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회장 지형은 목사

"믿음으로라야 희망할 수 있습니다"
먼저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십시오.”

우리에게 열린 새해에 난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코로나 극복의 실무적 과제와 거시적인 방향, 기후 위기의 인식에 기초한 지구 환경의 보호, 민주 정치의 순기능 회복, 상생의 경제 구조 모색 등입니다. 이런 과제들은 우리 사회에만 국한된 것이 아닙니다. 이미 온 세계가 경제를 비롯하여 정치 문화 등 전반적인 생존 구조에서 하나로 묶여 있습니다. 한 국가나 지역 또는 어느 문화권의 문제는 동시에 지구촌의 상황에 깊이 연계돼 있습니다. 21세기의 오분의 일을 넘어서는 이 시대에 인류는 문명사적 전환의 변곡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인류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깊고 현실적인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한 때입니다.

우리의 과제에서 무엇보다 먼저 코로나 극복이 중요합니다. 코로나를 꼬박 이년을 겪었는데 올해도 코로나와 함께 살아야 합니다. 한편으로 방역 정책에서 충분한 협치가 필요하고 다른 한편으로 방역 정책을 신뢰하고 그에 협력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긴요합니다. 이와 더불어 참으로 중요한 것이 거시적인 면의 정신 자세입니다. 공감과 연대를 중심한 인도적 인륜도덕의 가치를 지켜내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가치관에 깊이 연관된 계몽주의의 유산입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언제나 인류를 한 형제자매로 보았습니다. 구원은 모든 이에게 사랑과 평화로 드러납니다. 한국 교회와 우리 사회가 걸어야 할 길입니다.

기후 위기는 이제 몇 십 년을 미리 예측하는 전문가들의 문제가 아닙니다. 기후 위기로 인한 환경 재앙이 세계 곳곳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구 행성의 평균 기온 상승을 막지 못하면 지구적 재앙을 피할 수 없다는 경고가 우리 귀에 울립니다. 탄소 제로를 위한 세계 각국의 현실적인 정책과 노력이 절실합니다. 이를 위한 국제적인 연대와 감시가 필수적입니다. 생태적 환경윤리는 이제 일상에서 생활화돼야 할 생존의 덕목입니다. 기독교 신학과 현장 교회의 목회에서 이 점이 충분히 반영돼야 합니다. 기독교의 복음을 창조와 구원으로 요약하는데 지구 환경을 보전하는 신앙 윤리도 그 중심에 있습니다.

내년 3월에 있을 대선 관련 운동이 한창입니다. 우리 역사의 모든 선거에서 그랬듯이 한국 교회 내부의 갈등이 심해질 것입니다. 교회가 세속주의 정치의 이해관계에 이용당하는 것이 걱정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교회의 민낯이 폭로되면서 바른 신앙의 갈망도 커질 것입니다. 교회가 성경의 복음에 근거한 거룩한 땅을 다시 찾아야 합니다. 진보든 보수든 일반 정치권에 셋방살이 하지 말아야 합니다. 세속 정치의 야합과 타락이 일반적이지만 군사독재 정권 이래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전반적으로 발전해 왔습니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다양한 정치 구조의 역학을 통해 법치의 민주주의가 성숙하기를 바랍니다.

소시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는 언제나 중요합니다. 몸과 연관된 먹거리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며 더불어 먹고 사느냐가 기독교 신앙을 증언합니다. 세계의 경제 구조가 변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에 따른 경제 구조의 변동뿐 아니라 지난 40년 동안 지속돼 온 신자유주의 경제의 수명이 다한 현실에서 새로운 경제 구조를 찾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큰 틀에서 상생의 시장경제라고 표현할 수 있는 이 길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는지가 쉽지 않습니다. 교회의 전통적인 과제인 사회적 약자들을 구제하는 것과 더불어 그리스도인 경제 전문가들이 성서의 가치관에 근거하여 새로운 경제 구조를 모색해야 합니다.

역사를 섭리하시며 사랑과 평화의 복음으로 인류를 구원하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을 신뢰하며 우리에게 열린 새해를 희망합니다. 믿음을 가진 사람만이 미래를 희망할 수 있습니다.
“새해에 복 많이 받고 넉넉히 나누십시오.”

주후 2022년 새해 첫날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지형은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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