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영 목사(기성 제일교회 담임)

정갑영의 풀어쓰는 경제 이야기 “나무 뒤에 숨은 사람”에서 작은 쥐꼬리 이야기를 잠깐 소개합니다.

쥐가 꼬리로 계란을 끌고 갑니다. 쥐가 꼬리로 병 속에 든 들기름을 빨아먹습니다. 쥐가 꼬리로 유격 훈련처럼 전깃줄에 매달려 허공을 횡단합니다. 쥐가 꼬리의 탄력으로 점프하여 선반에 뛰어오릅니다. 쥐가 꼬리로 해안가 조개에 물려 아픔을 끌고 산에 올라가 조갯살을 먹습니다. 쥐가 물동이에 빠져 수영할 힘이 떨어지면 꼬리로 바닥을 짚고 견딥니다. 30분, 60분, 90분……. 쥐독 합니다. 그래서 쥐꼬리만 한 월급으로 살아가는 삶의 눈동자가 산초 열매처럼 까맣고 슬프게 빛납니다.

쥐꼬리는 변변찮은 쓰임새를 말할 때 사용됩니다.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하찮은 것들을 말할 때 사용됩니다. 그렇지만 쥐꼬리는 많은 일을 하고 강합니다. 쥐는 쥐꼬리를 이용해 계란을 끌고 가고, 들기름을 빨아먹고, 허공을 횡단합니다. 선반을 뛰어오르기도 하고 조개를 잡는 도구로 사용합니다. 심지어는 물통의 바닥을 짚고 30분, 60분, 90분 견디기도 합니다. 지독합니다. 그래서 쥐꼬리만 한 것밖에 없는 삶이라고 해도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성경의 인물 가운데 삶을 포기하기 직전의 작고 여린 홀로된 여인이 한 명 있습니다. 열왕기하 4장의 선지자의 제자 중 한 사람을 남편으로 둔 여인입니다. 남편은 이미 아내와 아들 둘을 남겨둔 채 이 세상을 등진 사람입니다. 아들 둘을 키워내야 하는 이 여인은 남편이 남겨준 채무까지 떠안고 있었습니다. 빚을 준 사람이 두 아들을 종으로 삼겠다고 합니다.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라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를 찾아가 부르짖습니다. 엘리사가 말합니다. “내가 너를 위하여 어떻게 하랴 네 집에 무엇이 있는지 내게 말하라.” “계집종의 집에 기름 한 그릇 외에는 아무것도 없나이다.” 이 가련한 여인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내렸습니다.

이웃에게 그릇을 빌리도록 했습니다. 마지막 남은 그 쥐꼬리만 한 기름을 그 그릇들에 부으라 했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기름이 계속해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 기름을 팔았습니다. 빚을 갚고도 남았습니다. 이 가련한 여인이 하나님의 은혜로 두 아들도 지키고 가정도 지켜낸 것입니다. 무엇으로요? 그 마지막 남은 기름, 아무짝에도 쓸모없을 것 같은 쥐꼬리만 한 기름으로 위기를 넘어선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하나님의 일하시는 방법을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어느 날 갑자기 도깨비 방망이로 “옜다... 여기 있다. 받아라. 뚝딱!” 하시면서 우리의 필요를 채우시는 분이 아닙니다. 내가 가진 것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다 망했어도. 다 잃었어도 그래서 더 이상 그 어떤 희망도, 그 어떤 여력도 없다 할지라도 분명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 마지막 하나, 그것이 비록 쥐꼬리만 한 것일지라도 소중하게 바라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세는 아무짝에도 쓸데없을 것 같은 지팡이로 위대한 출애굽 역사를 이끌었습니다. 골리앗 앞에 선 다윗의 손에 쥐어진 물매도 그야말로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그것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냈습니다. 그래서 아무짝에도 쓸데없을 것 같은 우리의 삶이란 애시당초 없는 것입니다. 그 소중함을 그냥 땅에 쏟아 버려 정말로 아무짝에 쓸모가 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모두 소중해야 합니다. “여수룬이여 하나님 같은 이가 없도다 그가 너를 도우시려고 하늘을 타고 궁창에서 위엄을 나타내시는도다”(신 33:26)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지막 남은 여러분의 기름 조금을 소중히 붙들 때 하나님께서 여러분을 도우시려고 그 위엄을 나타내실 것입니다. 특별히 코로나19의 이 위기 속에서도 주님은 일하십니다. 주께서 남겨두신 마지막 그것을 발견할 수 있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십니다. (유트브 채널 "책 읽어주는 키다리 목사" 영상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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