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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前 대통령이 남기고 간 유훈김 전 대통령은 용서, 회개, 화해, 사랑, 일치, 합심이라는 성경의 명제들을 남기고 갔다. 이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어 다시는 아름다운 꽃들이 쓰러지는 역사가 오지 않기를 기도한다.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09.08.26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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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은 나의 성장기에 큰 영향을 끼쳤다. 내가 충남 서천군 장항유치원 다닐 때 김대중은 대통령 후보였지만 “빨갱이”라는 말을 들었고, 이웃 중에 지지하는 사람들이 눈치 보며 귓속말하던 것이 어렴풋이 기억난다. 테러 혹은 암살 시도 사건은 듣지 못했다.

중학교 3학년 때인 1980년 5월, 성일중학교 근처 고려대학교에서는 최루탄이 터졌고, 함성소리가 들렸으며, 텔레비전을 볼 때마다 연일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데모대’라는 표현과 함께 무수히 많은 데모대가 스크럼을 짜고 전투경찰과 대치하던 장면들이 보도되었다. 서울역 앞에서 소위 ‘폭도’들이 버스를 끌고 전투경찰들에게 돌진하여 전경들이 쓰러지던 장면을 하도 많이 보도해서 지금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나라의 대표자도 아닌 머리 벗겨진 아저씨가 자주 등장하면서 ‘사회 안정을 위하여 온 국민의 협조를 바란다’고 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신문과 텔레비전에 전남 광주에서 불순분자와 잠입한 간첩들에 의하여 도시가 장악되어 폭도의 도시로 변했다고 보도 되었다. 그 보도를 한 기자들은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얼마 되지 않아 ‘통일주체 국민회의’라는 모임이 텔레비전에 나오더니 대통령을 뽑았다고 보도하였다. 그 대통령이 머리 벗겨진 아저씨였다. 머리에 광채가 나서 나는 모세, 엘리야처럼 하나님께서 귀하게 사용하는 큰 인물인 줄 알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목사님들이 대통령도 되기 전에 그토록 간절하게 축복을 해주었으니, 내가 그렇게 믿었던 것도 무리가 아니었을 것이다.

이 시점에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에 내란 음모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은 것을 들었다. 1985년 5월, 대학 캠퍼스 게시판에 광주항쟁에 관한 사진 전시회가 열렸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모든 것을 거꾸로 알고 있었다는 충격에 휩싸였다. 전두환을 비롯한 군인들이 12·12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것이다. 그가 민주화를 요구하던 광주시민들을 고립시키고, 나라를 지키라고 세금 내어 세운 군인들이 국민들을 마구 살상하고 이에 저항하기 위하여 무기를 든 나라의 주인인 국민들을 군사 작전으로 진압하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당시 한국의 군사 작전권은 미국이 갖고 있었다는 사실도 대자보를 통해 알게 되었다.

그리고 1970년대에는 ‘빨갱이’라고 불렸던 김대중 선생의 강연에 감동을 받았었다. 교회와 집, 그리고 교회 밖에 몰랐던 내가 순간 돌을 들게 되었다. 중학교 3학년 때 텔레비전을 보면서 폭도들을 욕하던 내가 청년기에 접어들어 소위 ‘폭도’로 보도되어 연행, 수감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이 ‘빨갱이’라고 불렀던 분이 대통령이 되었다. 하지만 전두환, 노태우 씨를 수감시키지 않고 정치 보복을 하지 않은 것을 보면서 그리스도인의 화해와 용서가 무엇인지를 알게 됐다. 그는 적대 세력에게 “이정도면 막가자는 거냐”고 말하지도 않았다.

광주 금남로에 아름다운 꽃들이 쓰러졌지만 김 전 대통령은 그 꽃이 더욱 만개하도록 평화를 일궈내 노벨평화상도 받았다. 웨슬리언인 이희호 여사의 말대로 김 전 대통령은 인권과 평화로 상징되는 인물이었다.

김 전 대통령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던 역사적 뿌리를 갖고 있는 한나라당도 지난 24일, 윤상현 대변인을 통해 “우리 국민은 위대한 지도자를 보내야만 하는 마음에 슬픔이 크다”며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와 인권, 그리고 화해와 평화를 위한 정신은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라는 논평을 냈다.

 

김 전 대통령은 용서, 회개, 화해, 사랑, 일치, 합심이라는 성경의 명제들을 남기고 갔다. 이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어 다시는 아름다운 꽃들이 쓰러지는 역사가 오지 않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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