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11.17 일 16:50
상단여백
HOME 독자기고
이야기로 풀어 쓴 문준경 (36)문준경을 기록하다Ⅱ.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19.10.18 11:53
  • 호수 459
  • 댓글 0
정원영 목사(문준경 전도사 문중 4대손,서울서지방 제일교회 담임)

백정희 전도사가 어머니로 삼은 문준경을 그리워하며 기록을 남겼다. 그녀는 문준경을 찾아내고 양육하여 전도자의 길을 걷도록 한 멘토와 같은 인물이 이성봉 목사라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백정희 전도사가 문준경 전도사와 함께 생활할 당시에는 모든 목회 지도를 이성봉 목사로부터 받았기 때문이다. 문준경 전도사가 시무하고 있는 증동리 교회를 비롯하여 임자 진리교회 뿐 아니라 대초리 장고리 등에 세워진 교회들과 기도처에서 행사가 있을 때면 항상 이성봉 목사가 치리 목사로서 모든 일을 관장하였다. 또한 이성봉 목사가 방문할 경우 최선을 다해서 모시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문준경은 경성성서학원에 올라가기 3개월 전에 이성봉 목사를 만났다. 이성봉 목사가 목포교회로 부임하게 됨에 따라 담임교역자로서 추천서를 받았고 학교생활의 지도와 도움도 받았다. 문준경에게 있어서 이성봉 목사는 스승과 같은 존재였기에 극진하게 모셨던 것이다. 물론 이성봉 목사 이전에 장석초, 김응조 목사에 의해서 전도를 받고 신앙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전도자로서 훈련도 받고 동역하였다. 하지만 문준경 전도사가 이런 부분을 백정희 전도사에게 말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그녀의 증언을 토대로 쓰여진 『섬마을의 순교자』(1985)에는 이런 내용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문준경은 지나간 일들을 시시콜콜 이야기 하는 성품이 아니었던 것 같다. 그런 그녀는 자신의 결혼에 대해서도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다만 결혼에 실패한 백정희 전도사를 위로하기 위해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동의해 주는 것이 다였을 것이다. “어머니! 시집을 갔더니, 얼마되지 않아 남편이 딴 여자를 집에 데리고 왔어요. 어떻게 살아요.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요. 출가외인인데, 다시 친정으로 갈 수도 없는 것이고….” 한 서린 젊은 여인 백정희 전도사의 울부짖음 앞에 문준경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얼래주고 달래주는 일 밖에 없었다. “그래! 네 맘 안다. 그래 얼마나 힘들었니? 나도 그랬다. 나도 남편 사랑 못 받았어. 그러나 어떻게 하겠니. 잊어버리자. 하나님께서도 네 맘 다 아실 것이다. 나도 너처럼 그랬지만 견뎌내니 견뎌지더라. 주님 더 의지하자구나!” 아마도 문준경은 백정희를 이렇게 위로하였을 것이다. 이미 50줄에 들어선 문준경이 이제 갓 20살을 넘긴 젊은 백정희 전도사에게 자신의 신혼 이야기는 했을리 만무하다.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나도 그랬다고 했던 부분은 남편이 바람을 피우거나 외도를 했다는 말이라기보다는 자녀를 못 낳아서 둘째 부인에게 남편을 내주며 갖게 된 본부인으로서의 회한과 소회를 담은 표현이었을 것이다. 백정희 전도사는 이런 이야기를 나눈 경험을 떠올리며 문준경 전도사가 순교한 후에 어머니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싶은 효성스러운 마음에 자신의 경험을 유추했을 것이다. 문준경 전도사가 백정희 전도사를 만났을 때는 이미 결혼 후 30여년이 지난 때였다. 둘째 부인을 얻게 하고 부인의 자리를 내준지도 이미 오래였다. 1926년 형제의 권유로 신앙생활을 시작하고 전도자의 길로 들어 선지도 이미 오래였다. 그런 그가 자신의 신혼이야기를 꺼낼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냥 들어주고 동의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백정희는 사랑했던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 그분의 뜻과 사역을 이어받은 하나님의 사람임에 틀림없다. 문준경을 대신해서 서남해 일대 섬마을을 위한 사랑과 섬김의 어머니가 되었고 복음의 전달자가 되었다. 이제 백정희 전도사의 이런 업적이 해석되어야 할 때가 되었다. 또한 문준경전도사 순교기념관을 이은 제2의 기념관이 세워져 신앙유산으로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오늘 우리들의 시대적 과제임에 틀림이 없다. 문준경은 뿌렸고 백정희는 거두었다. 한국교회의 위대한 여성 사역자들 가운데 길이 빛날 위대한 인물들이여! 당신들의 그 귀한 걸음 걸음, 이제 우리가 따라 가겠습니다. 주님께 모든 영광을 올립니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좋아요 0

기독교헤럴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