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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영 목사의 Book-Life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1.10.13 14:54
  • 호수 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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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영 목사  (제일교회 담임)

‘이미경’님의 「동전 하나로도 행복했던 구멍가게의 날들」(출판:남해의 봄날)의 내용을 일부 발췌하여 각색해 보았습니다.

가족 중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없지만 손재주가 좋은 분은 있습니다. 양장 기술이 남달랐던 어머니, 그리고 전설 같은 솜씨의 외할머니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기억 속의 외할머니는 온통 하얀색이었습니다. 은발을 곱게 빗어 넘겨 비녀로 쪽을 지고 하얀 무명이나 모시로 지은 한복을 즐겨 입으셨습니다. 내가 어릴 적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그 모습도 꿈처럼 아련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결코 잊을 수 없는 할머니의 물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엄마의 반짇고리에는 빨간색 비단으로 꼭지를 단 사과 모양의 예쁜 실꾸리가 있었습니다. 외할머니가 시집가는 엄마에게 만들어 준 것이라고 했습니다. 외할머니의 실꾸리는 오랜 시간 나와 함께 했습니다. 어떤 때는 장남감이 되었고 이가 흔들릴 때면 실꾸리에서 푼 실을 이에 감아 뽑았습니다. 내가 체했을 때도 엄마는 실꾸리를 찾아 손가락에 실을 감고 바늘로 손을 따 주셨습니다. 내가 커 갈수록 실꾸리는 점점 작아졌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나는 더 이상 외할머니의 실꾸리로 놀지 않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실꾸리는 그렇게 언제인지 모르게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실타래에 관한 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싶습니다. 신앙의 년수가 더해 질 수 록 더욱 주님께 묻기를 잘하고 그래서 주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신앙의 나이가 들어가면 익숙해 지면서 쌓인 경험으로 인해 더 이상 묻지 않고 주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면 주님이 기뻐하실 것 같고 저렇게 하면 주님의 뜻에 맞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묻고 음성을 들으려고 하는 생각이 점점 사라지고 맙니다. 마치 실타래가 그렇게 재미있던 장난감이었는데 어느 날부터 손에서 자취를 감추어버린 것처럼 말입니다. 혹 주님께 묻고 그분의 음성에 귀 기울이던 아름다운 신앙 모습이 사라져 가고 있지는 않습니까?

요한복음 6장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게 됩니다. 그동안 행하신 이적으로 인해 수많은 사람들이 주님을 따랐고 그래서 빈들에 모여든 장정이 5,000명에 이르게 됩니다. 해질 무렵이 되었기에 그들을 먹이는 일이 걱정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들을 불쌍히 여기시는 주님의 눈빛에서 제자들은 주님의 마음을 읽었습니다. 200데나리온의 돈이 필요하다는 제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돈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믿음이 필요하시다는 주님의 눈빛을 읽었습니다. 그리고 제자 안드레는 어린 소년의 믿음의 도시락을 받아들었습니다. 하나님께 감사 기도하신 주님은 사람들에게 나눠주라고 하셨습니다. 와우!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모든 사람이 배불리 먹고 12광주리가 남았습니다. ‘그렇구나! 주님의 일은 믿음으로 하는 것이구나. 믿음으로 나아갈 때 우리 주님이 일하시는구나.’ 주님이 무엇을 원하시는지 이제는 그 눈빛만 보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바다 건너 가버나움으로 가시길 원하실 것 같아 배를 준비합니다. 주님이 아직 배에 오르지 않으셨지만 주님이시기에 주님의 방법이 있으리라 생각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출발했습니다. 주님을 모시지 않고 자신들의 생각만으로 길을 떠난 제자들의 모습, 제자들은 더 이상 주님께 묻지 않았습니다. 이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 아닙니까? 주님이 원하시는 바를 물어보지도 않고 주님은 이렇게 하시기를 원하실 것이라며 내 생각을 주님의 생각으로, 내 뜻을 주님의 뜻으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주님이 하시고자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서 교회에서, 신앙의 자리에서 행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주님의 뜻을 이제는 잘 알 것 같은 때가 되었다면 더욱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주님께 더욱 묻기를 청하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바로 그것을 원하십니다. 주께서 여러분과 함께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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