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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계절높고 푸른 하늘아래 갈대숲을 거니는 연인들의 손에는 책 한권. 그 사이에 고이 간직해 놓은 단풍잎 하나, 어느 때보다 사랑이 가득한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인간 이성의 산물인 계몽주의(啓蒙主義) 이후, 인간의 영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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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0.22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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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고 푸른 하늘아래 갈대숲을 거니는 연인들의 손에는 책 한권. 그 사이에 고이 간직해 놓은 단풍잎 하나, 어느 때보다 사랑이 가득한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인간 이성의 산물인 계몽주의(啓蒙主義) 이후, 인간의 영역으로 깊게 파고든 “이성적 사랑”에 대한 관심은 ‘사랑학’이라는 놀라운 사유의 작업을 진행시켰다.

‘사랑학’에 대한 근대적 발상은 숨겨져 있는 인간의 내면 욕구의 분출을 대변하고 있었고, 사랑에 대한 오해에 대한 해소의 측면에서 등장했다. 일찍이 사랑에 대한 진실과 오해에서 비롯된 역사 속의 부스러기들이 이제는 당당하게 “하나의 학(學)”으로 자리 잡은 시대가 도래 했다. 그야말로 사랑의 계절이 도래한 것이다.

자기애적 사랑과 의존적 사랑

오늘날 사랑은 홍수처럼, 그 사랑의 부스러기들이 주변 구석구석 진홍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우리들은 사랑을 갈망하고, 행복해 하거나 불행한 사랑의 이야기를 수 없이 펼쳐 놓는다. 사랑이 그렇게 단순하게만 간주되었지만, 그 속에는 숨겨져 있는 비밀이 있다.

프로이트의『자기애에 관하여 On Narcissism』에서, 사랑에 빠지면 자기 자신을 향하던 ‘리비도적 자기애’가 상대방을 향해 옮겨가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눈이 머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사랑하는 이성을 ‘자아 이상형(Ego Ideal)’의 대체물로 삼는 것이다. 자아 이상형이란 ‘초자아’의 일부로서, 어린 시절 부모가 높게 평가하던 특성과 가치가 반영된 준거틀이다.

그리고 그는 남녀의 사랑에는 [자기애적 사랑]과 [의존적 사랑]이 있다고 말한다. 자기애적 사랑은 자신과 비슷한 사람, 자신이 되고 싶거나 되고 싶었던 사람과 같은 자기애적 대상을 향한다. 반면 의존적 사랑은 자신을 돌봐주던 엄마와 비슷한 여자 또는 보호해 주던 아빠와 비슷한 남자 같은 ‘의존적 대상’을 향한다고 말한다. 

미켈란젤로 현상

예술가의 손길로 돌덩어리를 쪼아내고 다듬어야 그 속의 숨겨진 형상, 곧 완벽한 모습의 미켈란젤로 형상이 드러나게 된다. 루카치와 헤나 두 연인은 아름다운 미켈란젤로의 형상을 제작하기 위해, 서로 상대방을 쪼아내고 다듬어주는 망치와 끌이었다.

이처럼 남녀의 사랑은 상대방이 이상적인 자아가 되도록 도와줌으로서 아름다운 형상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이 둘의 노력으로 제작되는 미켈란젤로의 형상을 본떠서, ‘미켈란젤로 현상’이라고 이름 지어진 것이다. 둘이 하나가 되어 또 다른 아름다움의 형상을 만들어내는 비밀의 화원과 같은 것이 바로 사랑이다.

아담과 하와

아가서 2장은 사랑하는 남녀의 모습을 그려낸다. “사랑하는 자는 노루와도 같고, 어린 사슴같이 어여쁘고 내 사랑은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 같다.”고 표현한다. 그리고 성경에는 사람이 그 부모를 떠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하나가 되는 존재(창 2:24)를 기술하고 있다.


 

이들 둘의 존재는 ‘하나’가 되지만 여전히 ‘둘’로 남아 있다. 독립된 존재로서 하나가 남아 있지만, 여전히 그들은 둘의 모습으로 ‘완전한 하나’가 되는 ‘합일의 상태’가 된다. 하나로서는 부족한 그들에게 내가 아닌 또 다른 나를 하나님께서는 창조하셨다. 바로 아담의 갈비뼈에서 하와를 만드신 것이다. 이들의 사랑은 나로부터 시작하여 또 다른 나 자신이 내 안으로 들어오게 되는 합일(合一)의 경지에 오르게 하는 비밀이 숨어있다. 하나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신 것도, 서로의 결핍을 채워서 완전한 하나가 되는 숭고함이 깃들여 있는 것이다.

가을이 완연하다. 창밖의 선선한 공기와 사랑의 향기도 어느 때보다 가득해 보인다. “둘이 하나가 되는” 부부의 사랑, 천진난만한 연인(戀人)들의 사랑 그리고 아가페적인 하나님의 사랑까지 풍부한 사랑의 계절에 마음껏 “사랑하기”를 실천하는 계절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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