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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환경칼럼(15)신의 아이와 인간의 아이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1.12.01 14:46
  • 호수 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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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광연 교수 (숭실대학교)

1998년에 개봉된 영화 가타카(GATTACA)는 인간 복제를 주제로 한 이야기이다. 영화에서 주인공 부부는 디자이너 베이비(맞춤아기)를 낳기 위해 생명공학자를 찾아가게 된다. 영화는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유전자 선별 기술로 우수한 아이를 가질 수 있는 미래의 세계를 그려낸다. 영화 속 부부는 이미 자녀를 가지고 있었다. 부부는 남자 아이를 양육하고 있었는데, 그 아이는 우리들처럼 자연적 출생의 과정에서 태어난 아이이다.

하지만 영화 속 시대는 유전자를 선별하여 건강한 아이들을 태어날 수 있게 하는 기술의 상용화가 이루어진 이야기를 다룬다. 주인공 부부는 생명공학자에게 찾아가서 질병의 유전자를 제거하고 건강한 유전자만을 선별해서 아이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한다. 부부는 이미 남자 아이를 기르고 있었기 때문에 남동생을 계획하고 있었다. 남동생으로 태어날 아이는 말 그대로 과학 기술의 힘으로 제작된다. 자연적 출생과 달리 생명공학 기술로 아이를 ‘만드는’ 것이다.

 가타카 영화는 자연적으로 태어난 아이와 유전자 선별 과정을 거쳐 맞춤아기로 태어난 두 형제의 이야기를 그려낸다. 자연적으로 태어난 형과 달리 동생은 몇 년 지나지 않아 우수한 유전형질 덕분에 형의 키를 훌쩍 넘어서게 된다. 그리고 뛰어난 신체 뿐만 아니라 지능까지 우수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라게 된다.

비록 영화 속 이야기이지만 두 형제는 서로 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다. 자연적 출생과 달리 우생학적으로 선별된 유전자를 가진 동생은 말 그대로 탁월한 유전자 덕분에 사회에서 우수한 직업을 가질 수도 있다. 영화 속에서 실제로 우수한 유전자만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들은 교육이나 여러 가지 면에서 앞서게 된다. 당연히 앞서게 되는 유전형질 덕택으로 아이의 진로와 미래는 남부러울 것 하나 없어 보였다.

이 영화에서 자연적 출생으로 태어난 아이는 ‘신의 아이’로 불리고, 생명공학 기술의 개입으로 태어난 아이를 ‘인간의 아이’로 불린다. 신의 아이는 자연적으로 출생한 하나님의 창조계획에 의해 태어난 아이이다. 하지만 인간의 아이는 신놀이를 하는 생명공학 기술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아이이다.

칸트(I. Kant)는 “너는 너 자신의 인격과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에 있어서 인간성을 항상 동시에 반드시 목적으로 간주하여야 하며, 결코 한갓 수단으로서 결코 사용해서는 안 된다.”(도덕형이상학 원론 IV, 61)고 말하였다. 인간은 다른 어떤 존재에 수단으로 사용될 수 없다. 인간의 생명은 그 자체로서 반드시 목적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하지만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이제 생명공학자들은 인간의 생명을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게 되었다. 기술의 힘은 인간의 생명을 수단으로 전락하게 만들고 있었다.

우리는 그 동안 인간의 탄생에 대해 ‘잉태’ 또는 ‘출생’이라는 소중한 의미를 부여했다. 한 아이의 출생은 하나님의 섭리와 계획에 태어나고, 그 아이는 ‘신의 선물’로 간주되었다. 아이의 탄생으로 가족 전체가 기쁨을 얻고, 우리는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삶을 이어왔다. 하지만 생명공학 기술로 이제 인류는 신의 아이가 아닌 인간의 아이를 직접 만드는 시대를 경험하게 될지 모른다.

전통적인 가치관은 남자와 여자가 둘이 서로 하나가 되어 사랑의 결실을 맺고 그로 인해 귀한 생명이 탄생한다고 믿었다. 잉태의 순간은 우리가 신의 개입과 섭리가 작동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단순히 과학 기술의 개입으로 신의 인간은 사라지고 사람의 인간이 등장하는 시대가 가까이오고 있다. 우리의 미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생명에 대한 기술의 지배로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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