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명덕 목사(조치원성결교회)

김동훈 전도사는 1928년 3월 조치원성결교회 2대 사역자로 부임하였다. 1928년 12월호 활천에 기록된 이명직 목사의 글을 보면, 김 전도사는 1928년 3월에 부임하여 10월 16일에 돌아가셨다. 우리 교회에 7개월 반 정도 사역자로 계셨다. 올해 90주년을 맞는 조치원교회의 역사에 비하면 7개월의 사역은 매우 짧은 기간이라 할 수 있으나, 조치원교회에 대한 그의 영향력은 어느 사역자보다 지대하다 할 수 있다.
이명직 목사가 쓴 기사를 참고하면, 김 전도사 부임 당시의 조치원교회 형편은 그리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 이명직 목사의 표현에 따르면 김 전도사는 부임하자마자 숙청을 단행하였다. 이명직 목사님은, “원래 조치원교회는 역내 남녀 교역자들의 실덕(失德)으로 말미암아 교회 형편이 난마(亂麻)와 같은 상태였다. 그러나 형제가 부임한 아래로 교회 내부의 숙청을 단행하여 10여 명의 전도대가 있었다”라고 기술하였다.

숙청의 내용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으나, 김 전도사의 강직한 성품에 비추어 볼 때 타협하지 않고 교회의 본질을 추구했을 것이다.
1929년 활천 1월호에 보면 김 전도사의 순교 후 조치원 지역사회에서는 김 전도사를 크게 흠향하여 그를 성인이라고도 하고 혹은 그러한 위임을 위하여 마땅히 비석을 세워 이름을 천추(千秋)에 전할 일이라고 하였다.
1928년 10월 28일 조치원교회에서 김동훈 전도사 추도회가 열리자 장로교회와 감리교회는 물론 소문을 들은 조치원 지역의 유지나 불신자들까지 스스로 추도회에 참석하였다. 충남지방 감리교회 목사인 전성운 목사의 집례로 시작된 추도회에서는 장로교회 대표로 김정현 장로의 추도사가 있었고, 신자들의 추도사가 줄을 이었다. 또 예수는 믿지 아니하나 조치원에서 명망이 높은 윤상문 씨의 추도문 낭독과 박지혁 씨의 간곡한 추도사가 있었다.
활천에 기록된 이와 같은 내용은 김동훈 전도사의 순교가 교파를 넘어서 조치원 교계의 연합을 이루어 내었고, 심지어 신자와 불신자를 하나로 묶는 전대미문의 연합을 이루어 낸 것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세종지역 YMCA는 순교자 김동훈을 기리는 운동을 범교단적 중요 행사로 추진하기로 하였다. 김동훈 전도사는 성결교회가 배출한 인물이나, 교단을 초월하여 존경받는, 세종지역을 대표하는 순교자이다. 한동안 김동훈 전도사는 순절자로 불렀다. 이명직 목사도 그의 글에서 김동훈 전도사를 순절자라고 명명하였다. 그러나 순절자로 불리던 김 전도사는 교단 결의로 성결교회 순교자 반열에 그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1987년 9월 28일 교단 순교자 순직자 수난자 심의위원회에서는 순교자, 순직자, 수난자에 대해 심의를 하면서 순교자를 “복음을 전하다가 또는 신앙의 지조를 지키다가 살해된 성도”로 정의하였고, 이에 따라 김동훈 전도사의 이름을 성결교회 순교자 반열에 추서하고 1991년 총회를 통하여 순교자로 인정하였다. 그리고 2014년에 총회 역사편찬위원회에서는 조치원교회를 성결교회가 인정하는 순교지 방문교회 명단에 추가한 바도 있다. 김동훈 전도사가 순교한 후 3대 교역자로 천세봉 전도사가 부임하여 김 전도사의 믿음과 순교의 정신을 이어받아 3,000명 구령운동을 전개하였다. 3년 후 김동훈 전도사 순교 3주기에는 10,000명 구령운동을 펼쳤다. 이러한 부흥운동의 결과로 1932년에는 지교회로 전의교회를 설립하였고 그 후 전동교회, 노송교회, 궁평교회, 봉암교회, 연서교회, 내판교회, 태성교회, 서평교회, 죽림동교회 등을 설립하였다. 

김동훈 전도사

기록에 의하면 조치원교회는 1971년에 ‘김동훈순교자기념관’을 설립하였으나, 1982년 새성전을 건축하면서 장소가 협소하여 이 기념관을 없앤 것으로 보인다. 교회 발전을 위하여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겠으나, 아직도 순교자 김동훈 전도사를 기념할 만한 기념관이나 기념물이 교회 내에 없어 아쉬운 마음이 크다.
순교자 김동훈 전도사의 이야기는 보디발 아내의 유혹을 이겨낸 요셉의 이야기에 비견된다. 요셉은 결백했으나 보디발 아내의 무고로 성폭행범이라는 누명을 쓰고 옥에 갇혔다.
김 전도사도 결백했으나 여인의 무고로 집단 구타를 당하였다. 김동훈 전도사는 자신을 구타한 사람을 죽으면서도 끝내 고소하지 아니하고, 살고 죽음이 하나님께 있다고 하며 누구도 원망하지 아니하였으니, 실로 그는 성인이라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
요셉은 유혹을 뿌리친 대가로 옥에 갇혔으나, 후에 총리직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그러나 김동훈처럼 순교자의 반열에는 이르지 못하였다. 김동훈, 비록 그는 죽었으나 순교자의 반열에 올랐으니, 주님의 영광을 만세에 드러내는 인물이 되었다. 우리 조치원교회는 영원히 그를 기억하고 기릴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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