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리서치가 발표한 ‘점, 신년 운세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점(사주, 타로, 관상, 신점)을 본 경험이 있는 국민이 41%였으며, 60대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40% 이상이 점을 본 경험이 있다고 답하였다. 개신교인도 23%나 된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미신으로 여기는 점에 관심이 많은 것이다. 더구나 코로나로 어렵고 힘든 시대에 불안한 미래가 더욱 걱정스러운 것이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여야가 확연하게 양 진영으로 나누어져 있다. 어느 후보는 무속과 관련되어 있지 않으냐, 나라의 대사를 무속의 힘을 빌려 결정하겠다는 말이냐며 공격하고, 다른 후보는 상대방 후보의 욕설이나 부인 갑질 논란을 문제 삼아 공격하고 있다. 어느 정치가의 말대로 ‘조금이라도 덜 나쁜 사람을 뽑는 게 선거’인데 무엇이 더 덜 나쁜가를 나는 모르겠다. 

2002년 월드컵 축구경기 때, 우리는 모두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그때는 보수도 진보도 없이 우리는 정말 하나였다. 3월 9일 저녁 늦은 시간에, 한편은 좋아서 기뻐 날뛰겠지만, 다른 한편은 슬픔과 탄식일 것이다. 페어플레이가 끝나고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을 힘차게 모두 함께 외치는 모습을 다시 한번 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다. 

대선 후보와 관련된 무속 논란에 대해서 교회는 별말이 없다. 일부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발 빠르게 성명을 내면서 무속정치, 비선정치를 비판하긴 했지만, 한국교회 다수를 차지하는 보수적 교회의 목회자들은 침묵하고 있다. 생각하는 성도들은 현실판 ‘아합과 이세벨’의 출현에 분노하고 대적할 선지자 엘리야가 도대체 어디 있느냐며 탄식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기독교를 국교로 공인한 이후부터 기독교가 변질된 것이라고 말한다. 

항상 선거철만 되면 각 진영에서 서로가 주님의 뜻인 것처럼 소리 지른다. 내가 주님의 뜻이기에 상대는 반대에 속 한자들이라는 논리다. 목사들이 권력에 줄을 대어 큰 건(件) 하나 해보겠다고 아첨하는 모습은 어느 때나 있었다. 청와대 한번 다녀오면 큰 벼슬이나 한 것처럼 으스대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더 이상 안 봤으면 한다. 홀대와 핍박을 받더라도 주변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초대교회 성도들의 삶이었다. 그들이 흩어져 생명을 걸고 전한 복음이 오늘 우리에게까지 전해온 것이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