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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순교자, 안길선 목사(63) (1891~1950)신사참배를 반대하며 신앙의 절개를 지키고 항거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0.05.06 17:33
  • 호수 4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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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곤 목사(문준경순교기념관장, 본지논설위원)

함북 성진 출생인 안길선(安吉善) 목사는 어려서부터 곧고 강직한 성품으로 성장했다. 자신의 사명이 민족을 복음으로 구하는 일에 있다고 판단하고 곧바로 평양신학교에 입학한다. 이곳에서 순교자 주기철, 조선신학교 송창근, 고려신학교 박형용, 민주화운동의 김재준, 애양원 손양원 목사 등 한국교회의 거목들과 교제를 나누며 민족복음화를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한다.

그러나 신학교에서 신사참배를 끝까지 반대함으로 안 목사는 졸업을 앞두고 퇴교 조치를 당한다. 그는 할 수 없이 이명직 목사가 운영하던 서울신대 전신 경성신학에 편입, 학업을 마치고 목사안수를 받는다. 신사참배를 반대하느라 신학교 입학에서 목사안수까지 10여 년 걸렸다.

안길선 목사는 고향인 함북 성진 행정교회에서 시작하여 북간도 용정시의 동산교회로 온 것이 1942년이었다. 동산교회는 캐나다선교부가 제창병원,은진중학,명신여중 등과 함께 세운 교회로 이 네 기관이 밀집돼 있었다. 이곳에서도 신사참배를 반대하는 바람에 교회를 사직해야 했다. 안 목사는 이 무렵 만주지역의 각 교회를 다니며 신사참배 거부집회를 가졌는데 이 때문에 과로와 영양부족으로 심한 관절염에 걸려 고생했다. 이 때문에 사모인 남의선 여사도 모진 고생을 감내해야 했다.

안 목사는 1945년 해방을 맞았고 아들 안철호를 먼저 남한으로 내려보낸 뒤 청진에서 사역하다 남한으로 간 것이 1948년 2월이다. 바로 신당중앙교회에 시무하며 자주적인 민족목회를 주장했다. 안 목사는 여수에서 애양원을 운영하던 손양원 목사와도 친분이 두터웠으며 손 목사가 교회를 비울 때마다 안 목사를 불러 설교를 요청하였다.

한국전쟁으로 38선이 무너지고 인민군이 계속 남하를 거듭하고 있었다. 보따리를 둘러 맨 피난민들이 꼬리를 물기 시작했고 주위에서 피난을 준비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으나 안 목사는 조용히 고개를 저었다. “만주에서 이곳으로 온 것도 항상 마음에 걸리는데, ‘나 어찌 양떼를 버리고 갈 수는 없다. 아직 피난 가지 않은 성도들도 많다. 그들을 위해 주일 강단을 지켜야 하지 않겠느냐” 말했다.

인민군은 서울을 접수하고 유명목사들의 명단을 확인한 뒤 체포를 하러 다녔다. 인민군이 안목사를 체포하기 위해 8월 23일 교회를 찾았고 기도하던 채로 끌려가게 된다. 당시 이 광경을 다락방에서 목격한 정원석 목사(당시 신학생)는 “담담하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자세로 교회마당을 걸어 나가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며 술회했다. 이후 안 목사에 대한 소식은 40여명 목사들과 함께 군용트럭에 실려 끌려간 것으로 막을 내린다.

동아일보에 연재된 ’아오지의 한‘은 박현명, 김유연, 김관주, 송창근, 남궁혁 목사 등 60여명 교회지도자들이 납치되어 50년 12월 10일쯤 압록강 연안까지 당도했다. 공산당들은 북한 기독교도연맹에 협력할 것을 강요하다 안 되자 비참하게 목숨을 빼앗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안 목사도 순교하여 주님의 품 안에 안긴 것으로 알려진다.

하나님께서는 순교자 외아들인 안철호 장로에게 은혜를 주심으로 40년간 서울대에서 교수 생활을 마치고 이후 ㈜범아엔지니어링을 설립해 최첨단 측량사업의 선두에서 활발히 일하고 있다. 특히 핸드벨콰이어 연주단을 사비로 창단해 소외되고 복음이 필요한 지역을 찾아다니며 선교와 나눔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교회는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는 동안 수많은 순교자를 배출했다. 안길선 목사의 삶도 신사참배를 반대함으로써 신앙의 절개를 지키며 일제에 항거하였고, 초기 한국교회가 민중 속에 뿌리를 내리는데 누구보다 동분서주했던 민족의 지도자였다. 그의 삶은 한국교회가 오늘의 성장과 발전을 이루는데 `한 알의 썩어지는 밀알'이 되었다.

                                                     안길선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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