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연 교수 (숭실대학교)

코로나19로 세계의 시간은 2년 동안 정지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바이러스 공포에 시달리면서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굴뚝의 연기는 사라지고, 하늘의 비행기도 이동하는 여행객이 줄어들어 더 이상 창공을 날아갈 수 없었다. 학생들은 사상 초유의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학습 능률이 대면 수업보다는 떨어졌다. 한참 밖에서 뛰어 놀아야 할 영유아기 아이들은 집에서만 지내야만 하는 집콕 생활을 했다. 아이들은 한참 성장기에 접어들면 활발한 운동으로 키가 자라야 하는데 팬데믹으로 아이들의 성장에 방해를 놓고 말았다. 
  밤 거리는 조용했고 대중 교통은 정지된 듯 단축 운행을 했다. 사람들은 집에 일찍 들어가서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숨죽은 듯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밤에는 음식점과 커피 전문점 영업 시간이 단축되어서 운영하는 자영업자분들은 경제적으로 힘든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팬데믹은 인류 역사의 순간을 갑자기 바꿔 놓았다. 과거로 타이머신을 타고 돌아간 듯, 세계의 시간은 멈추고 인류의 진보는 더디게만 진행되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은 팬데믹 이전의 시간으로 시계 바늘을 돌리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기준이 아니라 자연이 바라본 지금의 모습은 어떨까? 코로나19로 인해 공장 굴뚝의 연기가 사라지고, 하늘이 베풀었다는 의미에 천예의 자연 환경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어떻게 변했을까?
  팬데믹 시기에 언론에서는 코로나와 환경에 관한 기사를 다루엇다. 뉴스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발걸음이 멈추고, 대기 오염도도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뉴스에서는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자연은 오히려 회복의 시간을 가지는 아이러니한 소식을 전한 것이다.
  푸른 숲은 사람들의 손길이 닿지 않고, 여행객들이 줄어들면서 자연은 서서히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자연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멈추면서 잠시 쉴 수 있게 된 것이다. 코로나의 역설이라고 했던가? 코로나로 인해 사람들의 왕래가 줄어들고, 관광객들이 사라지면서 자연은 새롭게 자신의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코로나19는 인류에게 큰 숙제를 남겼다. 힘든 코로나19로 인해 우리들의 시간은 정지되었다. 하지만 자연의 시간은 사람들의 간섭이 줄어들면서 되살아 난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환경보호라는 막중한 임무를 깨닫게 해주는 역설적인 현상을 만들어 냈다.
  지난 2년 팬데믹의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포스트 코비드(Post COVID) 시대에 접어들었다. 사람들의 왕래가 서서히 회복되고 여행자들도 기지개를 펴고 있다. 관광객들은 또 다시 아름다운 자연 경관으로 돌아가 그들에게 간섭하게 될 것이다. 아름다운 숲에 사람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로 넘쳐날 것이다. 투명한 호수와 바다에는 사람들이 버리고 간 흔적들로 인해 오염될 것이다. 그 동안 우리가 겪은 팬데믹의 힘든 시간을 생각해보자. 너무나 힘들고 어려운 2년의 시간이었다. 이제 사람들이 포스트 코비드 시대를 맞이하면서 과거 코로나 이전 시간으로 되돌아 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코로나19가 남긴 중대한 숙제를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비록 코로나로 인해 인류가 너무 힘들게 보냈다는 것은 당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의 시간은 인간의 시간이 중지되면서 서서히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오고 있었다. 우리는 코로나의 역설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인간의 손길과 발걸음이 멈추자 자연이 숨을 쉬면서 회복되는 사실을 말이다.

  인간의 시간이 멈출 때 자연의 시계 바늘이 움직이고 있었다. 코로나의 역설은 우리에게 말한다. 인간의 시간이 자연의 시간에 간섭하는 순간, 자연의 시간이 정지되는 사실을 말이다. 인간의 발걸음이 자연으로 옮겨지는 순간, 자연은 서서히 병들어 갈 것이다. 자연이 숨을 쉬고 하나님의 창조 시간을 지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의 시간을 더디게 그리고 자연의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것이다. 자연의 시간이 정지되는 순간, 궁극적으로 인간의 시간도 중지되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연의 시계가 정확하게 돌아갈 때 비로소 인간의 시계가 돌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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