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창학 목사(기성 서인천교회)

어디에 가면, 어디에 있으면, 어떤 자리에 있으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가? 또 그곳에 가면 가장 안전함을 갖게 해 주는 편안한 장소가 있는가? 누구와 있으면 더 오래 함께하며 머물고 싶은가? 우리 교회는 코로나19로 인하여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오늘까지 지내왔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길을 걸으며 어언 3년이란 세월을 코로나19의 판데믹 속에서 두려움을 자아내고, 교회 중심 개인의 신앙을 테스트하는 기간이기도 했다. 막연한 불안감과 사회적으로 들춰진 ‘교회발’이란 말만 들으면 등골이 오싹함을 느끼는 가운데 인내하며 신앙을 유지해 왔다. 문제는 공동체 역량이 약화된 가운데 놓여있다. 무엇보다도 교회의 공동체 강화가 가장 시급하다. 이제 위드 코로나시대를 맞이하면서 모든 것이 정상화되는 시점에서 사무엘이 고향에서 세운 라마나욧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사무엘상 12장에 보면 은퇴한 사무엘은 중앙 무대에서 떠나 고향인 라마로 내려갔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적지 않은 나이에 고향으로 내려간 그는 뜻있는 젊은이들을 모아 공동체를 이루어 함께 살았다. 낮에는 함께 노동하고 밤에는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나라의 일을 걱정하며 토론하고 함께 기도했다. 영적 수련을 쌓는 곳이 되었다. ‘라마-나욧’ 공동체가 입에서 입으로 알려지기 시작하자 뜻있는 젊은이들이 모여들었다. 
그 당시 다윗은 위태로운 도망자 신세였다. 초대 왕 사울은 국민적 인기가 자신보다 훨씬 높은 다윗을 시기하여 다윗을 죽이려고 온갖 수단 방법을 다하여 제거하려 하는 중이다. 정예군사 3천 명을 뽑아 다윗을 죽이라는 명령이 내려졌고, 강원도만 한 크기의 이스라엘이어서 다윗이 숨을만한 곳이 그다지 없었다. 쫓기던 다윗은 마침내 사무엘이 기거하는 ‘라마-나욧’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은 라마-나욧이라는 지명이다. 라마(Ramah)는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진 두메산골로 사무엘의 고향이다. 단어의 뜻은 ‘높은 곳’이고, 나욧(Naioth)은 ‘처소’를 말한다. 이는 사무엘이 고향인 ‘라마에 세운 공동체’를 지칭하며 ‘높은 곳의 처소’라는 뜻이다. 결국 하나님의 사람들의 모임이고 공동체를 형성해서 살아가던 곳이기에 라마나욧은 오늘날 교회이다. 그렇다면 사무엘이 중심되어 이끌었던 라마나욧에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코로나19로 흐트러진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자. 

1. 라마나욧, 그곳에 가면 하나님의 은혜가 넘치는 피난처였다. 
사울의 칼을 피해 다윗은 그곳으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를 경험했다. 사울의 군사들이 다윗을 사로잡기 위해 수소문해 그곳에 들어왔지만, 그 군사들이 손에서 창과 칼을 놓고 무장해제를 당했고, 사울 역시도 그곳에서 하나님의 능력으로 무장해제를 당했다. 그러니 라마나욧이 다윗에겐 피난처였던 것이다. 그곳은 또한 안식처였던 것이 분명하다. 
라마나욧, 그곳에 가면 세상 권세에 눌려 쫓기는 자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위로받고, 용기를 얻고, 재기할 수 있는 곳, 하나님의 은혜가 흐르는 거룩한 장소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지친 모든 이들, 후유증으로 시달리는 자들의 피난처요 안식처로서 하나님의 은혜가 흐르는 곳이 교회가 아닌가!

2. 라마나욧, 그곳에 가면 문제가 해결되는 곳이다(18절). 18절, 다윗이 도피하여 라마로 가서 사무엘에게로 나아가서 사울이 자기에게 행한 일을 다 전하였고 다윗과 사무엘이 나욧으로 가서 살았더라. 
다윗은 사울이 자기에게 행한 일을 사무엘에게 다 전했다. 유심히 보아야 할 부분이다. 목숨을 부지하기에 힘든 삶 가운데에서도 자기 삶의 모든 것을 쏟아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가 있는 공동체에 들어와 있다. 이것을 보면 다윗은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지금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 과연 나의 이야기를 다 들어 줄 상대가 있는가’하는 것이다. 그렇다 교회는 각자의 인생의 난제를 들어 주고 그것을 풀어갈 수 있는 곳이다. 인생이 살아생전에 풀 수 없을 것 같은 깊은 곳의 이야기를 꺼내 놓을 수 있고 공동체 속에서 합력함으로 문제가 풀어지는 멋진 라마나욧이다. 바로 교회가 되찾아야 할 모습이지 않은가! 

3. 라마나욧은 변화의 장소였다. 그곳엔 영으로 충만한 사무엘이 있고 하나님의 말씀이 있고 하나님의 사람들이 모여 삶을 나누며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며 찬양하며 예배를 드렸다. 그곳에 사울의 군사들이 들이닥친다. 다윗을 잡으러 온 군사들은 이 하나님의 사람들에게 임하시는 하나님의 영의 임재에 함께 젖어든다. 삶이 변화된다. 
라마나욧, 그곳에 가면 상처받은 자들이 치료되고 회복되며, 분노로 삶이 망가져 가는 자들이 사랑과 감사하는 자들로 변화되고, 질병 속에 허덕이는 자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치료되고, 악한 영에 빠져 피폐해지고 헤매는 자들이 변화되어 새사람이 되는 곳이다. 이곳이 내가 소속된 교회이기를 소망한다.
그곳에 가면 은혜의 강물이 흐르고, 하나님의 말씀이 삶에 스며들어 삶을 나누고 그래서 인생들을 변화시키는 라마나욧, 그곳에 가면, 우리 교회가 있다. 자신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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