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진 박사(구약학), 서울신학대학교 제13대 총장, 서울신학대 명예교수

2) 기록된 단편문서들(Actual Written Records)을 접할 수 있다. 당시에 전해오던 영웅담, 족보, 역사를 단편으로 쓴 것들이 있었을 것이다. 성서 기자들은 이런 자료들을 얼마든지 간직하거나 전수받을 수 있었다. “야웨전쟁기”란 문서가 언급, 인용되고 있다(민21:14).

3) 하나님의 계시(Divine Revelation)는 성서 기록의 절대적 근거이다. 특별히 창세기 1~2장은 하나님의 계시가 아니면 알 수 없는 것이다. 전해오는 구전이나 단편들의 내용이 성서 기자에게 사용될 때에는 하나님의 계시적 간섭과 역사가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본다. 성서 기자는 이런 과정과 자료를 전제로 성서를 쓰되, 그 수집, 선정, 기록 등의 전체 과정과 활동에 성령의 성스런 인도와 도움이 있었다. 이 성령의 영감적 기록이 성서이기 때문에 사실 성서의 실제적 저자는 성령이시라고 볼 수 있다. 영감은 하나님의 계시가 말의 형태(언어화)나 문자의 형태(문자화)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 하나님의 영이 “옛날의 거룩한 자들” 즉, 성서 기자에게 하신 행위이다. 계시는 하나님 자신과 자신의 뜻을 드러내는 하나님의 행위이다. 영감은 그 계시가 인간에게 정확하게 전달되고, 궁극적으로 문자화 과정을 확실하게 하기위한 하나님의 행위이다 (W. S. Lasor).

6. 정경 선택 단계(Canonization)

성서 기자들은 자기가 기록한 말씀이 하나님의 영감과 권위의 하나님 말씀인 것을 확신했다. 그러나 그 책은 이스라엘 역사를 통해, 하나님의 성령의 인도하에, 히브리 종교 지도자들의 합의에 의해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과정이 필요했다(왕하 22~23장). 유대인의 여러 가지 책 중에서 이 하나님의 말씀인 영감된 책을 선택하는 작업이 바로 정경 선택 단계이다. 그래서 성서의 정경성도 영감과 분리될 수 없다고 본다.

대체로, 히브리어로 쓰여진 것이어야 하고, 에스라 시대 이전에 쓰여진 것이어야 하고, 믿음의 공동체가 책들 속에서 하나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증언이 있어서 선택되어지는 데 여기에 성령의 깊은 섭리가 있었다고 본다. 구약성서를 쓴 저자들은 당시에 이미 전체를 거룩한 하나님 말씀의 책으로 인정했다. 그리나, 이스라엘인에게는 다른 여러 문학 작품들과 함께 그 하나님 말씀이 일반백성들에게 읽혀졌다. 그래서, 구체적인 정경 집성이 요구되었다.

구약성서 정경화 연대에 대해서는 학자들에 따라 주장이 다르다.

유대인 사회에서는 구약성서의 모든 책이 이미 에스라 시대에 영감과 권위의 책으로 받아들여졌었고, 유대인의 잼니아(Jamnia) 회의에서는 이미 받아들인 책 중에서 몇 개의 책에 대해 다시 한번 유대인 전통에 비추어서 학문적인 토론을 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그래서, 이 의심받을 만한 책을 정경에서 제외시켜야 하는지에 대한 토의를 했다가 오히려 유대인의 전통을 구체화 시키며 더욱 확고히 확정하여 그 후로는 더 이상 추가도 변동도 할 수 없다는 마지막 결론을 내린 것으로 생각된다.

IV. 유대인 회당과 기독교 전통

유대인 회당과 기독교의 전통적 견해에 의하면, 구약성서의 각 권이 기록되자마자 저자와 당시 사람들은 전체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인정하였다가 현재의 39권으로 제한된 정경으로 집성되기는 에스라 시대(B.C. 458년에 에스라가 귀국하고 페르시아의 아닥사스다 1세 20년, 즉 B.C. 445년에 느헤미야가 귀국)에 완성된 것으로 본다. 포로생활을 통해서 뿌리채 흔들린 그들은 자신들의 기초를 다시 한번 옛날의 전통에 뿌리박고, 또 다른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자신들을 강화하려고 노력하였다. 재건의 과정에서 중심인물의 역할을 하였던 에스라. 느헤미야는 거룩한 문헌들의 중요성과 권위를 강조한 점이 옳았다(스가랴 7장, 느헤미야 8-10장). 그들은 정경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 유대인과 기독교 전통의 주장 근거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외경의 집회서 서문 (Ecclesiasticus:Ben Sirach, 약 B.C. 132)에 저자인 지저스 벤 시락(Jesus ben Sirach)의 손자가 그의 할아버지께서 “율법서와 예언서, 그리고 열조들의 다른 책들을 읽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으며, 그 결과로 자기 자신도 지혜와 배움의 귀한 글을 쓸 수 있게 되었고”라고 하여 B.C. 150년 이전에 벌써 구약성서는 이미 율법서. 예언서. 성문서의 세 부분으로 존재하여 있었다고 본다. 그러나 성문서(the Writings)의 내용이 정확히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언급이 없다. <다음호에 계속>

최종진 박사(구약학)  dsglory36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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