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9.10.14 월 21:04
상단여백
HOME 독자기고 특별기고
이야기로 풀어 쓴 문준경(35)백정희, 문준경을 기록하다Ⅰ.
  • 기독교헤럴드
  • 승인 2019.10.02 17:43
  • 호수 458
  • 댓글 0
정원영 목사(문준경 전도사 문중 4대손, 서울서지방 제일교회 담임)

사랑하는 스승이며 또한 삶의 동반자가 되어주었던 문준경, 백정희 전도사에게 있어서 문준경은 결코 잊을 수 없는 어머니와 같은 존재이다. 아픔으로 가득했던 시댁에서의 삶의 자리, 그곳에서 주님의 은혜로 부름을 받아 전도자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다시 시댁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때 그를 다시 불러 내준 주님의 사람, ‘함께 가자, 너 여기 있으면 죽는다. 나도 너처럼 결혼이 평탄치 못했다. 그런 나를 주님께서 불러 주셨다. 주님이 아니었으면 어쩌면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증도에 가면 땅도 있고 교회도 있다. 함께 살면서 주님을 섬기자, 서로 의지가 되어 어머니가 되고 딸이 되자. 그리고 주님과 교회와 성도를 섬기며 살아가자구나!’ 다시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백정희, 어쩌면 주님을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을 비련의 여인 백정희에게 문준경은 새생명을 불어 넣어주었다. 그리고 서남해 섬 지역을 향한 거룩한 사명을 물려주었다.

마지막 죽음의 그림자가 엄습한 그날, 백정희는 “이 사람들은 죄가 없으니 놓아주시오.”라고 명령과도 같은 단호함으로 성도들과 자신의 생명을 대신한 문준경의 죽음을 기록해야 했다. 문준경을 만난 그 10년의 역사는 누구보다 정확히 기록할 수 있었다. 늘 문준경의 목회적 인도자가 되었던 이성봉 목사에 대해서도 소상히 알 수 있었다. 세례예식이 있을 때면 이성봉 목사는 항상 증동리 교회에 와서 집례하였다. 전도사인 문준경이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치리목사로서 이 일을 감당하였던 것이다. 또한 교회의 각종 행사와 부흥회 그리고 특별집회로 증동리교회 뿐 아니라 문 전도사가 세운 교회의 각종 일을 주관하셨다. 백정희 전도사는 문 전도사가 교회의 대소사를 이성봉 목사와 항상 협의하는 모습을 보고서 문 전도사를 신앙에 입문시키고 훈련시킨 이가 이성봉 목사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래서 그의 증언에는 이성봉 목사가 시무할 당시 문준경이 전도를 받은 것으로 그리고 전도부인으로 훈련을 받았고 또한 경성성서학원에 진학하도록 독려 받았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성봉 목사는 1931년 3월에 목포교회(현 북교동교회)에 부임하였다. 문준경은 이미 장석초 목사와 김응조 목사로부터 신앙훈련을 받았고 경성성서학원을 진학하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다만 1931년 5월 청강생으로 입학한 문준경을 이성봉은 담임 교역자로서 추천서를 작성하였고 또한 학업을 이끌어 주었던 것이다. 이성봉 목사는 치리목사(임시당회장)로서 문준경 전도사의 목회를 관리하고 이끌어주는 멘토 역할을 했음에 틀림은 없다. 하지만 문준경 전도사가 백정희 전도사를 만날 때는 그녀의 목회가 이미 어느 정도 정점에 이르러 있었다. 목회적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느라 그리고 다른 지역에 교회를 개척하기 위해 온 힘을 쏟다 보니 굳이 자신의 신앙 형성 과정에 관해 이야기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백정희 전도사의 눈에는 이성봉 목사가 문준경의 모든 것을 주관했던 것으로 보여졌을 것이다. 백정희 전도사의 증언에도 그리고 이를 토대로 한 문준경에 관한 글에도 장석초 목사나 김응조 목사에 대한 언급이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연유이다.

이를 볼 때, 백정희 전도사가 문준경 전도사와 함께 사역하고 동행한 순교 전 10여년의 증언은 비교적 정확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의 증언들은 다소 개인의 견해나 생각 그리고 자신의 경험이 가미되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은 백정희 전도사를 통해 직접 그 진위를 들을 수 없다는 점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부분에 대한 연구는 하나님께서 오늘의 세대에게 맡기신 사명임에 틀림없는 것 같다. 이런 하나님의 섭리는 과연 어떤 것일까? 그 증언의 가치를 바르게 세울 많은 후학과 연구자들이 준비됐기를 기대할 뿐이다

기독교헤럴드  chd6235@naver.com

<저작권자 © 기독교헤럴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좋아요 0

기독교헤럴드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