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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갔다가 돌아오라 - 인생은 종착역을 향해 달리는 열차와 같아모두가 잘 놀다가 이 세상에 소풍 마치는 날 이제야 돌아왔느냐고 이제 돌아왔다고 귀향 보고를 마쳐야 하겠는데 돌아가는 물레방아는 물이 없어서 멈추지만 여전히 세월은 돌아가는 인생 수레바퀴를 돌리고 있다. 잘 갔다가 오너라고…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09.09.25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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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진 나라의 시황제는 천하를 통일하고 자기에게 반대한 세력들을 모조리 없앤 다음에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면서 부귀와 영화를 마음껏 누렸다. 그렇지만 언제까지나 그런 부귀영화를 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왜냐하면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진시황제는 죽지 않고 영원히 살아서 권자에 앉아 있을 수가 없을까 궁리하기 시작했다. 사실 그는 모든 것을 정복하였고, 모든 세력이 그 앞에 굴복하였기에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러나 딱 한 가지 죽음만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만일 어느 날 그에게 죽음이 찾아온다면, 그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래서 그는 선남선녀 500명을 동방으로 보내서 불로초를 캐오도록 하였다. 그러나 역사는 그런 진시황제의 노력과 수고를 한낮 헛수고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비웃고 있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다. 인생은 종착역을 향해서 달리는 열차와 같다. 오늘도 내일도 계속 고난의 터널을 지나서 죽음의 종착역으로 달리고 있는 열차들이다. 인간이 짐승과 구별된 가장 큰 요소는 바로 생각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 (Homo Sapiens)는 인간의 위대한 이름이다. 인간은 상상력을 동원하여 물질문명을 발전시켜 왔다. 인간의 상상력과 꿈은

무한하지만 인간 스스로가 무한한 존재인 듯 착각에 빠진다.

서울에서 중학교를 다니다가 6.25를 만나 화천 전투에서 포로로 잡혀 북한 강제 수용소에서 짐승보다 못한 대우와 취급을 받다가 43년 만에 구사일생으로 탈북한 조창호 씨는 이병 계급장을 달고 국방부장관에게 귀대 신고와 더불어 귀향 신고를 마쳤다.

10년에 한번 변한다는 강산이 4번이나 변했어도 오직 변하지 않았던 것은 그의 마음속에 깊숙이 자리 잡았던 강철 같은 의지였다. 그는 험한 시대에 태어나 남다른 인생 역정을 경험했다.

그랬기에 돌아온 믿음의 고향 정동교회를 찾아가 어린 시절 누이의 손을 잡고 불렀던 찬송가를 되새기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물레방아 바퀴처럼 돈 세월이 그로 하여금 숨 가쁜 인생여정 보따리를 풀게 하였던 것이다.

인생은 한 바퀴 돌고 돌아서 다시 귀향해야하는 그리고 잘 다녀왔다고 신고하는 길손이기에 시인 천상병은 ‘이 세상 소풍마치고 돌아가는 날 참 재미있었다고 이야기 하리라’고 했다. 흘러간 물은 두 번 다시 물레방아를 돌릴 수가 없다.

바울의 입에서 떨어졌던 주옥같은 천국의 환상과 기대를 그는 탐심이란 물욕으로 제지시켜 버렸고 잘못 살아온 삶을 눈물로 적셔내고 의인의 반열에 신고 할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간을 놓쳐버리고 말았다.

‘시방은 가라’ 언젠가는 내가 다시 너를 부르리란 말만 남긴 채 영원한 삶을 쉽게 내주었던 벨릭스와 두르실라는 다시 한 번 자신 앞에 환상처럼 바울의 설교를 그리워하였으나 그때는 이미 시간은 없었다. 만남과 이별. 처음과 나중. 시작과 끝이란 단어는 덧없는 인생행로에 기쁨과 슬픔을 안겨주고 영벌생명과 영생생명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시집 간 딸을 바라보면서 잘 살기를 비는 부모님 마음만큼이나 의식 없이 부모를 통해서 주어진 이 한 세상의 삶을 응원하며 마지막 천국 귀대신고를 지켜보시는 이가 계신다. 잘 갔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하는 아버지가 계신다. 집나간 자식 생각에 조그마한 추위도 걱정되어서 잠 못 주무신 부모님이 계신다.

모두가 잘 놀다가 이 세상에 소풍 마치는 날 이제야 돌아왔느냐고 이제 돌아왔다고 귀향 보고를 마쳐야 하겠는데 돌아가는 물레방아는 물이 없어서 멈추지만 여전히 세월은 돌아가는 인생 수레바퀴를 돌리고 있다. 잘 갔다가 오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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