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 논설위원, 상도종합사회복지관 관장

사모와 사명(37)

제7부 “사모와 가족치료”에 대하여, 1) 사모와 소명, 2) 사모와 사명, 3) 사모와 기도, 4) 사모와 성령충만, 5) 사모의 역할과 사역, 6) 사모의 영적 훈련과 연단, 7) 사모와 성령의 은사 및 영적 능력, 8) “사람을 치유하는 사모”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2) 사모와 사명-자녀를 향한 사명(자녀의 심리·정서·육·영의 욕구와 필요를 채우는 사명) 
가. 자녀의 심리·정서·육에 대한 욕구(deeds) 및 필요(necessity) - 자아존중감(自我尊重感, self-esteem)-

부모로서 자녀에게 가장 잘못하는 것이 있다면 첫째 자녀들의 영혼을 관리하지 않는 것이며, 둘째 자녀의 자아존중감을 높여 주지 못하고 무너뜨리는 것이다.

먼저 자녀의 자아존중감을 살펴본다면 사람은 어린 시절 지신을 돌보는 양육자 특히 가장 영향력을 미치는 양육자의 양육 태도에 의하여 자신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자신의 가치를 알게 되거나 아니면 자신을 쓸모없는 존재이며 가치 없는 사람이라고 인식하며 성장하게 된다. 

자아존중감(自我尊重感, self-esteem)은 한 개인의 최대 에너지원으로서 자아존중감 지수가 높은 사람은 높은 문제를 만나도 여유롭고 지혜롭게 해결해 나가지만 자아존중감이 낮은 사람은 문제해결보다는 분노하거나 좌절하게 된다. 자녀를 양육하다 보면 어린 시절 자녀가 한 번쯤 소중한 물건을 깨거나 망가트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때 어머니가 먼저 해야 할 말은 “너 괜찮아! 다치지 않았니?”라고 말해야 한다. 그러면 자녀는 우리 엄마는 엄마가 아끼는 그 어떤 소중한 것보다 내가 더 소중하구나! 라고 생각하며 자기 자신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자아존중감이 상승하게 된다. 

그러나 사고를 치고 두려워하는 자녀에게 “너 이게 얼마짜린 줄 알아, 매일 사고만 치는 것이 꼭 자기 아빠를 닮아서”라고 한다면 그 자녀는 엄마에게 있어서 나는 깨어진 컵이나 물건보다도 못한 존재라고 인식하고 나아가 그와 같은 취급을 받는 아버지도 가치 없이 인식하게 된다.

또한, 자기 자신을 형편없는 사람으로 가치를 저하하여 낮은 자아존중감을 형성하게 되므로 매사에 자신감을 상실하게 되며 남의 눈치를 보게 되고, 심하면 죄의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때도 있다. 가장 무서운 것은, 낮은 자아존중감 때문에 고통 하는 청소년이나 성인이 자기 자신의 가치와 소중함을 찾지 못하게 되면 ‘자살’이라는 늪에 빠져들게 된다. 

필자가 자살의 위기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상담했던 경험에서는 경기가 어려워서, 남들이 괴롭혀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서 등의 이유가 아닌 자아존중감이 낮아서 자살에 노출된 청소년이나 청년들을 만나보았다. 

3번이나 자살에 노출된 A라는 여자 청년을 어머니의 의뢰로 상담을 하게 되었는데 그녀는 학창 시절 많은 방황을 하게 되었으며 술과 흡연 등에 노출되고, 가출까지 하게 되었는데 문제는 방황하는 자녀를 대하는 부모에게 있었다. 이렇게 방황하는 자녀에게 부모님들은 이해하며 교육하기보다는 처벌 위주로 자녀를 다스렸다. 심지어 머리를 깎고 방에 자물쇠를 채워 가두는 등 가혹한 처벌 위주의 양육 때문에 자녀의 자아존중감은 바닥에 내려가 있었다. 상담하며 자아존중감 체크를 하는데 서슴없이 자신의 자아존중감은 0점이라고 대답하는 그녀 앞에서 필자의 가슴은 무너지는 것 같았다. 

아 어떻게 이렇게 연약한 에너지를 품고 지금까지 견디어 왔단 말인가? 마치 기름이 다 바닥난 상태인 자동차가 언덕길을 오르는 것처럼 그녀의 모습이 금방이라도 물속이든 불 속이든 뛰어들 것 같은 위기감을 느끼게 했다. 

부모를 상담하는 과정에서 자녀의 사춘기 시절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던 잘못된 양육 방법에 대하여 눈물로 후회를 했지만 너무나 많은 시간이 지나 돌이킬 수 없는 현실 앞에 망연자실하고 있었다. 다음호는 제7부 사모와 가족치료 41, 사모와 사명 38이 게재됩니다. 

문순희 박사(상도종합사회복지관 관장)  nhh120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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