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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영 사모의 편지(48)우분투와 빌게이츠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0.08.27 11:12
  • 호수 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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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영 작가(본지논설위원)

인류학자가 발견한 아프리카말 ‘우분투’는 유명하다. 사탕 바구니를 걸고 빨리 온 사람에게 주겠다고 했더니 아프리카 어린아이들이 전부 손을 잡고 함께 달려왔다는, 지혜가 배움 속에서만 있지 않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만델라의 ‘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말이 우분투다. '혼자서는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중국 옛말도 서로 기대 살아야만 하는 人자를 풀이한 말로 해석할 수 있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그 사회적 관계 속에서 진짜 사람이 되어간다는 뜻도 있다. 삶 자체가 함께여서! 우리는 살아갈 수 있다. 우리가 아가였을 때 그 생명을 이어주는 것은 우리 곁의 사람들이다. 부모든 형제든 친척이든 혹은 사회 속 사람이든 간에 사람이 없다면 우리는 생명을 이어갈 수 없다. 이런 불변의 진리를 왜 자라면서 잊게 되는 것일까?

 

빌게이츠에 대한 다큐를 봤다. 다큐멘터리라는 게 결국은 감독의 시선을 보고 느끼는, 세련된 편집술일 수도 있지만 (다큐를 믿지 말라는 학자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감안하고 보더라도 빌게이츠가 지닌 타인들에 관한 관심은 정말 놀라웠다. 그는 타인을 눈여겨보는 <진짜 사람>이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지니어스였다. 수학을 잘했고 뛰어난 머리로 새로운 컴퓨터의 길을 개척해서 세계 최연소의 최대 부자가 되었다. 여기에서 그쳤다면, 그는 그저 유명한 부자로만 남았을 텐데 그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업, 돈을 버는 사업이 아니라 돈을 잘 쓰는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아마도 그가 살아 있는 한 계속되는 일일 것이다. 그는 설사와 전염병을 없애기 위해 연구했고 그 연구를 위해 수많은 돈을 투자했다. 그는 가난한 나라의 위생과 전염병 소아마비뿐 아니라 지구의 기후와 에너지에 관해서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다. 원자력 폐기물인 우라늄은 10%밖에 열로 쓰지 못하고 무서운 폐기물이 되어 버려지는데 그는 다시 우라늄의 열을 다시 사용하는 진행파 원자로를 개발했다. 그는 시진핑과 만나 진행파 원자로 사업을 거의 성사시켰지만 미중의 무역전쟁으로 인하여 불발되었다. 빌게이츠 곁의 어떤 연구원이 한숨 쉬듯이 말했다. ‘빌은 아주 새로운, 이산화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는 새로운 에너지를 만들어 냈을 수도 있었을 거예요.’ 기후의 변화와 에너지는 지구의 미래와 바로 직결된다. 그러니까 빌 게이츠는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이었다. 그가 이 세상에서 살 수 없는 것은 단 하나 시간이라고 비서가 말했는데 그의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도 공평하게 부여되어 있다. 공평은 사실 무서운 일이다.
 

무엇보다 내가 그에게 혹한 것은 그의 무시무시한 독서 때문이었다. 빌게이츠는 모든 일을 수많은 사람과 협업을 하나 그 자신 역시 여러 분야에 대해 놀라울 정도의 독서를 했다. 미국의 유명한 에너지 학자에게 감독이 물었다. ‘당신의 책을 다 읽은 사람이 있을까요?’ ‘아뇨 없을 겁니다. 내 책은 쉽지 않아요. 그러나 빌은 아주 가까이 다가서 있지요.’ 그는 홀로 있는 시간(생각하는 시간이라고 했던가)을 스스로 만들어서 지킨다. 비서가 챙겨주는 커다란 가방에 가득 든 책을 가지고 혼자만의 곳으로 떠난다. 그는 그 시간 거의 전부를 독서로 채운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 많은 책을 다 읽고 돌아온다. 뛰어난 머리를 지닌 천재성 농후한 사람이 그것도 엄청난 부자로 이 세상에서 거의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 혼자만의 시간을 내어 깊은 독서에 빠진다는 것, 얼마나 매혹적인 일인가(견문이 일천해선지 우리나라 재벌들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별로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제대로 된 독서를 하는 사람은 선할 수밖에 없다. 독서는 자신에 대한 성찰을 거쳐 타인을 볼 수 있는 겹눈을 지니게 한다. 독서는 사람을 가장 사람답게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이다. 독서는 사람에게 후광, 아우라를 부여해준다. 그래서 책을 읽는 사람은 잘생기거나 세련된 옷을 입은 것보다 더 사람을 깊고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그래서 우분투의 삶을 알게 한다.

사실 우분투는 오래전에 이미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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