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운 박사(교회사) 본지 논설위원전 성결대 총장, 성결대 교수

Ⅰ. 김상준의 생애

 이만열(李萬烈) 교수는 이에 아래와 같이 말한다. “3.1운동의 준비 단계, 민중화 단계, 정부 조직 운동으로의 전화에서 기독교인의 역할은 매우 컸다. 특히 3. 1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가는 과정에서의 기독교인의 참여는 매우 광범위하고 적극적이었다.”
 1910년 이후로 일본의 식민지 합병의 한 부분이 된 한국인들은 그들의 불행한 운명에만 자신들을 맡길 수가 없었다. 빼앗긴 나라의 독립을 찾고자 민족적인 3.1운동이 방방곡곡(坊坊曲曲)에서 일어날 때 김상준 목사도 성서학원 사감과 아현교회 주임 교역자를 거친 경성성서학원의 2회 졸업생인 강시영(姜時英) 전도사와 함께 3.1독립운동에 참여하였다.

 3.1운동이 일어난 1919년은 강목사가 경남 밀양교회를 개척한 다음 해였다. 고향인 평남(平南) 용강(龍岡)에서 애국지사들이 밀양으로 내려와서 3.1운동에 대하여 의논할 때, 당시 일본 경찰의 감시를 피하여 방안에 볏섬(벼를 담은 섬)을 둘러쌓은 다음 촛불을 켜 놓고 모의(謀議)를 진행하여 향리(鄕里)에 3.1운동을 봉기케 하였다. 
 민족적인 3.1독립운동이 방방곡곡에서 일어날 때 우리 교단의 창립의 주역을 맡은 김상준 목사도 독립운동에 함께 참여하여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투쟁하였다. 이로 인하여 강시영 전도사와 김상준 목사는 일본군 헌병 보조(憲兵補助)들에게 주모자(主謀者)로 체포되어 평양(平壤) 형무소에 수감되고 가혹한 문초를 당하는 가운데 많은 고통을 당하였다. 1920년초 이들 두 사람이 중형(重刑)에 처한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평양에 올라간 경성성서학원 원장이 석방을 교섭하고 신원(身元)을 보증한 다음 출옥케 되었다.

 킬보른(E. A. Kilbourne) 원장의 신원 보증으로 평양 형무소에서 출옥한 김상준 목사는 이후 더 이상 깊게 독립운동에 개입하지 않고, 본연의 구령 운동에 매진하였다. 
 김상준은 수시로 부흥회를 인도하면서 문서 전도운동에 참여하였다. 김상준이 참여한 출판 기관은 ‘조선기독교 광문사(朝鮮基督敎 廣文社)’에서 1923년 1월 30일 경성 돈의동 명월관에서 모여 개칭된 ‘기독교 창문사(基督敎 彰文社)’였다. 기독교 창문사는 1890년대에 창설되어 주로 선교사들의 주관 아래서 그들의 재정 부담으로 펼쳐 나간 ‘조선성교서회(Korean Religious Tract Society)’ 와는 다르게 선교사의 도움 없이 한국인 자체의 주관과 재력으로 이루어 나갔다. 기독교 창문사에 관계한 이들은 선교사 위주의 문서 선교 운동에 불만을 품은 윤치호(尹致昊), 이상재(李商在), 유성준(兪星浚), 최병헌(崔炳憲) 등으로 주로 당시의 신진 학자들과 평신도들이었다. 

  기독교 창문사의 설립에서 우리는 이 무렵 기독교인들의 민족의식과 문화 의식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당시 기독교 출판계는 선교사들이 세웠고, 선교사들의 주관 하에 있는 조선야소교서회(1890년 朝鮮聖敎書會에서 1915년 朝鮮耶蘇敎書會로 이후 현재 대한기독교서회로 개칭됨)가 대표하고 있었다. 그러나 선교사들의 재정적 지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조선야소교서회는 한국 기독교인의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하는 일면이 있었다. 더구나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을 견지하려는 선교사들에게는 한국 기독교인들의 민족주의적인 성격을 출판물 속에 넣기는 곤란한 점도 있었다. 따라서 한국 기독교 지도자들은 새 시대의 진운(進運)에 부응하여 우리의 힘으로 만든 출판물로서 한국 기독교인들을 계몽하여야겠다는 자각을 가지고 있었다. 

                                                                                              (다음 호에 계속)

초장기 예수교서회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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