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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물단물(67)
  • (주)기독교헤럴드
  • 승인 2020.02.12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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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상을 4개나 휩쓸었다. 봉감독이 칸느와 헐리우드를을 동시에 석권한 것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재확인시켜주는 우리의 자랑이자 희망이다. 

봉감독은 위조, 거짓말, 사기 등으로 중산층에 기생해서라도 살아가고자 하는 소외된 가족의 생활을 유머를 곁들어서 진지하게 조명하므로써 사회계층간의 위화감, 불공정, 사교육제도, 취업문제 등을 다시 성찰하게 했다. 이것이 통한 것이다. 봉감독의 문제제기와 봉감독의 시선, 그리고 이야기에 전 세계인들이 공감한 것이다. 언어가 다르고, 표현이 부족하고, 기술이 부족하고, 역사가 부족해도 전 세계인이 봉감독의 메시지를 읽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들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가 되었던 것이다. 음악가는 음악으로 자신의 얘기를 한다. 조성진이 피아노를 통해 하는 얘기에 유럽이 반응을 했고, 방탄소년단의 이야기에 전 세계가 공감을 한 것이다. 이세돌은 바둑으로, 한강은 문학으로 이 세계와 소통을 한 것이다.  이들의 승승장구와 민족적 겹경사가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 한 가지, 한국교회는?

지금 한국교회의 메시지가 전 세계에 통하고 있는가? 우리는 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가? 안타갑게도 한국교회는 지금껏 수입신학과  복음주의적(?)이라는 전래된 신앙, 그리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뼈아픈 경험을 제대로 묶어낸 스토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기승전 정치의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치는 사상과 이념으로 명확한 차이가 발생하고, 힘을 통해 자신의 뜻을 펼치어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이라면, 공감은 다른 편이 서로 얘기를 하고 들어주는 것이고, 힘이 아니라 존재와 문제에 집중하므로 사회를 이롭게 하는 것이다. 

봉감독의 오스카상 수상은 정치보다 공감을 원하며, 문제해결보다 소통이 필요함을 전 세계가 긴급동의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봉감독과 함께 최고작품상을 다투었던 영화는 『1917』였다. 정치와 역사도 좋고, 사상과 종교도 좋지만 그러나 우리는 공감이 필요하다. 대안이나 해결책을 제시하는 정치보다 내 이웃의 범죄조차도 그들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잘못된 이야기라도 들어줄 수 있는 그런 마음이 절실함을 까다로운 백인들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칼과 창을 내려놓고 보습과 쟁기를 잡고, 사자와 어린양이 함께 뛰노는 이런 평화의 메타포와 희망적 미래가 성경에 있는데도 교회가 지금까지 어떤 시선을 가지고 무슨 스토리를 말하면서 세상을 보듬었는지 진지하게 반성하자. 

교회의 시선을 바꾸고, 정치에 매몰된 교회가 아니라 공감하는 이웃과 친구로 바꾸는 노력을 한다면 한국교회가 전 세계에 통하는 날이 속히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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