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진  목사(세한교회)

요즘 어디를 가나 화가 나서 힘들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나라가, 정치인들이, 사회가, 직장과 사업장이, 가정이, 자녀들이, 아니, 사는 것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화병이 생겼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마음이 상하고, 기쁨도 없으며, 몸도 힘든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런데 분노라는 감정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망가트리는지 우리는 그 해악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노라는 감정을 조절하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이것은 모세를 통해서도 알 수가 있습니다. 모세는 가장 위대한 영적 지도자 중 한 사람이자, 하나님으로부터 온유한 자라고 인정을 받은 자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출애굽부터 40년 광야 생활하는 내내 백성들의 온갖 불평과 불만을 잘 참고 견디던 하나님의 사람도 순간의 분노를 참지 못하고 가나안 입구에서 “우리가 너희를 위해서 물을 내랴!”라고 하면서 지팡이를 두 번이나 내려치며 분노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일로 인하여 그는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지 못하는 비극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쉽게 분노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분노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요? 그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육체적, 정신적으로 한계가 분명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수행을 한들 분노 자체를 금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때로는 분노하되, 분노의 감정을 잘 통제하고 다스릴 수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 분노를 하더라도 하나님의 뜻 안에서 잘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분노해야 할까요?

첫째, 분노의 감정이 생겼을 때, 사람이 아닌 하나님께 표현해야 합니다. 시편 109편은 다윗의 시입니다. 그는 하나님으로부터 내 마음에 꼭 드는 사람이라는 사랑과 인정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지금 불같이 화를 내고 있습니다. 얼마나 화가 났던지 그 아들은 고아가 되고, 그 아내는 과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저주를 퍼붓고 있습니다. 즉 다윗은 자신을 화나게 한 사람이 죽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저주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가 이렇게 화가 난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성서 신학자들은 다윗이 왕이 되기 전 사울 왕에게 쫓겨 다니며 몸과 마음이 지쳐서 이렇게 화를 내고 있다고 해석합니다. 이렇듯 사람은 아무리 믿음이 좋아도 삶이 힘들고 어려우면 감정을 온전히 통제하지 못해 화도 내고 욕도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사실은, 다윗은 머리끝까지 화가 났을 때 하나님을 찾았다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분을 쏟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모든 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즉 하나님 앞에서 기도하며 자신을 화나게 한 사람, 상황에 대해 속이 시원할 정도로 욕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다윗의 마음과 분노를 사랑의 하나님께서 크고 넓은 마음으로 받아 주시고 그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셨을 뿐 아니라, 그를 원수의 손에서 구원하셨습니다. 이렇게 사람이 아닌 하나님께 분노를 쏟아내는 것이 바로 그리스도인이 분노를 처리하는 방법입니다. 분노의 감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진 본성입니다. 이 자체로는 죄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감정이 잘 다스려지지 않을 때는 우리의 몸과 마음을 힘들게 하고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하나님과의 영적 관계를 해치게 됩니다. 오늘 우리에게 주신 말씀대로 분노를 잘 다스리셔서 하나님이 만드신 아름다운 세상에서 참된 행복을 누리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이 되길 간절히 바랍니다.

둘째, 분노를 하되 마귀에게 틈을 보여서는 안 됩니다.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고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엡 4:26-27).” 사도 바울은 분노하되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고 말하며, 그 방법을 두 가지로 제시합니다. 먼저, 분을 내되 죄를 짓지 말라는 것입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한계가 분명한 우리들은 분노의 감정 자체를 없앨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죄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즉 나를 분노하게 한 사람에 대해 적대감을 가지고 직접적으로 분을 표출하여 나의 마음도 상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도 심히 상하게 했다면, 이것은 분명히 마귀에게 틈을 내주는 죄를 짓는 것입니다. 분을 내서 자신과 다른 사람을 실족하게 하면 이것이 바로 분노가 죄가 되는 것입니다. 또한 자기 욕심을 버리지 못한 채, 자신이 목적하는 바를 위해 분노라는 수단을 사용하는 것도 마귀에게 틈을 내어 주는 죄를 짓는 것입니다.

또 다른 방법은,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는 것입니다. 사람이 분을 내는 것은 본성과도 같은 것이기에 분을 내는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사탄 마귀는 그것을 이용해 죄를 짓게 만들 것이라는 것을 알고, 화가 났으면 빨리 이것을 해결하라는 것입니다. 해가 지기 전, 다시 말해, 분을 내었으면 그것을 가능한 한 빨리 없애라는 것입니다. 만일 이것이 여러분의 힘만으로 부족하면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창조하시고,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정확히 들여다보시는 하나님께 여러분의 분을 쏟으며 많이 우시기 바랍니다. 그리하면 반드시 내 마음에 쌓인 태산 같은 분노도 사그라들어 사라지게 하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요즘 세상이 온통 화날 일 천지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언제 끝날지 모르고, 정치는 혼란스럽고 경제 상황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예배와 기도 생활마저 제대로 못 하시는 분들이 많다 보니 심령이 메마르고 분노의 감정이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러한 때, 우리는 마음과 생각을 잘 지켜야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창조자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자신의 생명을 아낌없이 내어준 천국 시민들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를 통해 하나님은 패역하고 음란하며, 죄가 크고 사랑이 식은 이 세상에 참된 자유와 만족, 평안함이 가득한 세상을 이루시길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의 분노가 가득할 때, 이것을 잘 관리하시기 바랍니다. 이를 위해 마음의 분노가 생겼다면, 사람이 아닌, 하나님 앞에서 쏟으시길 바랍니다. 나아가 분을 내어도 마귀에게 틈을 주지 않기 위해 죄를 짓지 말고, 속히 이것을 없애려는 노력을 하시기 바랍니다. 그리한다면, 우리 삶 속에서 하나님이 주시는 기쁨이 샘솟듯 넘쳐나 우리의 마음은 천국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복이 속히 임하기를 간절히 주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주 진 목사(세한교회)  dsglory3604@nate.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