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선 안양대 신학과 교수 · 교목실장

3. 1910년대 토마스 기념교회 설립추진과 토마스 기념위원회 조직과 해산(1910-1915)

여기에 그의 죽음을 순교로 평가하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그래서 마펫은 의장 자격으로 스코틀랜드성서공회 총무와 이 문제와 관련하여 논의하여 긍정적인 답변을 얻었다. 그리고 1911년 장로교 선교부 연례회의록에 토마스 기념위원회 조직이 기록되고 위원회 보고서가 게재되었다. 

이 위원회는 토마스 기념교회 설립을 위해 스코틀랜드 성서공회의 재정지원을 받고자 노력하였고, 그러한 가운데 1911년 보고서에서 토마스가 영국의 런던선교회가 아니라 스코틀랜드 성서공회에 의해 파송되었다고 기록된다. 그러므로 토마스 선교사는 스코틀랜드 성서공회에서 파송된 것으로 인식되고, 그러면서 이미 마펫이 언급한 바와 같이 스코틀랜드 장로교인으로 인식되어 한국장로교회와 연결시켜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는 분명한 단초가 생겨나게 되었다.

이 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1914년에는 “다른 의무들의 막중한 압력 때문에 위원회가 작년에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 계획은 포기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위원회는 계속되어야 한다”고 제안하여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1915년에 “그 문제를 취급할 더 적절한 시기가 올 때까지” 자체위원회의 발의로 위원회가 해산되었다.

이러한 기록으로 볼 때 1910년대 선교사들은 마펫이 1909년에 조선에서 죽음을 맞을 때까지 성경을 반포하여 복음을 전파한 토마스의 공헌을 인정한 후에 바로 그 해에 기념위원회를 설치하였으며, 그를 권서로 파송했던 스코틀랜드 성서공회의 후원으로 그의 기념교회를 세우고자 노력하였다. 그들은 스코틀랜드 성서공회로부터 500파운드의 후원금을 받기 위해 6년간 노력했으나 결실을 거두지 못하여 1915년에 해산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이러한 기념위원회 조직과 기념교회 설립을 위한 노력은 장로교 선교사들이 토마스 선교사의 사역을 높이 평가하고 그의 죽음을 기념하고자 노력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으며, 이 위원회의 해산도 “그 문제를 취급할 더 적절한 시기”를 기다리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4. 토마스 선교사 죽음을 순교로 인정한 존스 선교사

토마스 목사의 죽음을 순교로 언급한 첫번째 인물은 한국에서 선교사역을 하다가 미국으로 돌아가 뉴욕에서 북감리회 해외선교회 본부에서 총무로 일하던 존스(George H. Jones) 선교사이다. 존스는 1892년에 한국에 부임하여 인천에서 내리교회를 설립한 후에 다양한 사역을 하다가, 1909년 한국 선교 25주년 기념대회 참석차 미국에 건너간 후에 감리교 해외선교국 총무로 피선되어 조선에 돌아오지 못했다. 그는 1911년부터 1919년까지 해외선교국 총무로 한국 선교를 위해 많은 지원을 하였으며 뉴욕에서 조선에 관한 기사들을 많이 발표하였다.

그는 1915-6년 보스턴 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했던 강의록을 바탕으로 만든 책에서 제너럴셔먼호 사건과 토마스 목사의 죽음을 설명하는 가운데 “따라서 한국이 천주교를 대박해한 해에 최초의 복음주의 선교사가 그 땅에서 순교자의 죽음을 당한 것은 흥미로운 우연의 일치이다. 1866년 8월 ‘제너럴셔먼호’에 탄 다섯 명의 유럽인의 사망은 3월의 베르노 주교와 9명의 유럽인 신부의 처형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한다.

존스는 토마스의 죽음을 천주교 신부들의 처형과 연관시키면서 순교로 설명한다. 이에 대해 옥성득은 위의 글에서 “그의 평가는 1910년대에 토마스의 죽음을 순교로 이해하기 시작한 선교사들의 견해를 반영한다”고 해석한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존스는 1909년 미국으로 건너간 후에 한국으로 돌아오지 않았으므로, 그의 토마스 선교사에 대한 인식은 그가 한국에서 선교사로 활동하던 시기에 형성되었을 것이다.

따라서 존스 선교사는 “최초의 복음주의 선교사”라는 견해와 함께, 순교로서의 그의 죽음의 인식을 국내 선교사들과 함께 공유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존스가 장로교 선교사가 아닌 감리교 선교사였던 점이고, 이러한 면에서 본다면 토마스 선교사의 죽음이 한국 선교사들 사이에 1910년대에 순교로 인식되기 시작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므로 1909년을 전후에서 한국교회 안에서 토마스의 선교활동이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되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감리교의 존스 선교사에 의해 1915년에는 그의 죽음이 순교라고 공식적으로 서술되었다.

이은선 박사(교회사)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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