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양대학교 신학과 교수 · 교목실장

기독교역사에서 오문환이 그의 마음속의 이미지에 따라 토마스 선교사의 죽음을 순교라고 인식한 것이라는 고무송의 해석이나 그의 인식이 가톨릭의 시복식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는 최상도의 해석은 한국 선교사들의 선행하는 일반적인 인식을 올바르게 반영하지 못하는 것 같다. 1890년대 아펜젤러와 게일은 『코리안 리포지터리』를 통해 제너럴셔먼호 사건을 한국 선교사들에게 알렸다. 게일은 이 사건이 조선군의 선제공격으로 발생했고 백기를 든 사람들을 처형했다는 변호적인 관점에서 기술했다. 그리고 그래함 리와 언더우드는 토마스가 조선에 성경을 반포하러 온 첫번째 장로교 선교사라는 사실을 알렸다.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1909년 장로교 선교 25주년 기념식에서 마펫은 그가 조선에 온 첫번째 장로교 선교사로서 성경을 반포하다가 죽었다는 공식적인 평가를 내렸다. 장로교 선교부는 그 해 기념위원회를 조직하여 스코틀랜드 성서공회의 후원을 받아 그의 성경 반포와 죽음을 기념하는 기념교회를 세우고자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리고 1915년에 감리교의 존스 선교사는 미국에서 그의 죽음을 순교라고 서술했다.

오문환은 1926년 『평양양란』을 저술하여 그가 조선에 온 첫번째 장로교 선교사로 순교당했다는 것을 사건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설명했다. 토마스 선교사의 순교에 대한 그의 설명은 1926년 장로교 총회와 장로교 선교사들의 연례회의에서 수용되었고, 승동교회에서 순교 60주년 기념식을 거행하였다. 1927년 5월 그의 순교기념위원회가 조직되었으며, 오문환은 『도마스 목사전』을 저술했고, 1932년 그의 순교기념교회가 봉헌되어 1910년대 선교사들의 기념교회 건립 계획이 이루어졌다. 그러므로 오문환의 토마스 목사 순교에 대한 해석은 그가 1920년대에 갑자기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그 이전의 한국 선교사들의 인식을 이어받아 대중화 시킨 것이라 해석할 수 있다.

Ⅰ. 서 론

2016년은 토마스(Robert Jermain Thomas) 선교사가 제너럴셔먼(General Sherman)호 사건으로 세상을 떠난 지 150주년이 되는 해이다.1) 최근에 그의 죽음이 순교인지를 둘러싸고 많은 논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1980년대 중반까지 오문환, 김양선, 민경배, 『대한예수교 장로회 백년사』는 토마스 선교사의 죽음을 “성경을 전파하다 살해된 순교”라고 인식하였고2) 김인수는 2001년에도 그러한 평가를 하였다. 그러나 1985년 이만열이 그의 죽음을 순교로 평가하는 것에 대해 제국주의 침략의 관점에서 비판적인 입장을 제시한 후에 한규무, 김명호 등이 그러한 인식을 공유하여 그의 죽음이 순교라는 것을 부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토마스 선교사의 죽음에 대한 재평가 과정에서 토마스 선교사의 죽음이 순교로 인식된 것이 오문환 개인의 인식에 의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논의과정을 살펴보면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 것이 토마스 선교사의 죽음이 한국교회사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순교라는 인식을 형성하였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의 죽음을 순교라고 인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책이 오문환이 1928년에 쓴 『도마스 목사전』이었다. 그는 이 책을 쓰기 2년 전에 『조선기독교사의 일분수령(一分水嶺)인 평양양란(平壤洋亂)』이란 책을 썼으며, 이 책을 간행하는 첫번째 목적이 “평양양란에서 도마스 목사가 순교하얏슴”을 설명하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최근에 토마스에 관해 가장 집중적인 연구를 했던 고무송은 “오문환은 자료를 수집하기 전에 이미 그의 마음속에 그려 넣은 이미지(image) 대로 토마스 목사에 대한 초상화의 밑그림을 그렸다. … 특히 그의 한국에서의 사역과 죽음에 관련된 사실은 더욱 그랬다”고 평가하였다. 고무송의 이러한 지적은 그의 죽음이 순교로 인식된 것이 오문환의 마음속의 이미지에 따라 그려진 것이라는 인상을 준다.

옥성득은 뉴스앤조이에 기고했던 “토마스 목사의 죽음은 순교인가”라는 글에서 그의 죽음에 대해 1915년에 존스가 처음으로 순교라고 언급하였고, 그 이전에는 그러한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하면서 1920년대 한국교회에서 그의 순교에 대한 찬양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한다. 최상도는 토마스 선교사가 한국교회에서 공적 순교자가 된 것은 “오문환이 그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기록하여 회자되기 시작한 1926년”이라고 하였다. <다음호에 계속>

이은선 박사(교회사)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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