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선 안양대학교 신학과 교수 및 교목실장(위키백과)

Ⅳ. 오문환의 토마스 목사 관련 저술과 기념위원회 조직, 기념교회 설립(1926-1932)

1920년대 들어서 토마스 선교사를 한국에 온 최초의 선교사이자 순교자로 알리는데 가장 앞장섰던 인물이 오문환(1903-1962)이다. 오문환은 1925년 22세에 평양숭실대학을 졸업하고 평양숭의여고 영어교사가 되었다. 그가 토마스 선교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병인년(1926년) 정초를 맛기 멧 週日前에 엇던 신문기자 1인은 저자의게 청하기를 금번은 천주교도 학살로 보던지 洋船剿滅(양선초멸)로 보던지 다사다난하든 지난 병인이후 60년을 지나는 新병인을 당하겠은즉 신년호에 게재하기 위하여 특히 대동강 洋亂(양란)에 관한 논문을 써 달라고 하였던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 신문기자가 부탁한 병인년의 의미 가운데 하나는 천주교도가 학살당한 해요, 다른 하나는 대동강 양란에서 양선초멸, 양선을 쳐부수어 승리한 것이었다. 이 신문기자의 기사 부탁 의도 가운데 더 중요한 것은 “대동강 양란”인데 그 양난의 초점은 “선박초멸”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문기자는 대동강 양란에서 선박을 초멸한 것을 기록하여 우리가 외국의 침입을 이겨 승리했다는 것을 알리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오문환은 “그 때에 피살된 선원 중에 일인은 전도하려고 來하엿든 도마스 목사이엿다는 말을 知하엿슴으로 이 기회를 이용하야 그 목사의 상세한 사실을 발표하리라”고 계획하였다. 그러므로 대동강양란의 초점이 양선초멸에서 그 때 이미 알고 있던 전도하러 와서 피살된 목사를 상세하게 발표하려고 계획한 것은 오문환이었다.

그는 이 일을 위해 먼저 마포삼열 목사를 방문하였다. “마포목사도 얼마큼 그에 대하야 알기는 하엿스나 발표할 수 잇슬만하게 충분치는 못하였다.” 마포삼열 목사는 이미 그의 선교활동 초기에 토마스로부터 성경을 받은 몇 사람들을 만나 보았고 그의 기념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계획을 세우기도 하였지만, 그가 런던선교회 소속 선교사이자 스코틀랜드 성서공회 권서로 제너럴셔먼호를 타고 와서 성경을 반포하다가 순교했다는 것 이상을 말해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문환은 당시 자료의 부족을 극복하기 위해 “서양에서 재료를 엇기를 힘쓰는 것보다 몬져 평양 부근에 생존한 당시 관경인들을 방문하기로 하여” 증인들의 증언을 채취하는 방식을 선택하였다. 그는 그 해 여름방학을 이용하여 4-50인의 노인에게서 얼마만의 재료를 모은 후에 그의 순교 60주년 기념일인 음력 7월 24일에 책자를 발표하였다. 이 책자가 『조선기독교사의 일분수령인 평양양란(平壤洋亂)』이다. 오문환은 이 책의 목적을 다음과 같은 4가지로 기술하였다. 1. 평양양란에서 도마스목사가 순교하얏슴 2. 토마스목사는 장로교 목사로 신(新)기독교 조선선교의 선봉자이었난데 신기독교 특히 장로교회의 시조임 3. 금년(1926)은 토마스 목사의 순교 60년 즉 회갑년에 해당함 4. 제역사(諸歷史)에 평양양란의 연대가 오기되었음. 고로 본서를 간행하야 도마스목사의 순교를 기념하며 동시에 오기된 연대를 정정코저 합니다. 

오문환은 이러한 네 가지 목적을 피력하였는데 이러한 4가지 가운데 처음의 두 가지는 한국교회가 그 이전부터 가져왔던 인식이었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존스 선교사가 이미 그의 죽음을 순교라고 서술하였는데, 이러한 그의 인식이 한국에서 활동하던 선교사들이 가졌던 어느 정도의 공통된 인식을 표현한 것이므로 1번의 명제는 그러한 선교사들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이 책의 서문에 기록된 채필근의 증언은 주목할 만하다. 나는 본년(1926년) 1월에는 평양서문외교회에서 설교하면서 踞今(거금) 60년전 丙寅에 우리기독교신교목사로서 처음으로 우리 조선 따을 밟엇든 토마스 목사가 대동강안에서 致命한것은 무슨형식으로든지 기념을 할만한 사건이라고 니야기를 하였고 지난 7월에 경성에서 열리엇든 조선교역자 수련회 석상에서도 언급함이 잇섯습니다.

채필근은 이미 1866년 1월부터 토마스의 치명52)을 기념할 것을 설교하였는 데 이러한 그의 설교도 한국교회의 토마스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한 것이었다. 그리고 2번의 명제는 마펫 선교사가 1909년 이후부터 공식화한 명제이다.

오문환은 본문에서 토마스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는데 마펫이 한 내용과 거의 동일하다. 후에 상고하여 본데, 최난헌 외 3인의 서양인 중 1인은 영국 스캇틀랜드 지방에 있는 기독교장로교 목사 토마스씨인데, 씨는 1865년 스캇틀랜드 성서공회 직책을 맡아 중국인의 풍선(風船)을 탑승하고 황해도 연안에서 漢文片福音을 반포하였고, 익년 1866년에는 倫敦연합회회원으로 종사할 시에 당시 23세이던 오문환이 이러한 명제를 설정한 것은 당시의 한국 선교사들의 인식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신학도 공부하지 않았던 그가 어려서부터 마펫을 비롯한 선교사들과 교제하면서 그들을 통해 이러한 내용들을 전혀 듣지 않았는데, 갑자가 이러한 인식을 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의 죽음을 순교로 서술하는 것은 거의 같은 시기 백낙준에게서도 나타난다. 그는 토마스의 죽음을 순교로 규정하면서 1926년을 그의 순교 60주년으로 기념하고 그에 대해 잘못된 설명을 바로잡고자 하였다. 이러한 목적을 가지고 기술한 『조선기독교사의 일분수령인 평양양란』이란 책자가 발표되자 그의 순교에 관한 설명은 며칠이 지나 15회 조선예수교 장로회 총회에 소개되었고, 조선예수교장로회 선교사 공의회 회장의 요청으로 그 책자를 공의회에서 소개하면서 토마스의 순교전말을 말하게 되었다.

이은선 박사(교회사)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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