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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물단물(77)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0.04.30 14:13
  • 호수 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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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사를 뽑기 위하여 왕이 문제를 냈다. “짐과 함께 가보지 않은 길을 갈 때에 반드시 챙겨야 할 것 한 가지를 말해 보거라” 첫 번째 지원자가 말하기를 “저는 양식을 챙길 것이옵니다. 자고로 공자도 먹는 것이 중요하다 했으니 양식이 없으면 그 어떤 나라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두 번째 지원자는 “저는 나침반을 들고 갈 것입니다. 갈 길을 알지 못하면 도중에 헤매다가 망할 것입니다. 지식이 없이 욕망이 크면 화를 당하기 마련이라 했습니다.” 세 번째 지원자 왈, “저는 지도를 가져갈 것입니다. 양식은 힘이 되고, 나침반은 혼란을 줄여주지만, 지도야말로 위험한 산세와 적의 공격으로부터 폐하를 지켜주는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모두가 그럴 듯한 얘기였다. 임금은 고심 끝에 3명의 책사를 불러 각자에게 양식, 나침반, 지도와 관련한 중책을 맡겼다고 한다. 와룡과 봉추 중 한 사람만 있어도 천하를 호령할 수 있고, 장량과 한신을 곁에 둔 유방이 천하를 석권한 것을 보면 전략과 전술, 욕망과 역량, 능력과 방법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다.

뉴노멀(New Normal)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기독교의 새로움은 시간적 의미(Futurum)가 아니라 주님의 도래(Adventum)를 의미한다. 보라 내가 만물을 새롭게 하노라 하신 이의 도래 속에서 우리는 존재의 새로움에 동참하며, 새로운 세상을 누리는 영광을 얻는다. 이전 것이 지나가야만 새것이 될 수 있다. 새포도주는 새부대에 넣어야 한다.

전세계 47개국이 선거를 연기하는 와중에 유일하게 선거를 치르고 그것도 66%가 넘는 근래에 보기 드문 투표율까지 이룬 대한민국의 총선결과는 뉴노멀 시대로 나아가자는 시민적 바람이자, 새로운 시대를 알리는 경종이다.

이번 참패는 어쩌면 보수 기독교에 대한 시민들의 엄중한 경고일 수 있으며, 좀더 신랄하게 말하자면 침묵하고 있는 교회 다수의 성도들이 특정 정파 이념을 강요하고 설교하는 목회자들에 대해서 돌려서 경고하는 것이다. 목회자들 마음속에 이념 대신 예수의 산상수훈이 가득차길 바란다. 

한국교회에 필요한 전략과 전술은 무엇이며, 양식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전략은 뭐니뭐니해도 코로나로 위기에 처한 시민들을 살리는 것이다.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가 지금이다. 교회를 팔아서 성도들을 돕겠다는 극단의 생각으로 성도들과 고통을 함께 지는 교회만이 코로나 이후 살아남게 될 것이다. 재건축이 무슨 말이냐, 대학교 학과 증설이나 개편이 무슨 말이냐, 쓰나미 오는데 보트 수리하자는 것이냐. 분당우리교회 한 곳이 하는 일을 보면서도 깨닫지 못한다면 한국교회는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이를 것이다. 쌓아둔 양식을 풀어라. 그동안 밟아온 전철을 되풀이 하지 않도록 역사의 지도를 살펴라. 살길을 찾아 방향을 틀어라. 이것이 뉴노멀 시대의 생존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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