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영 목사  (제일교회 담임)

‘정진홍’님의 『완벽에의 충동』(출판:21세기북스)에서 일부를 옮겨봅니다.

트라팔가 해전의 영웅인 영국의 호레이쇼 넬슨 제독, 200년 전인 1805년 10월 21일 넬슨 제독이 이끄는 영국해군은 스페인의 남서쪽 트라팔가 앞바다에서 프랑스-스페인 연합함대와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작전을 고심하던 넬슨 제독은 적의 함대가 이질적인 두 나라로 구성된 것을 이용하여, 먼저 적진을 둘로 분열시킨 다음 그 중 하나에 전력을 집중해 격파한 후 나머지도 무찔렀습니다. 그런데 넬슨 제독은 승리가 확실시되는 순간, 적의 저격을 받아 기함 빅토리 아호에서 전사했습니다. 하지만 저격당한 후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넬슨 제독은 지휘권을 넘기고 쉬는 것이 좋겠다는 부하들의 요구에도 아랑곳 않고 끝까지 자신의 위치를 지키며 제독으로서의 임무를 다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신에게 감사드린다. 나는 내 의무를 다했노라”는 유언을 남기고 장렬히 전사했습니다. 비록 영국은 넬슨을 잃었지만 영국 본토 침공군 15만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었던 나폴레옹의 위협으로부터 나라를 지킬 수 있었고 그 후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릴 만큼 창대해지는 계기가 됩니다. 사실상 넬슨 제독으로 말미암아 세계사의 판도가 바뀐 것입니다.

  “위대한 신앙의 발자취는 포기치 않는 신앙에서”

넬슨은 12세에 해군에 입대하여 20세에 함장이 되었습니다. 그 후 서인도제도와 발트해, 캐나다 등지에서 복무했습니다. 1793년은 군함 아가멤논의 함장이 되어 대담한 작전과 독자적인 전술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영국해군은 1794년부터 1805년까지 넬슨의 지휘 아래 프랑스를 줄곧 제압했습니다. 하지만 넬슨 제독은 1794년 코르시카 섬의 칼비 항 공략 때 오른쪽 눈을 잃었고, 1797년 세인트 빈센트 해전에서는 뒤에 ‘넬슨류’라고 불리게 되는 독자적인 전법으로 스페인 함대를 완패시켰지만 오른팔을 잃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외팔에 외눈박이가 되었지만 이런 핸디캡이 그를 주저앉힐 순 없었습니다. 넬슨 제독은 1798년에 나일강 하구의 아부키르 만에서 나폴레옹의 프랑스함대를 격파해 ‘나일강의 남작’이라 불리게 되었고 1799년 지중해 함대사령관에 임명되기에 이릅니다. 1801년에는 코펜하겐에서 덴마크함대를 격파해 자작으로 서임되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1805년 운명의 트라팔가 해전에서 프랑스-스페인 연합함대를 격파해 유럽을 호령하던 나폴레옹 1세의 영국 상륙계획을 무산시켰던 것입니다. 남들 같으면 신체의 한 곳만 잃어도 퇴역을 생각했겠지만 그는 한눈을 잃고도, 또한 한쪽 팔을 잃고서도 퇴역은 생각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외눈박이에 외팔로 트라팔가 해전을 지휘했고 전투의 막바지에 저격수의 총알을 맞고도 지휘권을 포기하지 않은 채 끝까지 싸웠습니다. 그야말로 놀라운 투지가 아닐 수 없습니다.

넬슨 제독은 9살 때 어머니를 잃고 홀로 생활해야 했습니다. 패스턴 문법학교에서 간단한 교육만 받았으며 12살에 해군에 입대했고 평범한 선원인 키잡이로 시작되었습니다. 또한 평생 배멀미에 시달렸던 사람입니다. 이런 배경은 결코 위대한 장군이 될 만한 사람의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불굴의 투지로 자신의 환경을 극복했습니다. 성도의 삶을 생각해보았습니다. 위대한 신앙의 발자취는 최적의 삶의 조건과 여건에서 만들어지기 보다는 고난과 역경을 뛰어넘는 포기치 않는 신앙에서 만들어졌습니다. 혹 신앙을 지키려다가 넬슨처럼 한쪽 눈을 잃어버렸고 또한 한쪽 팔도 잃어버린 그런 상태는 아닌지요? 그랬더라도 포기치 않고 신앙의 길에 정진하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끝까지 신실하게 신앙인의 길을 달려 마지막 주님의 부르심 앞에서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나는 내 의무를 다하였노라.’라고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일이 되겠습니까?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 같이 되어 나오리라(욥 23:10)”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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