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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의 무게한국 교계에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고 한경직 목사가 소천하신 이래 개신교에는 그를 대신할 원로가 없다고 하는 한탄을 한동안 들어야 했다. 얼마 전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이 온 국민의 깊은 애도와 존경을 신불신간에 나타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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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9.0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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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방향 ②

한국 교계에 존경을 한 몸에 받았던 고 한경직 목사가 소천하신 이래 개신교에는 그를 대신할 원로가 없다고 하는 한탄을 한동안 들어야 했다. 얼마 전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이 온 국민의 깊은 애도와 존경을 신불신간에 나타냈을 때 개신교회의 한 목회자로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왜 개신교에는 존경받는 원로가 희귀한 것일까? 존경을 받기는커녕 때로 초라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어느 날 두툼한 편지 한통이 날아왔다. 성결교회에서 평생을 목회한 은퇴 목사인데 사정이 딱하지만 주께서 부르시는 날까지 선교하다가 가려고 하니 약간의 도움을 청한다는 내용이다. 또 어떤 이는 주께로부터 계시를 받은 내용이라고 하면서 초라한 소책자를 찍어 일방적으로 보내고 책값을 송부하라고 한다.

이분들의 모습에서 장차 우리의 모습은 얼마나 다를까 자신을 본다. 모든 명예와 부를 버리고 주님 따라 일생을 헌신한 개신교의 원로 목사의 무게가 너무나 가볍다.

어떤 이는 말하기를 그들은 목회에 성공하지 못한 소수자라고 하리라. 그러나 우리는 반대로 생각한다. 소수자는 오히려 성공한 목사들 몇 명뿐이고, 대부분의 원로는 섭섭하고 슬프고 외롭다.

도움을 구하고 돌아가는 그분들의 뒷모습은 쓸쓸함 그 자체였다. 언제 강단에서 사자후의 설교를 토하던 분인가 싶어 눈물이 난다.

그래서 우리는 교단 헌법에서 원로 목사와 은퇴 목사의 조항을 찾아보았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원로가 되려면 사무총회의 결의를 요했는데 이제는 직원회나 당회의 결의로 지방회의 허락을 받는다고 되어있다.

왜 그렇게 개정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왜인지 원로목사의 무게가 가벼워진 것은 틀림없다. 우리교단에 모 목사님은 교회를 크게 부흥시켰으나 당회가 원로 추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헌법 시행세칙에 예우를 보니 후임 교역자의 30%이상을 드린다고 되어있다. 그런데 헌법 유권 해석 집에 보니 교회 형편에 따라 가감 조정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니 그것은 다만 가이드라인 일뿐 안 해도 되고 해도 되는 예우임이 틀림없다. 아! 어찌 이리 원로의 존재가 가벼운 것일까?

그런데 옛날에는 비교적 노인들이 빨리 돌아가셨는데 이제는 쉽게 돌아가시지도 않는다. 어떤 큰 교회 원로 목사가 주일날 교회 식당에서 혼자 식사하시는 모습이 너무 외로워 보였다고 전한다. 그것이 슬퍼서 주일이면 갈 교회를 찾아가 한나절을 보낸다. 개 교회는 원로 목사가 주일날 참석하는 것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법대로 하면 원로 목사는 그 교회 세례인 명부에 기록된 정회원이요, 당회와 직원회와 지방회에서 발언권이 있다. 그리고 임종하면 마땅히 그 교회에서 장례를 치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임자의 목회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형제 교단인 예성에서는 원로 목사와 원로 장로에게 총회 대의원 권을 행사하도록 예우한다.

예우가 없는 곳에는 품위도 존경도 없다. 교단 헌법을 개정하여 일평생 교회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명예를 존중하고 높여야 할 것이 아닌가?

또한 가난한 목사의 자녀들이 고생한 것이 지긋 지긋하여 교단을 떠나 타 교단에서 봉사하고, 독립교단을 찾고 있는 것을 아는가?

교단발전위원회의 의욕적인 노력을 치하하지만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눈을 돌리고 PK(Pastor's Kids)의 상처를 싸매는 제도적 장치와 프로그램 개발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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