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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로 풀어 쓴 문준경 (37)오해가 오히려 증언이 되다.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19.10.24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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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영 목사(문준경전도사 문중 4대손 , 제일교회 담임)

문준경의 헌신적인 수고로 말미암아 증동리교회는 날로 성장해 갔다. 교회는 새해를 준비하며 사무총회를 열어 일꾼을 세우고자 하였다. 그래서 학습세례예식을 베풀고 직분자를 먼저 세우기 위해 당시 치리목사였던 이성봉 목사를 초청하였다. 어느 지역이나 교회가 부흥하는 것을 좋게 여기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 마련이다. 증도도 마찬가지였다. 증도의 경우 각각의 성씨들의 응집력이 강했 때문에 문중 간에 존중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견제도 있었다. 그래서 정씨 문중의 며느리가 사람들을 불러 모으고 그 모임이 잘 되는 것을 고운 눈으로만 볼 수 없었던 몇몇 동네 사람들이 이 일로 꼬투리를 잡고 이상한 소문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른 품행과 섬김 등으로 귀감이 되고 있는 문준경을 달리 나무랄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 문준경 전도사가 전혀 듣도 보도 못한 외간 남자를 데리고 온 것이다. 교회를 흠집 내기에 딱 좋은 가십거리가 되었다. 정씨 문중의 막내며느리가 서방을 얻어서 데리고 다닌다는 소문을 퍼트린 것이다(섬마을의 순교자 p.106). 동네 어른들이 문준경 전도사의 큰 시숙 정영범을 찾아 갔다. 그리고 대뜸 제수 관수 좀 잘하라고 따져드는 것이었다.

“여보시오, 영범씨. 당신 제수씨 좀 잘 간수해야 되겠소. 동네 사람들 보기가 민망해서 살 수가 없소이다. 어째서 남편 있는 여자가 외간 남자를 데리고 돌아다닐 수 있단 말이오! 교회 일 때문이라 핑계 삼아 버젓이 동네를 활보하고 다니는데 이 늙은이들이 더 이상 참을 수 가 없어 이렇게 왔소이다. 앞으로 제수씨를 잘 타일러야 할 것이오!” 정영범은 처음에 무슨 소리인가 하였지만 이내 이들의 심사를 알 듯 하여 오히려 화가 치밀었다. 하지만 화를 내면 오히려 꼬투리를 잡힐까 싶어 꾹 참고 침착하게 말을 이어갔다. “이거 참, 오해가 좀 심하신 듯합니다. 우리 착한 제수씨는 추호도 그럴 사람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이제는 내 동생 근택이에게 새 부인을 얻어 준지도 열다섯 해는 다 된듯하고 또한 전도사로 교회 일을 시작한지도 벌써 수년입니다. 저는 오히려 우리 제수씨가 남편과 우리 가문을 위해 헌신하고 양보하고 희생했으니 이제라도 새 서방을 얻었다고 한들 뭐라고 하겠습니까? 설령 서방을 얻었다고 하면 오히려 내가 잘했다고 할 일이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우리 제수씨는 그럴 사람도 아니고 또 지금 오신 분도 교회 행사 때문에 목포에서 먼 길을 오신 귀한 목사님이십니다. 여러분이 잘 몰라서 그러시는데 한번 이 목사님을 만나보시면 알게 될 것입니다. 그러지 말고 나와 함께 이 목사님을 만나러 가십시다. 그리고 여러분도 이 목사님 만나서 하나님과 예수님이 누구신지 듣고 교회에 나오시면 이 목사님이 무슨 일로 오셨는지 그리고 우리 제수씨가 어떤 일을 하는지 더 잘 알 것이니 미루지 말고 같이 지금 교회로 갑시다.” 문준경의 큰 시숙 정영범의 단호한 말에 이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하나 둘 슬며시 물러나버렸다. 이렇게 해서 문준경 전도사는 교회를 반대하고 방해하려는 사람들의 험담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정영범은 동생 정근택을 위한 문준경의 희생과 헌신의 마음과 부모님에 대한 효성 또한 지극했음을 그리고 집안을 생각했던 그 마음을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문준경을 크게 신뢰하였고 그가 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믿고 따라주었다.

그렇다. 문준경이 신혼 초부터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인이었다면 동네사람들이 제수씨 간수를 잘하라고 했을 리도 만무하다. 남편 있는 여인이라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문준경은 남편 정근택과 10여년의 결혼생활을 했고 또한 시부모에 대한 효성과 남편에 대한 희생적인 사랑이 귀감이 되어 지역사회에서 인정받는 인물이 되었을 뿐 아니라 여전히 정씨 문중의 며느리요 정근택의 본부인으로 인정받고 있었다. 그래서 이런 오해도 받았던 것이다. 문준경의 결혼 생활을 잘 못 전해준 『섬마을의 순교자』(1985)와 『순교자 문준경』(1990)의 내용 자체가 문준경이 버림받은 여인이 아니었음을 자증해주고 있는 대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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