보아스(+룻), 오벳, 이새, 다윗에 의해 다윗 왕조의 영속으로 이어져 간다. 이 영원한 다윗 왕조 계약이 사무엘 상 · 하에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보아스는 나오미 소유의 땅을 사들이고 룻과 결혼하여 가문의 혈통을 이을 아들을 가짐으로 구원자(redeemer : 고엘의 역할) 같이 행한다. 룻기에는 초자연적 사건이나 기적들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주의깊게 룻기의 사건 전개를 음미해 보면 출애굽기나 에스더서에서처럼 하나님의 손이 이 이야기의 사건들을 인도 섭리하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의 감추어진 계속적 섭리는 평범한 한 가족을 통해 구약역사에 가장 중요한 인물인 다윗을 태어나게 하고 그 이후로 여인의 후손으로 오시는 메시아의 길을 열어 놓고 있다는 것이다.

최종진 박사(구약학)  chd62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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