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곤 목사(한국순교유적지연구회장)

혜촌 김학수(金學洙,1919년~2009년) 화백은, 400m 길이로 40년에 걸쳐 완성한 1,300리의 '漢江全圖'를 그린 ‘한국역사 풍속화가’로 기독교 성화를 많이 남겼다. 김학수는 1919년 평양 하수구리 서문통에서 필방을 운영하는 김석찬과 신인명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30년 사립소학교 신흥학원을 졸업하고 개척군 성경구락부에서 3년간 수학하였다. 1936년 김유탁의 문하에 들어가 사군자를 배우기 시작했다. 1942년 서울로 상경하여 김은호 문하에 들어가 2년간 사사하였고, 1944년 다시 평양으로 돌아간 뒤 평화야간중학교와 성화신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홀로 피난을 내려와 1955년 변관식 문하에서 사사하였다.

화백 김학수 장로

이승규 장로가 준비한 신세계화랑에서 1966년 첫 개인전인 「혜촌 김학수 한국풍속화」전을 열었고 이후 평생을 한국의 역사풍속화와 기독교 성화(聖畵)를 그리는 거장으로 활발히 활동하였다.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를 창설하고 회장과 고문을 역임하였고, 이후 사비를 내어 혜촌 미술상(후에 한국기독교미술상으로 개명)을 제정하였다. 1984년 한국기독교 전래 100주년 기념, 기독교역사화 전시회를 개최하고 99점의 전 작품을 연세대학교와 용인의 한국기독교순교자기념관에 기증하였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혜촌 작품의 특징은 섬세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도 화면 전체에 웅장하고 활달한 힘이 넘친다. 또 역사를 근거로 한 교육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 귀중한 작품들이다. 통일신라부터 조선시대까지 세종대왕, 황희, 성삼문, 신윤복, 안중근 등과 관련된 일화를 한 토막씩 보여 주는 화백의 기록화를 통해 위인들이 생활 속에서 생생히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그의 작품으로 ‘한강전도’를 비롯해 ‘세종대왕 일대기’, 연세대학의 ‘예수님 일대기’ 성화, 성균관대학의 ‘공자님 일대기’, 숭실대학의 ‘한국기독교역사’ 화, 경민대학의 ‘한국 충효위인도’, 인제대학의 ‘한강도 성화풍속화’, 용인 순교자기념관의 ‘기독교전래100주년역사화, 등이 있으며, 역사풍속화가로서 평생을 바쳐온 역작으로 모두 기증된 작품들로도 유명하다.

김학수 작품 : 1866년 토마스선교사 순교

1992년 한국기독교미술인상과 대한민국문화훈장을 수상하는 등, 수많은 수상기록과 작품 기증 기록을 남겼다. 2003년 김해 인제대학교에 작품 및 평생을 모은 소장품 800여 점을 기증하여 '혜촌 김학수기념박물관'이 설립되었고, 2007년 의정부 경민대학의 '혜촌선생기념관'에는 충효위인도 150점이 기증 전시되어있다. 개관 이후 그의 작품을 통해 학생들과 국내외 방문객들이 한국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1900년 토마스를 기념하여 세운 평양조암리교회

김학수 장로는 평생을 재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살았으며, 그는 피난민 고아와 제자들 40여 명을 지원하여 그중에 이승만 목사(전 미국 NCC회장) 이승규 장로(전 롯데무역상사 대표이사) 등을 비롯해 목사와 교계 지도자로 육성했다. 혜촌의 지인들은, 혜촌의 고매한 인품과 신앙과 열정 넘치는 창작 혼과 인간 사랑을 말한다. 가까웠던 지인으론 인제학원 설립자 백낙환 박사, 제주 MBC 대표이사 차인태, 윤병상 연세대 명예교수 차영민 병원장 등 많다. 이들은 “혜촌, 그분은 고결한 인격자요 우리 모두의 스승이셨다.” 입을 모은다.

김학수 장로는 우리 민족의 남북분단의 희생자로서 어려운 시대에 예수님의 마음을 소유했던 진정한 그리스도인이었다. 유족으로는 북한의 가족과 2009년 탈북한 김민정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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