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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물단물>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1.12.24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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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독일과 벨기에 국경 부근에 있는 휴르트겐 숲속 오두막집에서 있었던 실제사건입니다. 이 오두막집에는 한 엄마와 아이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크리스마스를 아흐레 앞두고 독일군의 폰 푼드슈테트 원수가 2차 대전을 통해 가장 필사적인 막판 공세를 취하고 있었던 때 이곳으로 피신해 지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었습니다.

전투는 아주 치열했습니다. 대포소리가 밤의 숲을 뒤흔들었고 비행기들이 끊임없이 머리 위로 날고 있었습니다. 수천수만의 연합군, 그리고 독일 병사들이 가까운 곳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또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순간 노크 소리가 들렸고 아이의 엄마는 이내 문 쪽으로 가서 문을 열었습니다. 문밖에는 부상자를 데리고 길을 잃고 헤매던 두 명의 미군이 서 있었습니다. 아이의 엄마는 미군을 숨겨놓았다가 발각되기라도 하면 죽게 될것을 알면서도 미군을 집으로 들어오게 했습니다. 미군을 집안으로 들어오게 한 아이의 엄마는 아들을 시켜 군인들이 발을 녹일 수 있도록 해주라고 말하고, 이내 수탉 한 마리를 잡아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뿐이 아니라 부상당한 사람을 보살펴주기까지 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두 번째 노크 소리가 울렸습니다. 문을 열자, 문 밖에는 독일병사 넷이 서 있었습니다. 아이는 겁이 났습니다. 이제 미군을 보호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죽게 될 것이 뻔했기 때문입니다. 그 순간 아이의 엄마는 “프뢸리에 바이나하텐(froeliche Weihnachten:메리 크리스마스)”하며 인사를 했고 독일 군인도 “프뢸리에 바아나하텐”이라고 대답했습니다. 독일 군인들은 자신들이 길을 잃고 오두막까지 오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아이의 엄마는 한껏 엄숙한 음성을 지어 이렇게 말을 했습니다. “지금 다른 손님 셋이 계신데 아마 친하다고 생각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소.” 그리고는 아주 준엄한 목소리로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에요. 이곳에서 총질을 하면 안돼요”하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독일 병사가 물었습니다. “안에 누가 있습니까?” 아이의 엄마가 말했습니다. “미국 군인이요!”순간 긴장이 흘렀습니다. 아이의 엄마는 이어서 말합니다. “여러분은 내 아들 같고 안에 있는 사람들 역시 그래요. 부상을 입은 소년 하나가 죽음과 싸우고 있고, 그의 두 친구도 여러분처럼 길을 잃고 배고파 지쳐 있어요. 오늘 밤만은...이 크리스마스이브만은 사람을 죽이는 일을 잊읍시다. 독일군 하사는 잠시 멍하게 있었고 아이의 엄마는 그 순간 그들의 무기를 장작더미에 올려놓게 하고 들어오게 만들었습니다.

이어 아이의 엄마는 미군에게 가서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역시 총을 빼앗아 장작더미에 올려놓았습니다. 아이의 엄마는 군인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의자를 준비했고 먹을 것을 계속해서 마련하였습니다. 또한, 서로 대화할 수 있도록 유도했습니다. 밤새워 서로 먹고 이야기하는 가운데, 군인들은 서로에게 있던 포도주와 빵 덩어리를 꺼내었고 함께 마시고 먹었습니다. 이렇게 되자, 적의와 의심이 가득 차 살얼음판 같았던 분위기는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스마스 아침이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정말 뜻밖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독일 하사가 미국 병사에게 지도를 보이더니, 독일군이 있는 곳을 피해 갈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해주는 것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서로 적군일 수밖에 없던 독일군과 미군이 드디어 화해를 한 것입니다. 독일군과 미군은 악수를 나누고 서로 반대 방향으로 돌아서서 가야 할 길을 갔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서로 죽여야만 살 수 있었던 미군과 독일군이 서로 죽이지 않고도 살 수 있는 길을 얻을 수 있었던 것처럼, 아기 예수님의 탄생은 도저히 화해를 이룰 수 없는 관계까지도 화해케 하여 생명을 얻게 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진정 기뻐하는 성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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