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과정적 : 성결의 양태

성결의 은혜는 한번 받아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방어를 해야 하고, 쉬지 않는 투쟁(딤후 4:7)이 계속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이렇게 성결의 과정적 차원이 확인된다. 이처럼, 성결의 과정을 김유연 목사는 출애굽의 사건에 비유하여 설명한다. 

애굽에서 나와 홍해를 건너 다시 광야를 지나 요단강을 건넌 것이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에 들어온 과정인데, 이는 죄에서 빠져나와 십자가 아래에서 사죄함을 받고 의롭다함을 얻어 신생하고, 다시 근원적인 죄악을(아담의 유전원죄) 십자가에 못 박아 장사해 버리는 것이 성결이니 이것을 일러 성결의 과정이라 하겠다.

성결이란 순간적, 일회적 사건이 아니라 지속적 과정적인 것이지만, 동시에 상승과 발전이 가능한 것이다. 단순한 과정이 아니라 발전적 과정이다. 등산가가 높이 오를수록 시야는 넓어지고 심신의 상쾌함을 느끼는 것과 같이 성결의 최고 봉우리에 오르면 오를수록 영안은 넓어지고 심령의 호대를 느끼게 되는 것이니, 우리 심령은 높이 오를수록 땅의 것은 멀어지고 하나님은 가까워지는 것이다.  

모든 인간들을 변화시키는 기독교이니, 모든 죄인들아! 와서 변화를 받으라. 기독교는 처음보다 나중이 더 좋으니, 처음에 맛이 없다고 하지 말고, 나중에 맛이 더 좋을 때까지 꾸준히 믿으라.

6. 영혼구원 : 성결의 적용  

영국복음주의 역사가인 데이비드 베빙턴(David Bebbington)은 복음주의의 핵심을 4가지, 즉 성경주의, 행동주의, 십자가주의, 회심주의로 정리했는데, 특히 행동주의는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성결교회는 가장 복음주의적인 교회였고, 그 전통에 가장 충실했던 사람 중 한 명이 김유연 목사이다. 

그의 회심자체가 전도의 열매였으며, 신학생 시절 철저하게 전도훈련을 받았고, 일생 동안 전도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그 사명을 충실히 감당했기 때문이다. 그랬기 때문일까? 그의 설교와 글이 도처에 복음전도 혹은 영혼구원의 중요성을 강조한 내용이 여러 곳에서 빈번히 발견된다. 일차적으로, 김유연 목사는 예수께서 지상에 오신 일차적 목적이 영혼구원이었다고 확신했다. 

그러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러한 잃은 양들을 위하여 찾아오시지 않았는가!

백 마리 양 가운데 잃은 양 마리를 찾기 위하여, 목자는 험한 골짜기를 헤매며 마침내 잃은 양을 찾아 집으로 오듯이 우리 주 예수님께서도 타락한 인간들을 구원하기 위하여 이 낮고 낮은 세상까지 찾아오신 것이 아닌가?  

같은 맥락에서 다른 종교와 구별되는 기독교의 결정적 특징이 영혼구원이다. 심지어 당시 한국교회의 주류교회들이 의료와 교육사업 같은 간접적 전도를 통해 한국사회에 기여하고 있었던 반면에 성결교회는 직접전도를 자신의 일차적 사명으로 간주했다. 그런 면에서, 김유연 목사도 영혼구원이야 말로 성결교회에 주어진 본질적 혹은 시대적 사명이라고 확신했음에 틀림없다. 

교회를 통한 사회사업의 의미와 가치를 결코 폄하할 수 없으나, 교회가 민족을 위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영혼구원이라고 믿었던 것이다. 남에게 유익을 준다는 것은 재산을 풀어 의료사업이나 교육 사업을 한다든지, 문명의 이기를 발명하여 사회를 유익하게 하는 것도 좋은 일이나, 영혼을 구원하는 일이야 말로 가장 남에게 유익을 끼치는 아름다운 행실이다.  

기독교는 어떤 종교인가? 기독교가 학교나 유치원 등을 경영하여 교육의 종교인가? 혹은 병원을 설립하고 복지시설을 운영하여 자선의 종교인가? 혹은 각종 강연회를 하고 문명퇴치를 하여 사상의 종교인가? 아니다 교육의 종교도, 자선의 종교도, 사상의 종교도 아니다. 그러면 무엇을 하는 종교인가? 곧 생명을 주는 종교이다. 이 생명은 육체적 생명을 말함이 아니요. 영적 생명을 말함이다.

그러므로 교회의 가장 중요한 사역은 바로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김유연 목사는 영혼구원을 “우리의 대 이상(大 理想)으로 규정하고” 우리의 일생을 바쳐 사람의 영혼을 구원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가장 소중한 것이라고 확신했으며, 이런 맥락에서 일생을 영혼구원에 헌신했던 당대 최고의 부흥사 길선주 목사를 “시간을 가장 가치 있게 쓰신 분”이라고 치하했다. 

그렇다면, 교회에게 맡겨진 위대한 사명은 바로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 온전히 헌신하는 것이다. “여인은 교회요, 등불은 성령을 말함이니, 교회가 성령의 등불을 밝히고 영혼을 구원하는 일에 힘쓰라! 잃은 영혼들을 부지런히 찾자!”  

그런데 김유연 목사는 앞에서 성결을 성령 받음과 연결했고, 성령 받음을 최고 이상으로 선언했다. 그런데 여기서 영혼 구원을 ”최고의 의식“으로 선언하고 있다. 그렇다면 ‘성결이 곧 성령 받은 것이요, 영혼구원이며 최고의 의식’이란 공식이 성립된다.

즉 김유연 목사의 관점에서 성결과 영혼구원은 다른 것이 아니었다. 성결과 영혼구원 모두 기독교의 최고 이상이며, 성결 없이는 영혼구원을 말할 수 없고, 영혼구원과 무관한 성결을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성호 목사  dsglory3604@nate.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