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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준 목사의 저서 "교회와 하나님의 사랑"서평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0.03.19 16:02
  • 호수 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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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훈 교수(고신대 신학과, 교의학)

김남준 목사가 쓴 저서 『교회와 하나님의 사랑』은 ‘고전적인 교회론’을 다룬 ‘교회론의 고전’이 될 만한 작품이다. 고전이란 오랜 시간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작품을 뜻한다. 기독교 역사에서는 교부들의 작품이나 종교개혁자들의 작품들이 고전이다. 이 책은 교부시대부터 중세의 박사들을 거쳐, 종교개혁기와 그 이후까지 전해져 내려온 교회에 대한 고전적인 가르침들을 아름답게 담아내었다.

이 책에 인용된 신학자들은 테르툴리아누스와 아우구스티누스와 같은 대표적인 교부들, 클레르보의 베르나르두스와 토마스 아퀴나스와 같은 중세의 박사들, 피터 마터 버미글리, 아만두스 폴라누스, 페르투르 판 마스트리히트, 윌리엄 퍼킨스, 존 오웬, 조나단 에드워즈, 안토니 후크마, 루이스 벌코프, 리처드 멀러 등과 같은 개혁신학자들이다. 이 책은 이들이 제시한 교회에 대한 가르침들 중에서 가장 성경적이고 가장 목회적인 진리만을 가려내어서 탁월하게 진술하였다. 그렇기에 이 책은 한편으로 학문적으로 아주 진지하면서도 깊이가 있는 반면,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나 실제적이고 실천적이다.

이 책의 주제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 ‘인간의 행복은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교회’를 논하는 책이 왜 ‘사랑’을 주제로 삼았을까? 그것은 사랑이신 하나님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그 사랑을 가장 잘 드러내면서 사는 모습이 바로 교회적 삶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이 책은 역사상 고전적 교회론의 핵심이 바로 ‘사랑’에 있음을 기가 막히게 간파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다양한 사랑론이 나온다. 이 책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사회적 사랑을 ‘교통애’(交通愛)라고 부른다. 반대로 인간의 잘못된 자기 사랑을 ‘단절애’(斷絶愛)라고 부른다. 이 두 단어에 아우구스티누스의 인간론의 핵심이 들어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인간의 목적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이중적 사랑의 성취에 있다고 보았다. 반면 죄로 물든 인간이 보이는 본성을 한 마디로 ‘자기를 향해 굽어 있는 마음’(cor incurvatus ad se)이라고 묘사했다. 이 책은 ‘사랑의 완성은 하나님의 은혜에 달려있고, 이웃을 사랑하는 능력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에 달려 있다.’는 아우구스티누스적인 가르침을 잘 풀어내고 있다.

또한 이 책은 사랑을 ‘목적애’(目的愛)와 ‘박애애’(博愛愛)로 나눈다. 목적애는 ‘사랑하고자 하는 대상에게 있는 어떤 특성들이 자기에게 아름답게 여겨지기 때문에 그것을 사랑하는 사랑’이다. 박애애는 ‘사랑하는 대상이 가진 장점과는 상관없이 자신 안에 있는 사랑의 성향 때문에 그 대상을 사랑하는 것’이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전자를 ‘우정애’(友情愛) 혹은 ‘욕망애’(欲望愛)라고 불렀고, 후자를 ‘카리타스’(caritas)라고 불렀다. 이러한 구분은 벌써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 때부터 내려오는 사랑의 이분법이다. 조나단 에드워즈가 『참된 미덕의 본질』에서 사랑을 ‘만족적 사랑’과 ‘자비적 사랑’으로 구분했을 때 역시 이러한 이분법을 볼 수 있다.

삼위 하나님의 교통의 본질은 사랑이며, 그 사랑의 근거는 위격들 안에 있는 아름다움이다. 신자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서 그것을 교회와 사회 속에서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카리타스, 즉 지순애(至純愛)를 추구하면서 살아간다. 그러한 모습을 이 책에서는 ‘그리스도의 다시 머리되심’(recapitulatio) 교리를 통해 아주 잘 살려내었다. ‘그리스도의 다시 머리되심’ 교리란, 둘째 아담이신 그리스도께서 교회의 머리가 되심으로써 온 세상의 머리가 되신다는 교리이다.

하나님은 태초에 아담과 하와를 만드시고 그들에게 첫 창조의 세계를 다스리는 권한을 주셨다. 그리고 온 인류가 서로가 서로에게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창 2:23)이라고 고백하면서 하나 됨을 이루기를 원하셨다. 그러나 아담과 하와의 범죄로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다른 피조물의 관계성이 깨어져 버렸다(창 3:12). 사랑의 질서가 왜곡된 것이다.

이러한 첫 아담의 실패를 둘째 아담이신 그리스도께서 오셔서 극복하시고, 창조가 원래 지향하던 목적을 향해서 다시 세상을 회복시켜 가신다. 그리스도께서는 그 일을 먼저 교회의 머리가 되심으로 행하신다. 그렇기에 교회의 머리가 되신 그리스도의 지체로 사는 삶은 하나님이 설정하신 우주적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삶의 방식이다. 이처럼 교회생활을 온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목적과 연관하여 생각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 책의 중요한 특징이다. 기존의 교회론 책들이 단지 교회 안에서 어떻게 잘 생활할 것인지에 주목했다면, 이 책은 신자의 교회생활이 창조의 목적 및 구원의 목적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는지 알려준다.

그렇다면 신자의 교회생활은 어떠해야 하는가? 이 책은 ‘토투스 크리스투스’(totus Christus) 교리를 가지고 교회의 지체로 사는 삶을 설명한다. ‘토투스 크리스투스’ 교리란, 지상 교회는 필연적으로 신자와 불신자의 불완전한 혼합일 수밖에 없지만 신자는 ‘교회 안에 들어온 모두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여기고 사랑해야 한다.’는 교리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교회를 ‘혼합된 몸’(corpus permixtum)이라고 불렀다. 그렇기에 지상의 교회가 비록 온전하지 못하더라도 우리는 교회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그리스도의 몸으로 여기면서 그들을 지순의 사랑으로 사랑해야 한다. 그리스도와 연합된 몸인 교회는 삼위 하나님의 교통의 모상이기 때문이다.

종교개혁 신학은 이를 ‘언약’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언약의 대상이 누군가에 대한 토론이 늘 있어왔지만 대체로 많은 개혁신학자들은 언약의 대상은 예정을 입은 사람이라는 좁은 범위보다는, 신자와 그들의 자녀라는 넓은 범위를 생각하였다. 그리고 교회 안에 들어온 사람들은 누구나 은혜언약의 대상이 된다고 간주하였다. 이러한 종교개혁의 신학을 이 책은 테르툴리아누스, 아우구스티누스 때로부터 전수되어 온 ‘토투스 크리스투스’ 교리로 설명한 것이다. 종교개혁 신학을 교부들의 언어로 탁월하게 재진술하고 있는 점이 이 책의 또 다른 특색이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강점은 하나님 사랑과 교회 사랑, 그리고 교회 사랑과 이웃 사랑을 일렬로 놓고 연속적으로 다룬다는 데 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반드시 교회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교회에 대한 사랑은 나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신자는 눈에 보이는 교회 안의 모든 지체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여기면서 사랑해야 한다. 김남준 목사는 그러한 카리타스적인 사랑은 더욱 확장되어 가는 속성을 지닌다고 단언한다. ‘교회의 확장은 사랑의 확장이다.’라는 명문은 가슴에 오래 여운을 남기는 비범한 진리이다.

네덜란드의 개혁파 신학자 헤르만 바빙크는 은혜언약이 목표로 삼는 것은 신자뿐 아니라 신자에게 속한 모든 것, 그의 가정, 재물과 소유, 영향과 권세, 직분과 직업, 지성과 마음, 학문과 예술, 사회와 국가에서의 삶을 두루 포함한다고 주장한다(바빙크, 『개혁교의학』, 3권 282쪽). 바빙크의 은혜언약론이 이 책에서 또 다른 언어와 표현으로 아름답게 울리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될 때 큰 감동이 밀려왔다.

저김남준 목사 (열린교회 담임)

김남준 목사의 말을 직접 들어보자.

교회의 진정한 확장은 지상 교회의 수적 증가나 건물의 확장이 아닙니다. 오히려 사랑의 교제가 확장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랑이야말로 하나님께서 당신의 나라를 다스리시는 가장 탁월한 방편입니다. ...

교회의 사명은, 안으로는 삼위 하나님과 아름다운 교제를 이루고 지체들이 서로 사랑으로 연합하는 것입니다. 또한, 밖으로는 이 세상 사람들도 하나님을 경배함으로써 참다운 인간의 행복을 누리게 하는 것입니다. 이로써 교회는 구속 계획의 성취를 통해 창조의 목적을 이루게 됩니다(엡 1:23). (김남준, 『교회와 하나님의 사랑』, 236-237쪽)

신자의 마음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이 확장되는 것, 신자의 사랑의 총합인 교회의 사랑이 확장되는 것이 교회의 영광이다. 그때 교회는 그리스도의 아름다움을 이 세상에 힘 있게 선포하는 존재가 된다. 이러한 문장들은 오늘날 한국교회에 너무나도 절실한 진리가 아니겠는가!

이 책은 하나님을 향한 신자의 의무를 ‘참된 진리에 대해 응답하는 삶’으로, 그리고 사람들을 향한 신자의 의무를 ‘용서와 나눔을 실천하면서 본향을 향해 전진해 나가는 삶’으로 묘사하면서 마치고 있다. 김남준 목사의 모든 책은 다 읽고 나면 큰 감동 속에서 기도하게 만드는 힘이 있는데 이 책도 역시 그러하다. 코로나 19 때문에 교회적으로 사회적으로 큰 어려움을 당하는 이때에, 이 책을 통해서 영적인 회복과 치유를 경험하고, 삶의 목표를 다시 한 번 다잡는다면 큰 유익이 있을줄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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