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여러 교단에서 부총회장 선거하는 것을 보면서 가끔 씁쓰름한 생각을 하게 된다. 작은 교회 목사들은 감히 꿈도 꾸지 않지만, 교회가 좀 커지고 대교회(?)가 되면, 또 어찌어찌(?)하여 운(運)인지 하나님의 섭리(?)인지 모르나 대교회에 부임하고 나면 교단을 위해 일하겠다는 헌신(?)의 꿈과 야망(?)을 갖게 된다. 

교단 부총회장 선거를 치를 때마다 회자 되는 얘기 중 하나는, 아무개는 돈을 몇억을 썼는데, 아무개는 돈을 적게 써서, 전혀 쓰지 않아서 떨어졌다든지, 목사들의 표는 둘이나 셋으로 어차피 갈리게 되니 누구는 0장 돌리고 아무개도 0장 돌렸다고 하니 모 장로 왈 “게임은 끝났네!”라고 했다고 한다. 선거 때 두툼한 봉투를 돌리는 게 일상처럼 되었다.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이런 교단에도 희망이 있는 것일까?

그것뿐 아니다. 대의원들이 가난한 미자립교회 목사들이라면 어렵게 살아가는 목사들 살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미자립교회 목사들을 대의원으로 뽑아줄 리가 만무(萬無)하다. 어떤 교회(목사)는 지방회 내 미자립교회에 선교비 명목으로 매월 얼마씩 주면서 대의원을 보내달라고 표를 구걸한다. 매월 조금이라도 보조받는 작은 교회 목사가 돈을 보조받으면 과연 누구를 선택하겠는가? 이런 현상들을 생각해 보면서 하나님인가? 맘몬인가? 사명감인가? 명예심인가? 이러한 문제를 생각하게 된다.

서울의 모 장로교회 목사는 자기 교회에서 교단 총회를 몇 번씩이나 개최했는데도 총회장에 아예 출마하지 않았다. 불출마의 변(辯)이 이렇다. “내가 출마하면 분명히 당선될 것이다. 그런데 같은 목사끼리 총회장 선거에 나가 경쟁해 누구는 당선되고, 누구는 낙선하는 모습을 어떻게 보겠는가?” 나는 이게 정상적인 목사의 생각이라고 본다. 선거가 끝난 후에, 승자는 의기양양(?)하게 업(up)된 기분으로 개선장군으로 활개를 치고 다니겠지만, 패자는 전장(戰場)에서 잡혀 온 죄인이 되어 축 처진 어깨를 가누며 어느 곳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여기저기 헤매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이제는 이런 모습을 우리가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죽했으면 어느 목사가 쓴 책의 제목이 ‘하나님이 시퍼렇게 살아있는데!’라는 것이겠는가?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대구제일교회 이상근 목사님은 후배 목사들이 기립 박수하여 그를 총회장으로 추대했다고 한다. 성결교단도 이런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한 가닥 양심이 남아 있다면, 명예와 자기 영광을 위해서라면 목회 사역을 내려놓고 아예 세상으로 나가든지, 아니면 엎드려 기도하며 목양에 집중하든지 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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