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영 목사(제일교회 담임)

‘하태완’ 저, 『모든 순간이 너였다』(출판:위즈덤하우스)에서 일부를 옮기며 상념에 젖어 봅니다.

항상 그랬다. 나는 말을 융통성 있게 잘하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법을 알고, 때로는 무척이나 개인적이며 정말 가끔은 이기적일 때가 있지만, 누군가의 가슴에 비수를 습관처럼 꽂는 사람은 아니라서, 이러한 이유들 덕분에 많은 사람이 처음에는 나를 미소로 대한다. 또한 나에게 정말 좋은 사람이라 칭찬을 해주고 나는 그 칭찬이 좋아 매번 선의를 베풀기 위해 노력을 한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작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상당히 친절하고 자상하며 또한 모범적인 사람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배려가 깊고 심사숙고하며 사람들과의 관계성을 갖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라 칭찬을 많이 받았을 것입니다. 자신은 좀 더 힘들더라도 선의를 베풀어 주는 것이 자신답다고 자신을 평가하며 살아왔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딱 여기까지만 행동했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과에 대한 행동뿐 아니라 관계성도 딱 거기까지였다는 것입니다. 더 이상의 어떤 희생과 나눔에도 가지 못했고 더 깊은 인간관계에도 가지 못하고 오히려 외로움과 허무함 속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딱 거기까지만 하고있는 것은 아닌가요?”

신앙적인 면에서 볼 때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주일에는 예배에 항상 참석하고 주중의 각종 모임과 집회에도 종종 참석합니다. 성도들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할 줄도 알고 나름대로 봉사도 합니다. 가끔 큰 행사나 집회가 있을 때면 시간을 내서 섬김이로 봉사하기도 합니다. 헌금도 나름 잘 드리고 있고 수요예배나 금요 기도회도 가끔 참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도들에게 참 좋은 사람이라고, 믿음이 좋다는 말도 종종 듣습니다. 그러나 혹시 딱 거기까지만 하고있는 것은 아닌가요? 그래도 이 정도면 훌륭하잖아요, 이 정도면 건강한 그리스도인이잖아! 이렇게 이야기하며 딱 거기까지만 하고 있다면 내가 정말 건강한 그리스도인 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내가 원하는 종교 생활을 하고 있는지 주님이 원하시는 신앙의 삶을 살고 있는지를 물어야 합니다.

작가는 딱 거기까지만 했던 삶을 살다 보니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라고 칭찬은 받았을지 모르지만 진정한 인간관계를 맺지 못했고 그래서 항상 외롭고 소외된 삶을 살았다고 말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그 정도의 신앙, 딱 거기까지의 신앙이라면 하나님과의 역동적인 관계를 맺지도 못하고 예수님을 위해 희생해 보지도 못하면서 나는 왜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지 모르겠다는 신앙의 허무 속에 빠져들게 될 것입니다.

혹, 딱 그 정도, 거기까지 그래서 하나님 앞에 “이것은 요구하지 마세요.” “이것은 못 합니다.” “이것까지는 하라고 하지 마세요.”라고 하며 경계를 그어 놓았던 것들이 있는지 살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성수 주일에 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교회학교 교사나 각종 직분에 대한 봉사의 자리일 수도 있습니다. 십일조와 예물에 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전도에 관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 그 경계를 허물어 보세요. “하나님! 저도 해보겠습니다. 주님께 모든 것 맡기고 섬기고 봉사하고 드리고 나누고 영혼 구원을 위해 씨를 뿌리는 일들 해보겠습니다.” 이렇게 고백하면서 신앙의 자리로 용기 있게 뛰어들어보세요. 역동적인 신앙과 삶이 펼쳐질 것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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