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영 목사(임진각 순례자의 교회 담임)

‘우장흠’ 엮고 ‘임병진’ 옮긴 『어머니의 편지』(출판:넥서스BOOKS)에서 옮겨봅니다.

아내가 화장을 마치고 돌아봤을 때 당신은 어떤 말을 하는가? 그녀가 아름답다고 생각은 하지만 낯간지러워서, 혹은 아내가 무시할까봐 칭찬을 아끼지는 않는가? ‘같이 산지 몇 년인데 뭐 그럴 필요 있어?’ ‘내가 칭찬 안 한다고 기분 나빠하겠어?’ 하며 지레 짐작하고 있지는 않는가? 동료가 상을 받았다. 그가 오랫동안 노력한 대가라는 것을 잘 알기에 “자네 노력은 대단했어!”라고 말해주고 싶지만, 당신이 비위를 맞추려 든다는 말을 들을까봐, 동료가 자신의 축하를 하찮게 여길까봐 결국 꺼내려는 말을 삼켜버린다. 옆집에 사는 가족을 거리에서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할아버지와 손자 삼대가 근처의 작은 식당으로 가는 중이었다. 그들의 화목한 모습을 보고 당신은 몇 마디 축복의 말을 건네고 싶지만 그 가족들과 평소 덕담을 해 본 적이 없거나 그 가족들이 우호적인 인사를 무시할까봐 그저 그들이 지나갈 수 있게 비켜가며 가볍게 헛기침만 할 뿐이다. 연구토론회 자리에서 당신은 오랜 경쟁상대를 만났다. 당신들의 관점은 늘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이번에 당신의 경쟁자가 철저하게 준비해서 멋진 강연을 해낸다. 한편으론 마음이 쓰리지만 그의 노력, 완벽한 논리, 유창한 말솜씨, 자유로운 토론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능력 등 그의 멋진 강연을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쉬는 시간에 당신은 그에게 다가가 “비록 내가 당신의 관점에 동의할 수는 없지만 정말로 훌륭한 발언이었소”라고 말하고 싶지만 경쟁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지나 않을까, 내가 시시껄렁해 보이지는 않을까하고 그냥 신랄한 비판으로 대신한다.

“칭찬과 격려, 미루지 맙시다. 칭찬은 그리스도인들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당신의 마음속에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친절, 소박하고 너그러운 말을 주저하지 말고, 망설이지 말고, 물러나지 말고, 비비꼬지 말고, 빨리 타인을 향해 표현하라. 진심으로 우러나와서, 대가를 바라지 않고, 선의로, 가슴에 손을 얹어도 떳떳하기만 하면 당신은 대담하고 정확하게 당신이 하고자 하는 칭찬을 할 수 있다. 당신의 가족에게도 칭찬은 반드시 필요하다. 좋은 뜻, 사랑의 마음, 선의의 악수를 받아들이지 않을 사람은 없다. 선의의 씨앗이 그들의 마음 밭에 떨어져 반 이상은 뿌리를 내릴 것이고 새싹을 틔울 것이며 꽃을 피우고 과실을 맺을 것이다.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스도인 된 우리도 칭찬과 격려를 잊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요? 주변에 있는 성도들과 이웃들에게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고, 미루지 말고 그 자리에서 당장에 행하여 봅시다.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은 그리스도인들을 더욱 빛나게 하는 촉매제가 되어 줍니다. 그런데 복음에 대해서는 어떠합니까? 신앙에 대해, 예수님에 대해 교회에 대해 이야기하면 괜히 핀잔이나 먹을 것 같고, 분위기를 망친다고 할 것 같고, 왕따를 당할 것 같아서 말하는 것조차도 포기해 버리지는 않습니까? 애시 당초 말을 꺼내는 것에서부터 용기를 잃어버리고 그리스도인인 듯 아닌 듯 그렇게 공동체 속에 머물러본 적은 없는지요? 그러나 칭찬도 말을 꺼낼 때 그들의 마음 밭에 떨어져 뿌리를 내리고 또 새싹을 틔우며 꽃을 피우고 과실을 맺는 것처럼 복음도 미루지 말고 즉시로 말할 때 이와 같은 열매들이 맺어집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는다(롬10:17)라고 했습니다. 또한 듣지 못한 이를 어떻게 믿고 전파하는 이가 없는데 어찌 듣겠는가(롬10:14)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입에서 나와 들려져야만 압니다. 훗날 당신의 그 입에서 나오는 하나님 말씀으로 말미암아 “내가 예수를 알게 되었노라.” 라는 말을 듣는 그 날이 분명히 약속되어 있습니다. 그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복음을 이야기하는 것을 멈추지 말기를 바랍니다.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십니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