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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들의 연말 콤플렉스수년전 서울의 모 장로교회 목사가 교회 재정예산과 집행 방식을 개혁하려고 했다. 그는 최선을 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그 교회를 나와 한 대학의 강당에서 개척을 했다. 교회가 성장하자 그는 4개의 교회로 나누고 동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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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0.0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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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전 서울의 모 장로교회 목사가 교회 재정예산과 집행 방식을 개혁하려고 했다. 그는 최선을 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그 교회를 나와 한 대학의 강당에서 개척을 했다. 교회가 성장하자 그는 4개의 교회로 나누고 동일한 교회 개혁의 이념을 확산시키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다. 당회가 예산을 세우고 당회원이 각 위원장이 되어 예산을 집행한다. 목회자는 정해준 사례비를 받고, 설교하고 심방만 하면 된다는 틀이 짜여져 가고 있다. 역사가 오래된 교회는 나름대로 교회 운영의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어 담임목사도 하나의 부속품처럼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아무리 개혁적 비전이 있어도 그것을 실현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예산의 뒷받침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교회 개혁은 교회 재정 운영의 개혁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보여 주었다.

이제 모든 사람이 좋아하는 계절인 가을이 왔다. 그러나 목회자는 가을이 오면 다가올 연말에 치루어야 할 사무총회를 생각하고 그 준비에 마음이 바쁘다. 보다 나은 목회를 꿈꾸지만 예산 세우는 문제에 봉착한다. 목사는 경험상으로 교회의 관행에 따라서 결국 무난한 예산을 세우고 그럭저럭 변화 없는 교회를 이끌어간다. 그러나 항상 눈에 현저한 변화인 교회성장의 둔화에 마음이 불안하다.

그리하여 이 장벽을 뚫기 위하여 40일 금식기도도 하고, 각종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어떤 젊은 목사는 새벽에 나와 밤에야 집에 가는 강행군을 하다 쓰러지기도 했다. 교회의 이면에서 일어나는 슬픈 이야기이다.

교회는 목사를 청빙하여 목회를 위임했으면 일차적으로 그의 목회 비전을 실현할 수 있도록 예산으로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의 신앙도, 신학도, 목회 철학도 다 땅에 파묻히게 된다. 그리고 그는 안일한 목회를 추구하게 된다. 변화는 일어나지 않고, 자조 섞인 탄식만 쌓이게 된다.

이제 한해가 저물고 새해가 온다. 교회는 목회자의 새해 계획에 대하여 충분한 설명을 듣고 그 계획을 수행할 수 있는 예산을 세워야 한다. 좀 파격적이라 해도 목회자가 기도하고 실현하고자 하는 계획을 지지해 주는 예산이 필요하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다원화 사회이다. 복음의 본질은 불변하나 복음의 실현 방법은 교회마다 다른 특징을 가질 수 있다. 워낙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사람들의 의식이 변하고 있다. 혹자는 왜 교회가 사회의 요구를 채우지 못하느냐고 질책한다. 그러나 어떻게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교회가 다 채워줄 수 있겠는가. 교역자가 기도 중에 어떤 문제를 선택하고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 교회는 담임목사의 선택을 신뢰하고 집중하여 목회 할 수 있도록 예산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아무리 급한 일도 당회 결의를 통과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재량으로 할 수 없는 실정이다. 교회의 제도가 너무 강화되면 성령의 역사도 제한을 받는다.

 

교회여 기억하라. 목회자가 힘을 잃으면 교회는 부흥도 성장도 안 된다. 문제는 교회가 교역자의 사기를 꺾고 있는 이유를 모르고 있다는 데 있다. 소신대로 되는 일이 없고, 목회 현장은 부진하니 목사들의 정열이 헛된 곳으로 발산될 수도 있다. 또 다른 측면의 결과는 목회 현장에 고독한  섬처럼 목사들이 서 있게 된다.

교회들이여, 그대들의 목사를 사랑하라. 그리고 그 사랑의 증거를 예산에 반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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