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킹스칼리지 런던(KCL) 국제관계학 교수인 라몬 파체코 파르도 박사는 ‘새우에서 고래로: 잊힌 전쟁에서 K팝까지의 한국(Shrimp to Whale: South Korea from the Forgotten War to K-Pop)’이란 책에서 한국은 더 이상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suffer a by-blow) 새우가 아니고 싸움의 승패를 가르는(divide victory or defeat) 역할을 할 제3의 고래가 됐다”고 하였다.

지난 1000여 년 역사 내내 한반도 영토와 주민들을 차지하려고 노리며, 문화를 자기네 것으로 바꿔 버리려던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시달려온 처절한 과거를 소개하면서 그렇게 등이 터졌고, 또 언제 다시 터질지 몰라 노심초사하던 새우가 스스로 고래가 됐고, 열강이 됐다고 말하며, 말미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밝은 미래(bright future)가 한국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은 이미 제자리를 찾았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 자리를 다져나갈(be here to stay) 것”이라고 하였다. 

또 하나의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 축구 에이스 손흥민이 세계 최고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올랐다. EPL 역사상 25명에게만 허락된 자리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다.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를 3년 만에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 진출시키는 데 앞장서며 팀과 개인의 성과를 올렸다. 

손흥민의 아버지, 축구 스승인 손웅정 감독의 헌신이 화제다. 손흥민은 에세이 ‘축구를 하며 생각한 것들’에서 “내가 힘든 티를 낼 때마다 아버지는 ‘성공은 선불이다’라고 말씀하셨다”고 썼다. 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인생을 투자해야 결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였다.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중학교 졸업 때까지 드리블, 리프팅 등 철저하게 공을 다루는 기술 위주로, 오른발잡이였던 아들이 왼발도 잘 쓸 수 있도록 양말을 신거나 바지를 입을 때, 축구화 끈을 묶을 때도 왼쪽부터 하도록 유도했으며, 아버지의 지도로 매일 1000개씩 위치를 옮겨 가면서 오른발로 500번, 왼발로 500번씩 슈팅 연습을 했다고 한다. 이젠 왼발 슈팅이 더 편하게 느껴질 정도가 됐다. 

손흥민은 “천재성을 타고나지 못한 나는 24시간을 통째로 축구에 들이부어야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선 시간과 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뛸 수 있다면 나는 얼마든지 수도승으로 살아갈 수 있다”라고 에세이에서 각오를 밝혔다. 그렇다. 우리는 고난을 디딤돌 삼아 일어서는 위대한 민족이다. No Cross, No Crown! (고난 없이는 영광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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